아이온 클로즈베타테스트 시즌2 체험기(아이온: 영원의 탑)
2008.04.11 13:45게임메카 김경래 기자
▲ '아이온'의 로그인 화면
엔씨소프트의 신작 ‘아이온’의 클로즈베타테스트 시즌2가 4월 8일부터 시작되었다. 4월 27일까지 약 3주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는 매 주 각기 다른 테마의 테스트가 진행된다. 1주차에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인터페이스, 그리고 서버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테스트가 이루어졌다. ‘아이온’이 과연 쟁쟁한 외산 MMORPG들을 꺾고 정상에 설 수 있을까? ‘아이온’의 세계를 체험해보았다.
나만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보자
▲ 천족 캐릭터들의 모습. 리니지2의 인간이나 엘프의 외모에 가까운 종족이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야말로 ‘아이온’의 클로즈베타테스트 시즌2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기존의 ‘아이온’ 캐릭터 들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그다지 자유롭지 못해서 게이머들이 붕어빵 캐릭터로 게임을 즐겨야만 했다. 종족 간의 특성도 부족한데 외모마저 다들 비슷비슷하면 할 맛이 나겠는가? 당연히 커스터마이징이 너무 부족하다는 게이머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그래서 이번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는 아예 첫 주 차 테스트 목표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테스트로 둘 정도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강화했다.
▲ 윽 이건 너무 못생겼다
어떤 MMORPG든 가장 먼저 해야 할 부분이 바로 캐릭터 생성이다. ‘아이온’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온’의 캐릭터 생성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종족 선택. 현재 ‘아이온’의 종족은 잘생긴 선남 선녀 타입의 ‘천족’과 좀 어두침침한 느낌의 ‘마족’ 이렇게 2 종족이 구현되어 있다. 아쉽게도 ‘아이온’ 클로즈베타테스트시즌2 에서 제3의 종족인 ‘용족’은 구현되어 있지 않았다.
이제 직업을 선택할 차례이다. ‘아이온’의 직업은 크게 4종류로 나뉘어진다. 칼로 적을 쓸어버리는 무식한(?) 직업인 전사와, 빠른 공격과 장거리 공격이 특색인 정찰자. 그리고 MMORPG에 빠지지 않는 법사와 버프 기계(?)인 사제가 있다. (이 4종류의 직업은 다시 각각 2가지의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2주차 체험기에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 멋진 갑옷과 도끼가 인상적인 전사
마음에 드는 종족과 직업을 선택하고 이제 캐릭터의 외모나 세세한 부분을 정해 줄 차례. 이번 ‘아이온’ 클로즈베타테스트 시즌2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개발 할 수 있는데 까지는 모두 구현했다’라는 느낌이다.
▲ 이렇게 꾸며볼 수도 있고
▲ 이렇게 꾸며 볼 수도 있다. 예쁜가?
강화된 ‘아이온’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얼굴의 색이나 형태는 기본이며, 코의 길이나 위치 그리고 목의 굵기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부분까지 게이머가 설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리니지2’풍의 선남 선녀부터 ‘와우’의 센스가 느껴지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까지 게이머가 원한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물론 이것저것 정하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미리 만들어져 있는 캐릭터의 외모를 선택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
▲ '아이온'을 시작하면 여기서 시작하게 된다.
‘아이온’의 첫 인상은 파격적이지는 않지만 잘 정돈되어 있는 모습이다. HP/MP를 표시하는 상태 표시줄이나 채팅창, 그리고 맵 표시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단에 배치해 두었다. 자신만의 인터페이스를 원하는 게이머를 위해 설정에서 여러 가지 창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 가만히 내버려두면 캐릭터가 하품까지 한다. 언니 입 찢어지겠어~~
‘아이온’의 조작 방식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거의 흡사했다. W,A,S,D키를 이용한 이동이나 카메라 시점의 변환, 숫자 키를 통한 스킬의 사용 등등 좀 과장해 말하자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해봤던 사람이라면 별 다른 튜토리얼 없이도 바로 ‘아이온’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이다. 단축키를 통한 몹 타겟팅이나 점프 역시 지원하며, 시점이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짜여 있었다.
▲ 이 정도면 꽤 뛰어난 모델링이다
‘아이온’의 그래픽은 다른 MMORPG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뛰어났다. 간단히 말하자면 (적절한 설정을 한다는 전제 하에) 번쩍번쩍 빛나는 갑옷을 입은 잘 생긴 NPC 캐릭터를 말 그대로 ‘감상’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마을에 있는 석조 건물의 모습이나 길에 서 있는 나무 하나하나의 잎, 그리고 시냇물의 반사나 광원 처리에 이르기까지 크게 흠잡을 부분이 없었다. 여기에 최적화까지 잘 이루어져 있어 E6400, 2GB RAM, ATI 3850HD 시스템을 쓰는 필자가 1920x1200 중상옵 해상도로 사람이 많은 마을에서 크게 끊기거나 튕기는 일은 없었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아이온의 그래픽 수준이나 최적화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분위기였고, 필자 역시 아이온의 그래픽은 대만족이다.
▲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보려고 시도 중. 물결을 거스르는 한 마리 연어처럼~
‘아이온’의 음악 역시 괜찮은 수준인데, 지나치게 한 가지 분위기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고 상황에 따른 적절한 배경 음악을 제공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캐릭터가 물 위를 걸을 때 들을 수 있는 첨벙거리는 소리나, 채집을 할 때의 음향효과도 크게 뒤쳐지거나 거슬리는 부분 없이 깔끔한 마무리가 되어 있었다.
▲ 지나가다 심심해서 때려 본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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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의 대세도 퀘스트!
▲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캐릭터가 깨어난다
최근 나오는 MMORPG가 다 그렇듯이, ‘아이온’ 역시 퀘스트를 중심으로 게임을 진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아이온’의 게임 진행은 무작정 필드에서 몬스터를 때려잡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인 퀘스트를 진행하며 이 곳 저 곳에서 여러 NPC들을 만나는 방식이다.
▲ 돈만 준다면 구두라도 핥겠습니다
일정 레벨 까지는 단순히 필드에서 몬스터를 잡는 것 보다 퀘스트를 통해 레벨 업 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필드에서 몬스터를 잡는 사람 보다는 마을 등지에서 다른 게이머들에게 퀘스트 등을 질문하고 필드를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 길가다가 이런 생쑈를 할 수도 있다
퀘스트라고 해서 그다지 특별한 것은 아니다. 건망증 심한 NPC에게 의뢰를 받아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오거나, 들판에서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몬스터를 학살하거나 등등의 평범한 퀘스트들. 다행스럽게도(?) 퀘스트에 필요한 동선이 짧기 때문에(쉽게 말해 조금만 걸어가면 된다는 이야기) 여러 MMORPG의 퀘스트를 하면서 자주 느꼈던 ‘아 이 X들 똥개훈련 하나’ 식의 느낌은 없었다.
▲ 정 길을 모르겠으면 퀘스트에 있는 키워드를 찍어보면 된다. 좌표까지 가르쳐준다.
같은 엔씨소프트의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와는 다르게 ‘아이온’은 큰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퀘스트를 해결할 수 있다. 특별한 퀘스트가 아닌 한, 대부분 5분 내로 걸어갈 수 있는 장소에서 퀘스트를 해결할 수 있으며, 괜히 몹 수 십 마리를 잡을 필요도 없이 필요한 녀석 몇 마리만 잡으면 퀘스트 완수! 길 찾기에 약한 사람들을 위해, 퀘스트 관련 키워드를 클릭하면 지도와 함께 좌표를 가르쳐주는 친절함까지 갖췄다.
▲ 이런 놈을 때려 잡고 오라고 한다.
거기에 시간 제한도 없으니 느긋하게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지나가는 몬스터도 때려주고, 땅바닥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약초도 좀 뽑아주고, 다른 사람들이 길에서 수다 떨고 있으면 끼어들어서 이야기도 좀 하는... ‘아이온’의 퀘스트는 상당히 느긋한 구조의 퀘스트다. 화끈하게 ‘전부 부숴버리겠어!’라는 식의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조금 답답할지도 모르겠지만.
다만 ‘아이온’의 세계가 세계인 만큼, 전투 위주의 퀘스트가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물론 화끈하게 즐길 수 있는 전투 위주의 퀘스트도 좋지만 퍼즐 형식의 퀘스트를 ‘아이온’에 삽입했으면 어떨까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시간에 테스트를 하면 직장인 게이머는 어떻게 하나요?
‘아이온’에 대한 게이머들 최대의 불만사항은 바로 테스트 시간과 서버 상태다. 아이온에 관심을 가진 게이머의 다수가 직장인임에도 불구하고, 테스트 시간이 오후 4시에서 밤 11시까지로 고정되어 있다. 아마 서버 트래픽이 많을 것 같은 시간을 골라 선택한 것 같은데, ‘직장인 게이머’들에게는 짜증스러운 부분이다.
아무리 ‘아이온’이 하고 싶다고 해도 칼퇴근 해서 집에 가면 8시~10시인데 달랑 2시간 하고 ‘60초후에 접속 종료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봐야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는가. 새벽까지는 안 된다고 해도 최소한 새벽 1시까지는 테스트를 하는 엔씨소프트의 센~스가 필요하다.
▲ 이제 좀 할 만 하니까 60초 있다가 서버 꺼진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리 1만명이 모인 테스트고, 서버 부하를 중점으로 테스트한다고 해도 잦은 서버다운 (테스트 첫 날에는 아예 서버다운 때문에 테스트 시간이 연장되기도 했다), 접속 지연, 백 섭은 많은 게이머들을 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칼과 마법으로 신나게 몬스터와 놀아주고 있는데 갑자기 ‘접속 종료 되었습니다.’라고 뜨면 게이머의 기분은 어떻겠는가? 거기다 다시 접속 했더니 백 섭 까지 되어 있어서 원래 사냥하던 필드까지 다시 뛰어가거나 퀘스트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
MMORPG를 즐기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정말로 끔찍한 일이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야 ‘우리 서버 부하 테스트하겠습니다’라고 하는 일이지만, 이 정도로 서버가 불안정하다면 아무리 마음 좋은 게이머라도 ‘아 젠장! 또 튕겼어! 그냥 오늘은 딴 거나 해야지’라고 마음이 천리 밖으로 떠날 수 밖에 없다. 특히 잠자는 시간 쪼개서 간신히 플레이하는 직장인 게이머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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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참 잘했어요. 그래도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노력하길
▲ 중간 중간 삽입되어 캐릭터의 정체에 대해 짐착케 하는 이벤트씬
‘아이온’의 전반적인 느낌은 ‘이 정도면 정말 괜찮은 게임이다’라는 것이다.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임을 고려하자면 단연코 A급 MMORPG라 말할 수 있다. 훌륭한 그래픽에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인터페이스, 그리고 멋진 캐릭터들까지. 현재의 ‘아이온’도 국내 어떤 MMORPG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MMORPG다.
▲ 몬스터에게서 얻는 아이템으로 별도의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게임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뛰어난 것은 아니다. 현재 ‘아이온’의 게임 플레이라면 다른 ‘중박’ 게임들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며, 게이머가 다른 게임을 제쳐두고 굳이 ‘아이온’을 플레이 해야만 할 이유가 없다. 비록 엔씨소프트에서 ‘아이온은 다른 게임 하다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라고 말했지만, 올 상반기에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아이온’이 정말 이 정도라면 다른 게임을 하다가 굳이 ‘아이온’을 즐길 이유가 없어 보인다.
‘아이온’을 자꾸 ‘와우’나 ‘리니지2’와 비교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다. ‘아이온’이 다른 MMORPG의 요소를 많이 가져오긴 했어도 ‘아이온’은 ‘아이온’일 뿐이라고.
▲ 너무 '와우'스러운 것도 사실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변명일 뿐이다. 아직까지 ‘아이온’만의 색깔을 가지지 못했기에 다른 MMORPG와 비교당하고 ‘월드 오브 리니지크래프트’라는 비아냥을 듣는 것이다. ‘아이온’이 그런 비아냥에 대해 단순히 변명만 할 것이 아니라 ‘아이온’만의 멋진 특징을 추가해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램이다.
어쩌면 앞으로 추가될 것이 너무나도 많은 상태인 ‘아이온’에 지나치게 가혹한 이야기를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이온’이 ‘대박’을 목표로 도전한다면, 정말로 다른 게임을 하다가도 ‘아이온’이 생각나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려면 현재 ‘아이온’의 모습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노력하길 바란다. ‘아이온’은 충분히 그만한 가능성이 있는 게임이다. 엔씨소프트가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노력해서 진정한 ‘대박’에 도전해 보길 기다려본다. ‘아이온’의 향후 업데이트가 기대된다.
▲ 아이온의 미래가 이렇게 밝을지, 아닐지는 스스로가 결정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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