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게임의 다크호스가 돌아왔다! 컨뎀드 2 : 블러드샷(컨뎀드 2 : 블러드샷)
2008.05.19 16:46게임메카 이동곤 기자
호러액션 게임의 새로운 강자, ‘컨뎀드’
‘컨뎀드’를 처음 접했던 것은 Xbox360의 데모였다. 손전등의 빛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어두컴컴한 배경, 배경음악 없는 조용한 곳에서 들리는 인기척 소리 등은 공포과 함께 큰 몰입감을 주었다.
‘컨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근접전투였다. 때릴 듯 말 듯 하는 페이크 동작과 숨어서 습격하는 동작 등을 행하는 뛰어난 AI가 만들어내는 근접전투의 숨막히는 심리전은 아직도 살이 떨릴 정도다. 이외에도 증거조사, 영화적인 효과를 가미한 컷신 등 다양한 재미를 추구한 게임이다.
‘컨뎀드’가 발매된 지 2년이 된 지금, 후속작 ‘컨뎀드 2’가 발매되었다. 시스템의 추가와 변경을 통해 전작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새로운 게임으로 변모한 ‘컨뎀드 2’를 파헤쳐보자.
▲ '컨뎀드 2' 트레일러 영상
‘바람의 파이터’가 되어 돌아오다. 진화된 근접전투
전작 ‘컨뎀드’의 근접전투는 오로지 무기를 든 상태에서만 가능했었다. 만약 주인공 ‘에단’의 손에 무기가 들려있지 않다면 어쩔 수 없이 맞아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곤 했었다. 그러나 ‘컨뎀드 2’는 다르다! 새로운 근접무기, ‘주먹’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무기보다 강력하진 않지만, 위급상황 때 쓸 수 있을뿐더러 ‘근접전의 로망은 주먹’이라 부르짖는 전작 ‘컨뎀드’의 매니아들은 기뻐할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 전작의 주인공 에단 토마스가 ‘바람의 파이터’가 되었다.
전작에서는 콤보가 지원되지 않았지만, ‘컨뎀드 2’에서는 ‘콤보’ 시스템과 ‘체인 콤보’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콤보’ 시스템과 ‘체인 콤보’ 시스템은 기술 조합을 통해 좀 더 강력한 공격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근접 전투에 다양성과 전략성이 추가되었고, 콤보를 성공시켰을 때의 통쾌함도 준다. 특히 ‘체인 콤보’가 실행될 때 나오는 장면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전작에서 적이 그로기 상태일 때 특수한 공격을 할 수 있던 ‘처형’ 시스템은 주변 환경을 이용하여 적을 처치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보통 벽에 적을 던지는 공격부터 쓰레기통에 던지는 동작 등 다양한 동작이 있어 이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컨뎀드 2’의 근접전투 영상
그러나 많은 시스템의 추가와 변경에 비해 적의 AI는 전작 그대로이기 때문에 전투의 재미가 크게 올라가진 않은 것이 흠이다. 오히려 전작의 공격/방어의 간단한 조작이 만들어내는 ‘심리전’의 농도가 옅어진 느낌이다.
▲ '컨뎀드 2'의 플레이 영상
‘CSI’ 보다 재미있다! 더욱 강화된 현장조사
전작의 현장조사는 조사도구를 특정 장면에서만 사용 가능했기 때문에 자유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또 보조 캐릭터가 현장에 대한 상황을 모두 설명해줬기 때문에 조사가 너무 쉬워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컨뎀드 2’에서는 이 현장조사에 ‘추론’이란 요소를 추가시켰다.
▲ 현장조사에서 증거를 찾아내면 화면 오른쪽과 같이 추론에 들어가게 된다.
‘추론’이란 증거에 대한 주인공의 추측을 말한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도중 의심스러운 사체나 현장을 발견하면 자동으로 현장조사 모드로 변경된다. 여기서 주인공은 사체나 현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증거를 찾아내면 ‘추론’에 들어가게 된다. 유저는 ‘추론’의 여러 답 중에 정답을 골라 현장에 대한 알맞은 상황을 설명한다. 만약 틀린 답을 고르게 된다면 엉뚱한 상황 설명을 하게 되고, 랭크 평가도 존재하기 때문에 전작처럼 조사의 지루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추론’을 통해 현장조사의 퍼즐성도 더욱 높였다.
▲ ‘컨뎀드 2’의 현장조사 영상
‘컨뎀드 2’는 전작에 비해 조사도구의 개수는 적어졌지만, 쓸데없는 것들을 없애고 GPS같은 편리를 추구한 도구를 넣어 더 좋은 편이다. 또 장소와 관계없이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 자유도를 높였다. 그러나 정작 특정 장면에서만 쓸모가 있기 때문에 조사도구 사용의 자유도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다.
▲ 도구도 무기로 쓸 수 있으면 조금은 사용 범위가 넓어지지 않을까..?
엔딩이 끝이 아니다! 멀티플레이와 ‘파이트 클럽’
전작은 싱글 플레이만 지원하였기 때문에, 엔딩을 보고 난 뒤 즐길 거리가 없어 플레이 시간도 짧았고, 소장 가치도 적었다. 하지만 ‘컨뎀드 2’에서는 멀티플레이와 ‘파이트 클럽’이란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었다.
멀티플레이는 말 그대로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사람과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크라임 씬(Crime Scene)’, ‘붐 러쉬(Bum Rush), ‘데스매치(Deathmatch)’, ‘팀 데스매치(Team Deathmatch)’ 총 4가지 대결 모드가 존재한다. ‘크라임 씬’은 이름이 다르긴 하지만 ‘폭탄 설치’와 비슷한 방식의 모드고, ‘붐 러쉬’는 다른 진영의 공격으로부터 3분간 도망치는 방식의 모드다. ‘데스매치’와 ‘팀 데스매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게임 자체가 근접전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멀티플레이도 근접전의 빈도가 많은 편이다. ‘컨뎀드 2’의 멀티플레이의 근접전은 기존 온라인 FPS 게임에서 볼 수 있던 ‘칼전’보다 더 스릴 있고 재밌다.
▲ 칼전 중심의 FPS 게임이랄까?
‘파이트 클럽’은 ‘데스매치’와 같은 방식으로 네트워크 없이 싱글 플레이로 적들과 대결을 벌이는 게임이다. 맵, 적의 종류, 상태, 무기 결정 등의 다양한 옵션을 대결 전에 정하고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전작에 비해 근접전이 강화된 것도 ‘파이트 클럽’의 재미를 높여준다.
▲ '파이트클럽'에서 근접전에 대한 센스를 연습하는 것도 좋다.
언제나 아쉬운 한글화
‘컨뎀드 2’는 플레이가 단순하지 않은 게임이다.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캐릭터간의 대화가 중요하며, 현장조사의 ‘추론’을 할 때 제대로 된 답을 골라야 한다. 그러니 이 게임은 한글화가 중요한 부분이지만, 아쉽게도 한글화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작과 같이 ‘한글화’ 대신 공략집을 포함하여 판매하고 있어 어느 정도 영어에 대한 불편함은 적어진 편이다. 하지만 조기 한 번 보고 밥 먹는 구두쇠마냥 공략집 한 번 보고 게임을 플레이 하는 불편함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주관적이긴 하지만 공략집을 보면서 하는 플레이는 재미가 없다.
▲ Decipher, Arcing... 현장조사를 할 때 증거가 아닌 영어의 벽이 조사를 가로막는다.
‘액션’은 강화되었지만, ‘호러’는 그대로인 게임 ‘컨뎀드 2’
새로운 요소의 추가로 인해 강화된 액션이나 현장조사는 전작보다 더욱 재미있어졌지만, 강화된 ‘공포’는 없다. ‘컨뎀드 2’의 장르가 ‘호러 액션’임을 감안한다면 이런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물론 새로운 효과가 들어간 공포 장면들을 선보이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진정한 ‘공포’가 되긴 힘들다. 그리고 전작을 플레이했을 때도 느꼈지만 연출을 통한 공포 효과의 빈도가 적은 것이 단점으로 느껴진다.
이런저런 아쉬움을 토해내긴 했지만, ‘컨뎀드 2’는 ‘바이오하자드’, '사일런트 힐’과 같은 호러 게임의 대표 주자들과 맞붙어도 지지 않는 높은 게임성을 지니고 있다. 어두컴컴한 배경, 광기 어린 자들과의 스릴감과 긴장감 있는 근접전은 어떤 호러 게임보다 강렬하다. 다가오는 여름, 영화보다 더 강하고 색다른 공포를 원한다면 ‘컨뎀드 2’를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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