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보다 초보를 선택한 게임. ‘큐팡’ 리뷰(큐팡)
2008.06.09 18:47게임메카 이동곤 기자
‘군바리’ 밀리터리 FPS과는 다른 큐팡
AK나 M16을 들고 전장을 누비며 ‘전방 수류탄!’을 외치는 군인, 요즘 ‘FPS’하면 이런 모습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FPS 게임계는 대부분 밀리터리 컨셉의 FPS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스페셜포스’나 ‘서든어택’으로 대표되는 밀리터리 컨셉의 FPS 게임들은 현실적인 배경과 혈흔이 낭자한 묘사를 게임의 특징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혈흔 묘사로 인해 19세 미만의 유저들은 FPS 게임을 즐기기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 우리나라의 대표 FPS 게임들
‘큐팡’은 바로 기존 온라인 FPS의 약점을 파고든 게임이다. 19세 미만은 즐길 수 없는 잔인한 표현을 버린 것이다. 대신 귀여운 캐릭터와 맵, 그리고 ‘TPS’라는 3인칭 시점을 도입한 ‘큐팡’은 이전의 FPS 게임들과는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 그럼 ‘큐팡’의 매력을 파헤쳐보기로 하자.
현실에서 벗어나 동화의 나라로~
‘큐팡’을 시작하면 처음 반기는 것은 바로‘캐릭터’다. 대부분의 온라인 FPS에서 지겹도록 보아왔던 특수부대 대신 곰, 외계인, 고양이와 같은 귀여운 캐릭터들이 자리잡고 있다. 마치 동화에서 나온 듯한 캐릭터들을 고르는 느낌이랄까?
▲ 필자는 왠지 곰이 끌린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로비에서 캐릭터를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캐릭터들 외에 맵도 마치 동화세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온라인 FPS 게임에서는 핵연구소, 창고 같은 어두운 배경의 맵이 많았다. 하지만 ‘큐팡’에서는 레고로 만들어진 ‘디오라마’, 이집트의 피라미드 내부를 옮겨놓은 듯한 ‘킵’ 등 밝고 귀여운 컨셉의 맵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인형의 집에서 인형 놀이가 아닌 총싸움이라니..
대부분의 온라인 FPS 게임들은 총을 맞거나 죽을 때 피를 쏟아내는 잔인한 표현이 산재하다. ‘큐팡’은 그런 잔인한 표현이 없애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인다. 예를 들어 체력이 떨어져 캐릭터가 죽을 때 피가 튀기는 것이 아닌 캐릭터만의 웃기는 동작을 보여준다. ‘큐팡’은 귀여운 캐릭터와 맵, 순화된 표현을 통해 잔인한 표현과 사실성 대신 귀엽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어린 유저들이 즐기기에 좋은 게임이다.
초보를 배려한 연습 모드
캐릭터를 만들고 나면 다음 단계로 진행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대부분의 온라인 FPS들은 바로 대기실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큐팡’은 대기실로 넘어가기 전 연습 모드를 진행한다. 이 연습 모드에서 ‘큐팡’의 기본적인 조작 방법부터 스킬 사용, 게임 모드 등을 배울 수 있다.
▲ '큐팡'의 연습 모드 영상
대부분의 온라인 FPS들은 초보자를 위한 연습 모드를 제공하지 않는다. 게임 방식이 비슷하고, 조작 방법도 비슷하다 보니 연습 모드가 따로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에게 연습 모드는 꼭 필요한 단계일 수 있다. 이런 점을 파고든‘큐팡’은 연습모드를 제공함으로써 초보 유저가 게임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준다.
▲ 연습 모드를 클리어 해도 비디오를 통해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특수부대, M16 대신 곰과 파리채, 개성적인 무기와 캐릭터
연습 모드를 완료하고 나면 약간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데, 이 포인트로 게임에서 사용하는 무기와 카드를 살 수 있다. 무기는 총 4가지로 근접 무기, 총류 무기, 런처 무기, 투척 무기로 나뉜다. 무기의 분류 제목으로만 봐도 무서운 무기가 나올 것 같지만 상점에서 AK나 M16 같은 총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빛을 모아 광선을 발사하는 돋보기, 장난감 같은 펄스건, 수류탄 대신 던지는 커피테이블 등 ‘이것이 무기인가?’라고 갸우뚱하게 될 정도로‘큐팡’의 무기들은 굉장히 개성적이다.
▲ 무기라기보다.. 장난감?
그리고 단지 모양새만 개성적인 것이 아니라 기능도 각각의 무기에 따라 다르다. 데미지, 발사속도, 탄환 수 등과 같은 기본적인 능력치는 물론이거니와 무기의 고유 능력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커피테이블은 벽이나 장애물에 던지면 튕기는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반중력포는 일정 범위 내의 캐릭터를 폭발 지점으로 끌어당기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엉뚱하지만 다양한 개성을 가진 무기를 사용함으로써 유저는 쏘고 맞추는 단순한 전투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전략을 가진 전투를 할 수 있다. 무기 세팅과 캐릭터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총 쏘는 것만큼 재미있는 스킬 카드
‘큐팡’에는 무기 외에도 ‘스킬 카드’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스킬 카드’는 카드샵에서 살 수 있는데, 무지개, 금, 은, 동의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동급 카드가 가장 등급이 낮은 카드고 높음에 따라 카드의 능력은 강력해진다. 그리고 카드는 사격 속도를 빠르게 하는 동급 카드인 ‘속사술’부터 거대한 괴수로 변신하게 하는 무지개급 카드까지 다양한 카드가 존재한다.
▲ 카드들 중 일부분. 총 26가지의 카드가 존재한다
카드는 게임에서 에너지를 모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데, 등급에 따라 에너지를 모으는 개수가 틀리다. 예를 들어 동급 카드는 에너지 1개가 모이면 사용할 수 있으며, 무지개급 카드는 에너지 4개가 모여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런 에너지 사용량의 차이로 인해 유저는 카드를 통해 자기만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몸을 숨기는 ‘은신’카드를 사용해 적을 급습하는 전략이나 ‘스킬 봉인’ 카드를 사용해 스킬을 쓰지 못하게 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 스킬은 카드샵에서 구입한다.
이전 슈팅게임에도 스킬 시스템은 있었지만, 스킬이 적고 유저 자신에게 거는 버프효과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큐팡’의 스킬 시스템은 많은 카드와 다양한 능력을 통해 스킬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많은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독특하지만 기본이 부족하다.
독특한 효과를 가진 무기 시스템, 카드를 사용하는 스킬 시스템 등 다양한 전략을 만들어내려는 ‘큐팡’의 시도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TPS’의 기본적인 부분에서 많은 부족함을 드러내었다. 적을 공격할 때 조준점이 너무 쉽게 벌어져 근접한 거리가 아니라면 맞추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연발로 나가는 총을 쏠 때 조금만 쏴도 총알이 넓은 범위로 뿌려진다는 느낌이 크다.
▲ '큐팡' 플레이 영상
그리고 사운드, 그래픽 효과 면에서 타격감의 밋밋함이 많이 느껴진다. 적에게 공격 당할 때 화면에 효과가 표시되기 때문에 알 수 있지만, 적을 공격할 때 내가 제대로 맞추고 있는 지 알 수 없다. 캐릭터가 에너지가 다 닳아 죽을 경우 웃긴 동작을 취하며 죽는 건 독특하긴 하지만 왠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강하다.
‘큐팡’은 TPS라는 특성상 자신의 캐릭터가 화면 가운데에 존재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자신의 캐릭터 자체가 장애물이 되어 적이 잘 안 보이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스나이핑 캐논’을 장착하면 줌 인을 할 수 있다. 다른 온라인 슈팅게임과 마찬가지로 줌인을 하면 자신이 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화면 왼쪽에 자신의 캐릭터의 일부분이 보이는 것도 급히 수정해야 할 부분이다. 사다리를 이용할 때 속도가 너무 느려서 쉽게 표적이 된다는 것도 아쉽다.
▲ 문제의 줌인 부분, 줌인을 했는데 필자의 캐릭터의 몸 부분이 보인다.
쉬운 조작과 어려운 전략이 공존하는 게임, ‘큐팡’
귀여운 캐릭터과 맵 등 ‘큐팡’은 겉으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캐주얼을 표방하고 있지만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조작은 간단하며 배우기도 쉽다. 하지만 다양한 캐릭터와 무기, 스킬 시스템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전략은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가 조작은 쉽지만 수많은 전략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큐팡’은 배우는 건 쉽지만 마스터하기엔 어려운 게임이다.
FPS나 TPS를 즐겨 하는 필자로써는 ‘큐팡’이 ‘TPS’라는 기본적인 면에서 ‘어설프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모래 위에 나무를 심어봤자 자라지 않는 것처럼 기본이 완성되어 있지 않으면 ‘큐팡’만의 시스템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묻혀버릴 가능성이 크다. 프리오픈베타를 진행하고 있는 지금, 기본적인 부분을 가다듬고 완성도를 높인다면 좀 더 멋진 ‘큐팡’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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