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즈3 리뷰, 마을 전체가 하나의 공간으로!
2009.06.01 13:43게임메카 이선화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가장 많은 확장팩을 출시한 게임, 프로듀서 윌라이트의 인지도를 단숨에 상승시켜준 게임... 시리즈를 수식하는 말만도 부지기수인 The Sims(이하 심즈) 시리즈의 세번째 타이틀 The Sims 3가 드디어 유저들 앞에 선을 보였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커스텀 모드와 더욱 똑똑해진 인공지능을 들고 돌아온 심즈3의 모든 것, 지금부터 하나하나 파헤쳐 보도록 하자!
로딩? 그게 뭐죠? 마을 전체가 하나의 공간으로 전작에서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가장 많이 보는 화면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과장 조금 보태고 허세도 약간 섞어 과감히 표현하건대 지역 간 이동 시 보게되는 로딩 화면이었다. 당장 이웃집을 방문하려고만해도 끊임없이 로딩, 또 로딩. 유저들이 직접 다운로드한 오브젝트가 많으면 많을수록 로딩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심즈 시리즈의 로딩 화면에서 보여주는 재치있는 문구는 기나긴 로딩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요소로 유명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심즈3에서는 마을 전체를 한 공간으로 취급, 전작의 로딩 `압박`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일단, 플레이 하고자하는 가족을 고르고 게임 화면에 들어간 뒤부터는 마을 내부를 돌아다니는 동안 어떤 종류의 로딩도 일어나지 않는다. 심을 조종하는 게임 플레이 도중 언제라도 `지도 보기` 버튼을 눌러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마을 지도를 보고 있는 중에도 현재 활성화 중인 가족, 즉 플레이 중인 심의 생활은 실시간으로 흘러간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부지는 주거용 부지와 공공 부지로 구분 된다. 이러한 부지들은 색상별 아이콘으로 구분되어 해당 장소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심의 직장은, 당연하게도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공 시설이기도 하다. 음악 관련 직업을 얻었을 때의 직장인 극장은 영화를 보거나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는 사교의 장이기도 하다는 이야기. 또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시설 중 몇몇 장소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다. `시간제 일자리 얻기` 메뉴를 통해 일자리를 얻으면 자신의 정규 직장 외의 수입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씀.
목소리만 들어도 구별 가능한 개성적인심 심즈3에서 심을 창조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전작에 비해 훨씬 오래 걸리게 되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옵션이나 파츠의 수가 다양할 뿐 아니라, `색상`을 정하는 것은 이제 완전히 플레이어의 몫이기 때문이다. (심 뿐 아니라 가구나 건축물 등 게임 전반에 걸쳐 색상에 관해서는 완전한 자유도가 보장된다.) 전작에서는 랜덤하게 정해졌던 평생 야망도 이제는 직접 설정한 그 심의 성격을 기반으로 하여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다. 내 심의 평생 야망이 손자 20명 보기라고 해서 좌절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
보다 즐거워진 집 꾸미기, 자유로운 색상 표현과 가구 배치 심의 창조 뿐 아니라 구입과 건축 모드에서의 자유도도 크게 증가했다. 전작을 플레이한 유저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였던, `같은 가구 여러개 다운 받기`의 괴로움으로부터는 완전히 해방되었다고 생각해도 좋다.
메쉬 파일(심즈에서 오브젝트나 스킨의 모양을 결정하는 3D텍스쳐 파일)이 다른 가구를 한가지만 다운로드하면 그 가구의 색상이나 질감은 게임 기본 모드에서 제공하는 `스타일 만들기` 버튼에서 얼마든지 취향대로 디자인할수 있다. 목재부터 시작하여 금속, 패브릭, 가죽... 등등 게임 기본 옵션에서 표현할 수 있는 질감만 해도 수십가지가 제공되며 여기에 색상을 입히는 것은 아예 색상 휠을 통해 선택하게끔 되어 있어무한대의 디자인이 가능하다.
가구의 배치 또한 전작보다 훨씬 사실적이다. 바닥 타일 하나하나는 다시 세부적으로 4개로 분할되어 있어 그 공간을 바탕으로오브젝트를 배열할 수 있다. 가령, 주방 카운터를 하나 구입하여 배치하였을 경우 이러한 큰 가구들은 큰 타일 한개를 차지하여 배치된다. 전작에서는 타일 하나 당 한 개의 물건밖에는 놓을 수 없었기 때문에 카운터 위에 놓을 수 있는 물건이, 이 경우 전자 레인지면 레인지 한개로 제한되었는데 이제는 레인지를 놓고도 그 옆에 장식용 꽃이나 티슈 박스를 올려놓는 등 여유로워진 것이다. 즉, 큰 물건이 큰 타일 한개 단위로 공간을 사용한다면, 작은 물건들은 큰 타일 내부의 분할된 작은 타일을 기준으로 공간을 사용한다. 이 점은 실제로 게임을 해 보았을 때 그 사실적인 표현에 놀라게 될 부분으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지금 당장 구입 모드를 클릭해 볼 것!
가구의 배치 방식도 전작에 비해 획기적으로 변했다. 이전작들에서 오브젝트의 방향은 동서남북의 4방향으로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모퉁이를 사용한 대각선 방향의 아이템은 교묘하게 제작된 커스텀 아이템이 없다면 불가능했었다. 벽은 대각선으로 세울 수 있었지만 그 대각선으로 세운 벽에 테이블을 붙이거나그림을 걸어둘 수는 없었던 것. 하지만, 심즈3에서는 벽 뿐 아니라 모든 가구와 오브젝트의 회전 방향이 8방향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가구의 배치를 고민하여 건물을 올리지 못하는 딜레마는 더이상 없을 것이다.
`환경` 욕구가 없어?! 욕구가 아닌 야망의 심들 심의 욕구는 플레이어가 실시간으로 가장 신경써야만 하는 중요 수치 중 하나이다. 전작에서는 심들이 원하는 기본적인 욕구는 허기, 재미, 편안함, 사교, 용변, 위생, 에너지, 환경의 8가지 요소였다. 이 수치들은 `욕구`라고 표기되어 있던 만큼, 단순하고 동물적이어서 조건이 충족되기만하면 그것이 플레이어들이 보기에는 다소 우스꽝스러워도 심들은 만족했다. 가령, 환경 수치를 10 올려주는 토끼 인형이 방안에 10개쯤 배치되어 있을 경우 그 방이 창문도 전등도 하나 없어 어두컴컴한, 흡사 철거 직전의 건물처럼 을씨년스러운 곳이라 해도 심들은 그곳을 아주 쾌적한 공간으로 느꼈다는 이야기다. 심즈3에서는 이렇게 보다 고등한 수준의 판단을 요구하는 욕구인 환경 욕구가 사라지고 보다 구체적인 심의 기분을 표현하는 소망 탭으로 대체되었다. 편안함 욕구는 에너지 욕구와 중복되는 요소가 많았으므로 삭제되었다.
욕구는 그저 생존과 관련된 욕망이고, 심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원하는 지를 보려면 무드렛과 기분 탭을 주시해야만 한다. 이 탭이야말로, 플레이어가 심을 창조할 때 정했던 5가지의 성격 패턴과 관련되는 부분이며, 심이 무엇 때문에 기분이 나쁜지 무엇 때문에 기분이 좋은지 등 구체적인 설명을 볼 수가 있다. 싸구려냉장고에 보관해둔 음식을 먹는다면, 단순히 허기가 덜 차오르기만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작에서는 허기 수치는 꽉 차 오르지만(배는 부르지만) 싸구려 냉장고의 음식 냄새 때문에 맛없는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어 심의 기분이 나빠진다.
심의 기분은 욕구와 가구, 주변 환경과 맛물려 시시각각 변화하며 심들은 그러한 상호작용 속에서 지속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원하는 바를 알려준다. 심들이 플레이어에게 보내는 `나 뭔가 원하고 있어요.` 신호는 소망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심의 얼굴 바로 밑에 표시되는 평생 소망은 그 심이 인생 전반에 걸쳐 이루고픈 업적이며 그 좌측에 다섯개로 분할된 공간이 심의 실시간 소망을 표시해 주는 구역이다. 물론 이 소망을 들어줄지 무시할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자유. 들어주고 싶은 소망이라면 맨 윗줄에 표시되는 소망을 좌클릭하여 아래로 내려 저장할수 있고, 소망탭 어디에서는 해당 소망을 우클릭하면 그런 생각 따위는 해본 적도 없는 것처럼 소망을 깨끗이머리에서 삭제해 버릴 수도 있다.
이소망탭에는 지금 당장 땅콩 버터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든가, 손재주 기술을 1단계 올리고 싶다는 등의 소소한 열망들이 표시되며 그 중 평생 소망과 관련된 희망은 특별히 하이라이트 된 배경으로 표시되어 플레이어가 우선 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플레이어가 심의 소망을 들어주는 데에 열심이라면 소망이 달성될 때마다 심은 행복해져 행복 포인트가 쌓여간다. 이 행복 포인트는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데 대한 보상인 평생 행복 보상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되며, 구입은 해당 탭에서 언제라도 할 수 있다.
직장에서 논리 기술을 올린다고? 더이상 쓸모 없지 않은 근무 시간 전작에서의 직장 생활은, 어떤 의미에서는 `필요악`이었다. 승진을 해 나가는 성취감은 분명 있었지만, 돈을 벌기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직장에 나가있는 시간은 심들에게 피로 이외의 어떤 것도 제공하지 못했었다. 가족들이 모두 직장이나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은 멍하게 빈집과 애완동물만을 관람하는 시간이 되어, 자동으로 초고속 모드로 전환되었다. 리얼 라이프 시뮬레이션에 있어서 이런 `무쓸모`한 시간 동안 플레이어를 멍때리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겠지만, 실제 `직장`이라는 공간이 그렇게 피곤하기만 하고 자기 계발면에서는 어떤 이득도 없냐고 한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NO. 때문에 심즈3에서는 직장에 가 있는 동안에도 자신을 연마할 수 있는 옵션이 마련되어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 직장과 관련된 기술을 연마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이 옵션은 집에서 책을 들여다보거나 피곤에 쩔어붙을 때까지 피아노를 치고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또한 직장 동료를 만나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옵션을 선택하면 동료들과의 관계를 자연스레 증진시킬 수 있어 친구가 늘어난다. 더이상 쓰러지기 직전의 몸으로오밤중에 친구를 초대하여 시리얼 따위를 나눠먹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 심지어 직장 상사에게 아부를 하여 빠른 승진을 도모할 수도 있다. 선택은 물론 플레이어의 몫이다.
보다 더 현실적으로, 보다 더 자유롭게 심즈3 오리지날 패키지를 플레이 하면서 필자가 느낀 것은, 기본 시스템 상으로는 분명 전작에 비해 많은 것이 발전했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지만 그 스케일은 최종 확장팩이 모두 설치된 심즈 시리즈의 전작에 비한다면 오히려 작아졌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대학, 창업, 애완동물, 사계절 등등 그동안 확장팩으로 출시되어 심들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주었던 다양한 옵션들은 이번작 심즈3에서 하나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 부분은 확장팩 출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생각되며, 확장팩의 발매 여부보다는 오히려 몇개나 되는 확장팩이 출시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 같다.
심즈에서 제공하는 가상 현실은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현실을 리얼하게 반영해가고 있다. 심들은 점차 플레이어들이 생각하는 `상식`에 걸맞게 인생을 살아가고, 그런 인생의 마지막에는 안락한 노후와 성공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심즈 시리즈에 유저들이 바라는 것이 비단 성공한 인생과 상식만은 아니라는것도 사실이다. 범죄의 대부가 되어 마을의 모든 저택을 털고 암흑계의 큰손이 되기를 바라는 누군가도 있을 것이며, 또다른 누군가는 지상에서 가장 성격 나쁜 심을 만들어 모든 사람과 무례한 인사를 나누어 보는 것이 목표일 수도 있다.
현실을 얼마만큼 리얼하게 재현해 낼 수 있느냐가 심즈 시리즈의 최대 과제인 만큼, 그 반대로 비현실적인 일들을 얼마만큼 자유롭게 할 수 있냐는 것도 심즈3가 해결해야만 했던 숙제일 것이다. 지루한 일상, 무기력한 삶에지친 게이머들에게아슬아슬하고 짜릿한 대리만족을 선사해 줄가상 현실 시뮬레이션의 본좌, 심즈3. 심즈3가 선사할 달콤한 인생에 지금 당장 빠져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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