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성련선, 점과 선의 잔혹한 아름다움
2009.09.04 18:49게임메카 조민혁 기자
상하이 앨리스 환락단이 만든 탄막슈팅 게임 시리즈 ‘동방 프로젝트’의 12번째 작품 ‘동방성련선(東方星蓮船~Undefined Fantastic Object)’이 8월 15일 출시됐다. 동인 게임이라는 점과 비교적 비주류 장르인 탄막 슈팅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음악과 게임성에 힘입어 국내외에 상당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동방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탄막과 음악이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수 많은 탄막들은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모양과 색이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게임보다 더 유명한 ‘동방 프로젝트’의 음악은 여전히 폭포수의 흐름처럼 경쾌하고 웅장하다.
사실 스토리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슈팅게임에서 스토리는 게임의 재미를 결정짓는 커다란 요인이 되지 못한다. 슈팅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유명 슈팅 게임인 ‘1945’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해봤더라도 ‘1945’의 스토리가 제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군국주의 국가에 맞서 신병기 전투부대인 스트라이커즈가 싸우는 이야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 사실 필자도 잘 몰랐다 1945에 그런 스토리가 있다는걸..
마찬가지로 슈팅게임인 ‘동방성련선’의 스토리도 큰 의미는 없다. 주인공들이 사는 세계인 환상향에 떠도는 ‘하늘을 나는 배’에 관한 소문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A4용지 한 장에 다 들어갈 정도로 적은 분량과 영양가 없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영양가 없는 스토리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동방 프로젝트’는 슈팅게임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 보다는 캐릭터에 치중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덕분에 빈약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이용한 많은 2차 창작물을 만들어내며 팬 층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 심오해 보이지만 전혀 심오하지 않은 스토리...
이번에도 게임의 장점을 살린 개성 있는 캐릭터가 대거 등장한다. 바로 전작에서 보스로 출연했던 ‘코치야 사나에’가 플레이어 캐릭터로 선택 가능해졌고 봉인당한 대마법사 ‘히지리 뱌쿠렌’ 등 매력적인 신규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기 때문에 부실한 스토리를 보충하고도 남는다.
▲ 동방프로젝트는 캐릭터 성으로 반은 먹고 들어간다
점과 선이 만들어내는 잔혹한 화면
슈팅 게임 중에서도 ‘동방 프로젝트’는 아름다운 탄막으로 유명하다. 이번 ‘동방성련선’에서도 적의 공격은 단순히 동글동글한 미사일을 쏘는 것이 아닌 한 폭의 그림처럼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그러나 공격은 아름다운 반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사일들 피하기도 쉽지 않다
시선을 빼앗는 적의 화려한 공격에는 고속이동과 저속이동, 두 가지 이동 모드로 대처할 수 있다. 첫 째, 고속이동 모드의 경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며 플레이어의 공격도 주로 넓게 퍼져서 나간다. 적의 빠른 공격을 회피하거나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사용하면 유리하다.
▲ 넓게 퍼지는 일반 공격
둘째로 저속이동 모드는 왼쪽 쉬프트키를 누르면 사용할 수 있다. 캐릭터가 느린 속도로 움직이며, 고속이동 때 넓게 퍼지던 플레이어의 공격이 한 점으로 집중되어 나간다. 주로 보스를 상대할 때 저속이동 모드로 높은 대미지를 줄 수 있다. 특히 저속이동 중에는 어디를 맞으면 죽는지를 나타내는 Hitbox(슈팅게임에서 캐릭터가 타격 판정을 받는 범위를 일컫는 말)가 점으로 표시되므로 적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피할 수 있기 때문에 필자는 저속이동 상태로 계속 플레이 하는 경향이 있다.
▲ 캐릭터에 보이는 점이 타점이다 저것만 피하자
게임을 다른 난이도로 바꿔주는 그레이즈 시스템은 탄막을 피하는데 또 하나의 재미를 제공한다. 적의 공격을 단순히 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타점에 아슬아슬하게 피하면 그레이즈라는 점수가 올라가서 최종 게임 점수에 점수가 더해지게 된다. 처음 슈팅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사용하기 힘든 요소지만 더 어려운 재미를 찾는 매니아들을 위한 시스템이다.
▲ 그레이즈는 오른쪽에 표시된다 추가 요소니 할사람만 하자
서로의 스펠카드를 보여라!
‘동방 프로젝트’의 특수한 설정인 스펠카드는 다른 게임과 비교해 보면 필살기라고 할 수 있다. 스펠카드는 자신이 탄막에 둘러 쌓여 피하지 못할 상황일 때 모든 상대의 공격을 무효화 하고 큰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또한 자신이 탄에 맞아 죽기 바로 전 스펠카드를 사용하면 목숨이라 할 수 있는 ‘잔기’가 줄어들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 스펠카드 마스터스파크의 가공할 위력
하지만 이 스펠카드는 플레이어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적으로 나오는 보스도 스펠카드를 사용한다. 단, 보스와 플레이어는 차이점이 많다. 우선 플레이어는 일시적으로 스펠카드를 사용하고 종류도 처음 선택 가능한 두 가지지만 보스는 스펠카드를 사용한 상태로 전투를 한다. 또한 보스의 스펠카드는 한 종류가 아니고 한 스펠카드를 격파할 때 마다 새로운 종류의 스펠카드로 플레이어를 위협한다. 뒤에 있는 스테이지로 넘어갈수록 보스가 사용하는 스펠카드의 개수가 많아지고 강력해지기 때문에 눈은 즐겁지만 손은 고통스러울 것이다.
▲ 보스가 사용하는 스펠 카드는 전신 컷인이 나온다
뜬금없는 UFO 시스템
처음에 필드에 UFO가 등장했을 때, 내 눈을 의심했다. 판타지 세계인 환상향에 SF적 요소인 UFO가 등장한 것이다. 나중에 스토리를 진행하고 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뜬금없이 등장하던 UFO는 엑스트라(EXTRA) 보스로 등장하는 ‘호쥬 누에’가 사용하는 미확인 비행물체였다. 후에 4면과 6면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빛나는 구슬도 호쥬 누에로 밝혀진다.
▲ 처음 봤을때 정말 당황했다 UFO라니?
이 UFO는 플레이어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템으로 나오는 UFO는 총 3가지 색이 존재하고 모두 다른 색을 모으거나 한 색으로 통일하게 되면 필드에 UFO가 등장하게 된다. 이 UFO는 필드에 모든 아이템을 빨아들이며 플레이어가 일정량 이상의 대미지를 입혀 터질 때 모은 아이템을 방출한다. 이 UFO가 터질 때 필드 위에 있는 모든 탄막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서 어려운 구간에서 잘 사용하면 스펠카드를 안 쓰고 유연한 진행이 가능하다.
▲ 뜬금없는 UFO의 등장 귀엽기도 하다
이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시기
‘동방프로젝트’의 작품이 벌써 12개가 나왔다. 그 동안 쌓아온 슈팅게임의 노하우는 ‘동방성련선’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의 시도 없이 같은 방식의 슈팅 게임을 찍어내는 것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 이전에 보였던 ‘동방화영총’과 같은 대전 슈팅방식이나 ‘동방문화첩’의 사진을 찍는다는 것과 같은 독특한 방식 도입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동방영야초’에서 보여줬던 다양한 보스와 대전이 가능했던, 연습모드가 ‘동방영야초’이후로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지난 시리즈의 장점을 흡수하며 새로운 방식의 게임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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