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전 게릴라 테스트, 깜찍한 외모! 열어보니 속이 꽉 찼네
2010.03.15 19:03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중국 4대 기서, ‘서유기’의 캐주얼한 재해석을 콘셉으로 제작된 ‘서유기전’이 지난 3월 11일부터 4일간 게릴라 테스트를 실시했다. 2D 횡스크롤을 기반으로 한 귀여운 디자인과 키보드 조작으로 압축된 쉬운 전투 플레이를 선보인 ‘서유기전’은 이러한 특징 때문에 ‘메이플 스토리’의 대항마로 유저들에게 손꼽히기도 했다. 확실히 처음 접한 ‘서유기전’의 모습은 기존의 2D 횡스크롤 캐주얼 RPG와 크게 다른 특징을 발견할 수 없었다.
▲ 삼장 일행의 천축기행 그 뒷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서유기전' |
그러나 ‘서유기전’의 특징은 외형이 아닌 내면에 숨겨져 있었다. ‘미니게임’ 방식을 도입하여 유저들의 무료함을 달래는 ‘채집’ 스킬을 포함하여 ‘구슬’을 이용한 다양한 변신까지, 플레이를 진행하며 손을 즐겁게 해줄 부가 콘텐츠가 매우 많다. 벗겨낼수록, 더욱 많은 속살을 드러내는 알 찬 양파, ‘서유기전’의 최종 인상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러하다. 그럼 아래를 통해 더욱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그래픽, 2D 캐주얼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다
‘서유기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굵고 얇은 선의 강약과 은은한 빛의 채색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마치 외국에서 우리나라 사람을 만난 기분이랄까. 서양을 소재로 한 화려한 색채의 그래픽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게임 장르에 먹을 사용한 동양적인 색채로 승부를 건 ‘서유기전’은 은은하면서도 강한 첫 인상을 남겼다.
▲ 선의 강약이 살아있는 수묵화 분위기의 배경이 인상적이다 |
이러한 ‘서유기전’의 기본적인 플레이는 기존의 2D 횡스크롤 캐주얼 RPG와 유사하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귀혼’과 비슷한 인상을 풍긴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경공’을 활용한 속도감 있는 캐릭터 이동과 하향필드로의 이동을 지원한다는 점이 그러하다. 그러나 ‘서유기전’은 이 ‘경공’을 별도의 마나 소비 없이 활성화/비활성화 정도만 조절하여 유저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개방해, 이동 부분에 대한 보다 큰 편의성을 제공했다.
▲ '서유기전'에는 공중 전투만을 지원하는 '공중 필드'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
▲ 올라가기 힘든 탑도 근두운과 함께라면 가뿐하게! |
▲ 유저들의 비행 실력을 테스트하는 협행! 의외로 난이도가 매우 높다 |
‘서유기전’에는 기존의 게임에서는 접할 수 없던 독특한 콘텐츠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탑승 장비를 활용한 ‘비행’ 시스템! ‘서유기전’은 1레벨부터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비행 탑승 장비, ‘근두운’을 제공해 유저들이 일찌감치 ‘비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비행’ 시스템은 ‘점프’를 통한 필드 이동에 익숙하지 못한 초보 유저들이 맵 이동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 눈앞의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강력함! '진기' |
전투 부분에도 특징적인 콘텐츠가 존재한다. 특수 스킬인 ‘진기’가 바로 그것이다. 몬스터 공격을 통해 차오르는 게이지를 바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진기’는 10레벨부터 배울 수 있어, 강력한 스킬이 부족한 초보 유저들에게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는 ‘필살기’로 자리잡는다. 또한, ‘진기’ 사용 시, 우측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의 확대 이미지는 강력한 대미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어 공격에 대한 몰입도를 향상시킨다.
몬스터, 영웅, 신물,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변신한다! - 변신 시스템
‘서유기전’의 ‘변신 시스템’은 풍족한 양을 자랑한다. ‘서유기전’의 변신 시스템은 영웅/신물로 변신하는 ‘기문둔갑’과 몬스터로 변신하는 ‘요괴둔갑’으로 나뉘며, 각 변신은 모두 변신 대상의 ‘카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요괴둔갑 카드’는 각 몬스터의 ‘기억조각’을 수집하며 습득할 수 있으며, ‘기문둔갑 카드’는 퀘스트나 ‘요과둔갑 카드’의 습득에 대한 보상 아이템인 ‘기문구슬’을 사용하면 랜덤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 사냥 중, 습득하게 되는 각 몬스터의 '기억조각'을 등록시키면 해당 몬스터의 카드가 활성화된다 |
▲ 모든 기억조각을 모아 '카드'를 완전히 활성시키면 짭짤한 보상도 따른다 |
▲ 카드와 변신 구슬만 있으면 언제든지 몬스터로 변신하는 것이 가능하다 |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몬스터를 대상으로 한 ‘서유기전’의 ‘변신 시스템’은 역으로 각 몬스터들의 가치를 높여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보스 몬스터’의 ‘기억조각’의 경우, 드랍되는 확률이 한정되어 있어 많은 유저들에게 사냥 혹은 퀘스트를 제외한 또 다른 던전 공략의 이유를 제시한다. 또한 각 몬스터의 ‘기억조각’ 수집 수치를 퍼센테이지로 정확하게 공개해, 각 ‘요괴둔갑’ 카드에 대한 수집 욕구를 적절하게 자극한 점 역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 내 안의 숨겨진 영웅의 힘을 이끌어낸다! |
▲ 카드만 있으면 다양한 영웅/신수로 변신할 수 있다 |
▲ 필요없는 카드가 있다면, 버리지 말고 조합하여 새로운 카드를 얻어보자! |
‘기문둔갑’ 역시 마찬가지다. 각 ‘기문구슬’은 속성에 따라 랜덤 확률로 유저들에게 다른 종류/등급의 카드가 제공된다. 때문에 구슬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카드를 모아가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또한 ‘조합’ 스킬로 마음에 들지 않는 카드를 처분하고 다른 카드를 수집할 기회를 제공해, 유저들이 최대한 많은 카드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한 캐주얼 RPG와 매니아적인 느낌이 강한 ‘수집’의 결합, 이것이 ‘서유기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 몸만 변해서는 변신한 기분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 |
다만 카드를 사용한 변신 시스템이 캐릭터의 외형 변화에 초점이 치우쳐져 있는 점이 아쉽다. ‘요괴둔갑’의 경우, 각 몬스터의 공격 및 스킬이 그대로 구현되어 있어 확실한 변신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그러나 ‘기문둔갑’은 3성 이하의 낮은 등급의 카드를 사용할 경우, 전투에 아무런 차이점이 없어 상대적으로 효용성이 떨어진다. 외관적 변화만 제공하는 낮은 등급의 카드는 화려한 외모를 제공하는 ‘아바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알토란 같은 재미를 함께 캐내어보자! - 채집 시스템 및 강화 시스템
‘서유기전’은 각 채집 과정에 간단한 미니게임을 도입해 손맛을 더했다. ‘농업’의 경우, 추억의 ‘두더지 잡기’ 게임을 형상화 하여 농작물을 노리고 밭을 침범하는 ‘두더지’들을 공격하는 미니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미니게임은 반복적인 패턴으로 지루함을 주기 쉬운 ‘채집’에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또한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유저를 위한 ‘자동채집’ 기능이 지원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적절한 채집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확보되어 있다.
▲ 농사/채굴/낚시, 이렇게 3종류로 구성된 '서유기전'의 채집 시스템 |
▲ '농사'의 미니게임, 밭에 뚫린 구멍들로 출현하는 두더지들을 ?모조리 잡는 것이 목표다! |
이렇게 제작한 각종 아이템, 그러나 RPG에는 이 아이템들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강화’ 시스템이 존재한다. ‘서유기전’은 이 ‘강화’의 재료로 아주 특별한 재료를 사용한다. 바로 사냥한 몬스터들의 영혼이다. ‘봉인호리병’을 사용하여 사냥 중, 몬스터들의 영혼을 충분히 수집할 수 있어, 초보 유저들도 쉽게 강화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이 ‘봉인호리병’은 확률에 따라 아이템을 추첨하는 ‘뽑기 시스템’에서 ‘게임머니’ 역할을 대신하는 아이템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 몬스터 위에 떠 있는 영혼이 '봉인호리병'의 주요 식량(?)이다; |
▲ 영혼들로 가득 찬 '봉인호리병'은 강화의 필수 재료로 활용된다 |
‘봉인호리병’을 이용한 ‘강화 시스템’은 유저들에게 퀘스트 및 레벨 업을 제외한 분명한 사냥 목표를 제시한다. 쉽게 말해, 자칫 소모적으로 느껴지기 쉬운 사냥에서 하나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초보 유저들이 사용하는 작은 용량의 ‘봉인호리병’의 경우, 사냥에 따라 늘어나는 영혼의 수치가 시각적으로 두드러지게 표시하여 유저들의 플레이 의욕을 효과적으로 자극한다.
▲ 액세서리 아이템의 강화에는 속성석이 재료로 활용된다 |
이 외에도 ‘서유기전’은 ‘속성석’을 이용한 ‘강화 시스템’을 지원한다. ‘속성석’을 이용해 강화할 수 있는 아이템은 반지, 귀걸이를 비롯한 액세서리에 한정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해당 액세서리들의 강화 정도가 각 캐릭터의 신규 스킬 습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액세서리는 레벨 업에 따라 가장 많은 교체가 이뤄지는 장비다. 다소 소모적인 아이템의 속성이 스킬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이템의 본래 용도를 넘어서는 설정이라 할 수 있다.
편의성은 최고, 반복되는 패턴이 약간 아쉽다 - 퀘스트 시스템
‘서유기전’의 퀘스트 시스템은 매우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일정량의 몬스터 사냥 및 아이템을 수집해오는 식의 서브 퀘스트는 캐릭터가 레벨업을 달성하는 순간, ‘퀘스트 목록’에 추가되기 때문에 유저 본인이 퀘스트 시작 NPC를 찾아 필드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이렇게 제공되는 서브 퀘스트의 양은 2~3개 내외로 양이 적당해 퀘스트 수행과 레벨 업을 동시에 수행하기에 무리가 없다.
▲ 기본적인 퀘스트 외에도 착용 시 옵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호칭'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호칭 퀘스트'가 마련되어 있다 |
▲ 또한 여러 명의 유저들이 힘을 합쳐 클리어하는 '파티 퀘스트'도 준비되어 있다 |
또한 ‘점프’를 통한 필드 이동이 많은 2D 횡스크롤 특유의 조작을 어려워하는 초보 유저들을 위하여 ‘메인 퀘스트’로 ‘점프’를 연습할 수 있는 튜토리얼 시스템을 제공하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고 싶다. 각 ‘점프’ 퀘스트는 레벨 별로 순차적으로 제공되어 유저들이 서서히 고난이도의 ‘점프 조작’에 손이 익도록 적절히 유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각 ‘점프’ 퀘스트들은 실패하면 얼마든지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 각 퀘스트의 시작 NPC는 위와 같이 파란 느낌표를 머리 위에 달고 있다 |
▲ 각 퀘스트의 목적지는 전체 맵에 표시된다 |
다만 걱정되는 점은 퀘스트의 패턴이 너무 반복적이라 중레벨 이상의 유저들에게 지루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15레벨 이상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경우 상대하는 몬스터의 난이도만 상승하는 동일한 패턴의 임무만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되어, 유저가 지쳐버린다. 메인 콘텐츠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게 되는 일은 한 순간에 벌어진다. 중레벨 이상의 유저들의 플레이에 생기를 불어넣을 새로운 패턴의 퀘스트의 추가가 절실하다.
다채로운 재미, 강렬한 특징의 부재가 아쉽다!
지금까지 ‘서유기전’의 게릴라 테스트 현장을 살펴봤다. 수집하는 재미가 살아있는 ‘변신’을 비롯한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갖춘 ‘서유기전’은 처음 게임을 접하는 유저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게임의 특징적인 시스템, ‘비행’을 이용해 공중 필드를 제공하여 지상전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전투의 재미를 제공했다. 마지막으로 CBT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부족함이 없는 상당량의 콘텐츠가 제공된 점 역시 매우 인상 깊게 다가왔다.
▲ 이 많은 유저를 잡기 위해서는 게임의 중심을 곤고히 다질?필요가 있다 |
그러나 이 모든 매력을 한 군데로 집중시킬 ‘특징’이 없다는 것이 ‘서유기전’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이다. 이전의 2D 횡스크롤 게임과 비교하여 두드러지는 특징이 없어 전체적인 진행이 밋밋하다. 위에서 지적한 패턴화된 퀘스트는 이러한 밋밋함을 가중시킨다. 또한 위에서 칭찬한 다채로운 콘텐츠들 역시 중심이 없어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듯한 인상을 선보인다. 게임을 정의할 수 있는 특징적인 콘텐츠를 강화하여 중심을 잡는 것이 ‘서유기전’에게 남은 최종 과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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