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 RPG 1차 CBT, 약물 남용 먼치킨 개구리
2010.08.31 17:09게임메카 정지혜 기자
퍼렁별에 침입자가 쳐들어왔다? 사실 퍼렁별의 원조 침입자는 케로로 중사인데 그런 케로로 중사에게 또 침입자가 들이닥친 모양이다. 잊을만 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케로로 게임이 이번엔 RPG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모습은 미완성된 케로로의 지구침략 계획처럼 문제가 많아 보였다. 케로로의 IP를 제외하고는 기초 공사 마감이 제대로 안된 듯이 약점을 여실히 드러낸 ‘케로로 RPG 온라인’(이하 케로로 RPG)의 1차 CBT 현장을 게임메카가 살펴 보았다.
게임이 유저를 제한하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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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위치에 드래그하여 키보드 세팅을 완료할 수 있다
‘케로로 RPG’의 키보드 세팅은 단순하고 편리하다. 자신이 원하는 스킬이나 능력을 드래그해서 원하는 키보드 위치에 올려 놓으면 자동으로 저장된다. 한 눈에 키보드 사용 배치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게임을 시작하는 첫 단계이자 가장 어려운 단계라는 키보드 배치가 간편하게 끝이 난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방식이 유저의 편의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바로 퀵바 때문이다. ‘케로로 RPG’에서 사용할 수 있는 퀵바는 한 줄, 그것도 사용키가 따로 지정되어 있다. 대다수의 게임이 숫자 키 1번부터 0번까지를 기본으로 인식하고 그 외 더 많은 키를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케로로 RPG’에서는 A, S, D, Z, X, C과 Delete, Home, PgDn을 퀵슬롯으로 사용하게 된다. 기존의 게임에 익숙해져 있던 유저들은 초반에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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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스킬을 감당할 수 없는 퀵바
?퀵슬롯의 수도 문제가 된다. 물약과 음식을 올려놓고 아이템 줍기 등 기본적인 기능만 배치해도 스킬 채울 칸이 빡빡해진다. 각 캐릭터는 적어도 10개 이상의 스킬로 시작해서 전직 이후엔 20여 개의 스킬이 생성된다. 퀵 바에 한 종류의 물약과 음식물만 놓는다고 가정할 때, 7개에서 8개 정도뿐이 자리가 남지 않는다. 적어도 다섯 개 정도의 주요 스킬과 귀환 스크롤을 한 개 올려두면 끝이다. 스킬을 배워봤자 사용할 수 있는 키가 없으니 버려지는 스킬만 늘어 나는 셈이다.
어딜 가더라도 지도는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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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잡을 데 없는 전체지도이지만 이게 단 하나라는 게 문제
황천길을 갈 때도 지도가 있어야 속세를 헤매지 않고 깔끔하게 저승으로 갈 수 있는 법이다. 하물며 아무리 2D 횡스크롤 게임이라도 한 화면이 끝이 아니고 상하좌우로 길게 연결되는 지역이 있고, 밧줄을 타는 등 다양한 이동도 가능한 법인데, ‘케로로 RPG’에는 유저들이 지형지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 지역별 지도가 존재하지 않고 전체지도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은 전체지도를 통해 모든 동선을 짜야 한다. 3D 지역인 케로로 시티처럼 넓은 커뮤니티 존도 마찬가지로 지도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3D 게임이라면 으레 있어야 할 나침반도 없기 때문에 2D환경에 적응되어 있다가 갑자기 3D에 노출된 유저들은 동서남북 팔방으로 해당 NPC를 찾기 위해서 헤매게 된다.
케로로 중사도 먼치킨이 될 수 있는 전투 시스템
‘케로로 RPG’의 전투는 광역으로 이루어진다. 근접하지 않으면 강한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원거리 캐릭터가 몬스터에게 다가가서 공격을 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체력이 약한 대신 공격력이 높은 기동대장 기로로는 무한 물약을 마시면서 몸으로 밀어 부치게 된다. 또한 근접 캐릭터도 문제가 있다. 격투가인 타마마는 펀치를 뻗으면서 공격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 펀치로 몬스터를 맞추기가 상당히 애매하다는 것이다. ‘케로로 RPG’의 몬스터들은 맞음과 동시에 날라가서 2초 정도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게이머는 다음 타격을 위해 다시 앞으로 이동하여 공격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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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세 개의 소세지는 기본
또한 케로로 부대 개구리들은 왜 아직 퍼렁별 침략에 성공하지 못했나 의아할 정도로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HP나 MP를 개별적으로 채워주는 물약의 쿨타임이 없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돈만 있다면 물약을 구입하여 천하무적이 될 수 있다. 레벨 이상의 몬스터라 할지라도 3~4번의 광역 공격이면 한 무더기가 쓸려 나간다. 상당히 높은 레벨의 몬스터들도 약물 남용하면서 쉽게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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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로 보스 몬스터를 잡는 것은 식은 죽 먹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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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로도 어렵지 않다 약물만 있다면
보스나 레어 몬스터도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물약과 함께라면 던전 퀘스트도 혼자 완수할 수 있고, 레어 몬스터 잡기도 식은 죽 먹기이다. 질긴 생명력과 대미지만 자랑하는 전투 때문에 어느 정도 플레이 경험이 쌓이면 게임이 지루해 진다.
가시성이 떨어지는 퀘스트
컴퓨터로 글을 읽는 것은 실제 책을 읽는 것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기 마련이거니와 눈도 피로해진다. 그렇다면 이런 식의 글은 어떨까? “케로로RPG는레벨이올라갈수록화려한전투를구사할수있는데레벨을올리려면퀘스트를수행해야해요.우리케로로친구들다같이파티를꾸려서쇼로로를무찌르고좋은아이템을얻어보아요.”
‘케로로 RPG’의 퀘스트는 띄어쓰기 혹은 문단 나누기가 ?제대로?되어 있지 않아 마치 임시로 텍스트 파일을 통으로 업로드 시킨 것 같다. 가장 눈에 잘 들어온다는 고딕체를 선택했고, 퀘스트 창의 크기도 상당히 큰 편인데도 불편하다. 커다란 퀘스트 창에 일명 장평과 자간은 물론 문단 나누기조차 고려되지 않은 글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가시성이 떨어진다. 퀘스트 요약 정보는 띄어쓰기도 없이 단순히 지역과 몬스터 이름만 나열해 놓아서 조금 가서 다시 읽고 또 다시 읽는 일이 무한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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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 차 있는 득한 퀘스트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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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해서 보아야 읽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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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요약 정보를 너무 요약해 놓았다
가뭄에 단비같은 아이템 파밍
어떤 게임 개발자는 RPG는 슬롯머신과 같다고 한 적이 있다. 슬롯머신을 하는 동안은 상당히 지루하지만 잭팟이 터지면 쌓여 왔던 지루함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황홀한 즐거움만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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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몬스터인 파이글이 드랍한 아이템들
한번의 파밍으로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케로로 RPG’는 이러한 면에서 상당한 즐거움을 준다. 보스 몬스터들이 드랍하는 유니크 아이템들이 보기에도 괜찮을 뿐더러 능력치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비록 반복적인 노동은 지루한 싸움이 되겠지만, 파티를 형성해서 사냥하게 되면 보스 몬스터를 금방 잡을 수 있으며 서로 좋은 아이템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 물론 난이도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도 파밍이 가능했다. 손을 뗄 수 없는 아이템 욕심때문인지 1차 CBT 기간 내내 던전 입구에는 파티를 원하는 유저들이 끊이지 않았다.
캐릭터 외에 또 다른 흥미거리를 주어야 한다
케로로라는 애니메이션이 제공하는 스토리 설정 외에는 흥미거리를 찾을 수 없는 게임이었다. 대상 연령층이 어린만큼 단순한 전투방식이 용서된다고 하더라도 1차 CBT치고 많이 부족해 보인다. 이벤트 없이 지루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와 불안정한 서버 운영, 보고 있으면 눈이 아파오는 게임 화면 등 눈에 여실히 드러나는 ‘케로로 RPG’의 단점들이 있었다. 물론 1차 CBT라는 점은 이것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분명 어떤 유저들에겐 캐릭터들의 강력한 광역 공격이 스트레스를 날리는 시원한 전투처럼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을 조율할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케로로를 사랑하는 유저들이 모험을 즐길 수 있도록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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