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9단 1차 CBT, 야구는 선수가 아니라 감독이 한다
2011.01.04 18:48게임메카 문승현 기자
NHN이 자체 제작한 매니지먼트 웹게임 ‘야구9단’ 이 지난 29일 1차 CBT를 시작했다. ‘나만의 프로야구’ 라는 슬로건 아래 사실적인 야구 구단경영 게임을 표방하면서 등장한 ‘야구9단’ 의 가장 큰 특징은 유저가 경기 중에 실시간으로 개입해서 작전을 명령할 수 있는 ‘실시간 경기 개입 시스템’ 이다. 기존의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에서 유저는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방관자에 불과했지만, ‘야구9단’ 에서는 ‘실시간 경기 개입 시스템’ 으로 감독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불리한 전세를 뒤집는 것도 가능하다.
유저는 선수의 능력치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신의 전략과 야구지식을 무기삼아 경기에 임해야 한다. 실제로 경기 결과에서 차지하는 전술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기에 개입해서 번트, 선수교체 등을 지시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승률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사실성을 지향하는 야구구단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야구9단’ 의 1차 CBT를 체험해보았다.
경기에 난입하자!?
야구 팬이라면 야구경기를 시청하면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감독이 펼치는 이해 못할 작전과 용병술에 답답함을 느낀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내가 감독해도 당신보단 잘 하겠다!’ 라는 말을 수백번 삼킨 유저들을 위한 ‘야구9단’ 의 시스템이 있으니 바로 ‘실시간 경기 개입 시스템’ 이다.
‘야구9단’ 의 경기는 기본적으로 미리 설정한 작전과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치에 따라 자동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을 때는 회심의 작전을 지시해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다. 상대팀의 특성을 파악해서 상황에 맞는 작전을 성공시키는 것이 ‘야구9단’ 의 핵심 재미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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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팀 투수에 대한 정보를 얻어 강공과 히트앤드런 중 하나를 선택하자
유저는 구단을 창단할 때 투수와 타자를 각각 1명씩 선발할 수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 팀원 대부분은 무작위로 구성되기 때문에 같은 리그에 소속된 구단들의 전력은 큰 차이가 없다. 결국 팀의 승률을 결정하는 것은 감독의 능력이다. 실제로 선발투수의 체력이 고갈되었거나 이사만루 상황일 때. 중간계투요원을 투입하거나 지명타자를 올리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적합한 작전을 지시해 승리를 거둔 경기도 많았다.
‘실시간 경기 개입 시스템’ 은 선수교체 외에도 번트, 히트앤드런, 강공, 도루, 내/외야의 수비위치 조정 등 많은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때문에 야구 관련 지식이 풍부한 유저라면 이를 이용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야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유저는 상대의 플레이를 보면서 야구의 기본적인 전술을 배울 수 있다..
생방송을 시청하는 듯한 경기화면 또한 ‘실시간 경기 개입 시스템’ 과 잘 어울린다. 그래픽은 화려하지 않지만 마치 야구장 있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고,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어 손쉽게 경기에 개입할 순간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만약 이러한 경기화면이 없이 텍스트로만 구현되어 있었다면 언제, 어떤 작전을 쓸지 결정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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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VIP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기분이다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야구9단
‘야구9단’ 에서 한 시즌은 총 119개의 경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경기는 매시간 정시에 자동적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라인업을 구성하고 경기 결과만 확인하며 리그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소극적인 자세는 피해야 한다. 경기시간은 5분 남짓으로 매우 짧기 때문에, 다음 경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남은 55분 동안 전력을 가다듬고 상대의 특징을 분석해야 한다.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팀의 순위가 결정된다.
경기 시간 외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수를 관리하며 팀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 게임이 ‘실시간 경기 개입 시스템’ 등으로 감독의 역할이 강조됐다고는 하지만, 선수의 능력이 승률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막대하기 때문에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고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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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유망한 32세 유망주의 몸값은 9999억원 입니다
‘야구9단’ 의 선수는 현실과 마찬가지로 시즌이 끝나면 나이를 먹고,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나이가 차면 은퇴하기 때문에 선수 세대교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구단은 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꼴을 면하려면 유망주를 영입해서 팀전력을 두텁게 하고 주력 선수로 육성하는 등 다음 세대를 위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선수 영입은 스카우터 또는 FA마켓을 통해서 가능하다. 스카우터를 통한 영입은 적은 돈으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선수의 나이, 포지션, 연봉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수를 추천하기 때문에 큰 실효를 거두지는 못한다. 당장 필요한 선수는 없지만 자금과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적합한 영입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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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터는 보통 눈치가 없다...
FA마켓은 유저들이 보유하고 있는 선수를 사고파는 일종의 경매장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여기에서는 이름, 나이, 레벨, 포지션, 연봉, 특수능력 등 다양한 조건으로 선수 검색이 가능하다. 스카우터와는 반대로 원하는 선수를 바로 영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몸값이 비교적 높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주 이용하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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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를 파악해서 차익을 노릴 수도...
나이가 어리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곧바로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레벨도 낮고 능력치도 낮아서 경기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유학이다. 유학은 200시간 동안 일본 혹은 미국으로 해외연수를 보내는 것으로, 선수를 성장시켜야 하는데 직접 경기에 선발로 출장시키기 부담스러운 경우에 이용하면 된다. 경기에 출전시키는 것보다 선수 능력치가 대폭 상승하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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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이 벌어온 돈으로 유학길에 오르는 유망주님
임창용과 박석민이 뭐길래
‘야구9단’ 에서 작전을 준비하고, 선수를 관리하는 목적은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 상대가 아무런 작전도 없이 선수관리도 하지 않으면서 매번 나를 이긴다면 맥 빠지는 일일 것이다. 그러한 맥 빠지는 일이 ‘야구9단’ 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런 밸런스 파괴를 이끌고 있는 주범은 다름 아닌 임창용과 박석민 두 선수다.
임창용 선수는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수호신, 부처님 등으로 불리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마무리투수로, 가공할 방어율인 숫자 0에서 비롯한 ‘미스터 제로’ 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박석민 선수는 삼성 라이온스의 내야수로 데뷔 초부터 아기사자로 불리며 재능을 인정받았고, 현재는 팀의 주력선수가 되어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강타자 중의 강타자다.
‘야구9단’ 리뷰 중에 갑자기 실존 야구선수를 소개한 이유는 게임 내에서 두 명의 선수가 먼치킨 쌍두마차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이 제작되었다고 하지만 게임 상에서 두 선수가 보여주는 막강함은 상식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이렇다 보니 게임내 채팅창은 임창용과 박석민을 사고 판다는 광고로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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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분들
밸런스 파괴의 문제가 저 두 선수만의 능력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금새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제2, 제 3의 임창용, 박석민은 언제든지 다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일부 능력치의 경우 약간의 상승만으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는 반면 다른 능력치는 매우 소소한 영향만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수비’ 와 타자의 능력치인 ‘주력’ 등 일부 능력치에 대한 근본적인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다.
‘야구9단’ 의 다른 이름 ‘친구9단’
상위 스카우터와 친선경기는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 추가자금을 확보하는 주요 수단이다. 좋은 선수는 구단의 승률을 높여 자금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고, 다시 이 돈은 뛰어난 선수를 확보하는데 사용된다. 또한 상위 리그로 진출할수록 구단 운영비는 증가하기 때문에 친선경기로 일명 ‘노가다’ 작업을 통해서 운영비를 마련하는 유저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만큼 친선경기는 유용한 콘텐츠이다.
경기장 증축과 소모성 아이템은 홈경기에서 선수들의 능력치를 소폭 상승시키고, 선수 컨디션을 회복시키거나 짧은 시간 동안 능력치를 상승시는 효과가 있어 유저들에게 꼭 필요한 콘텐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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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들은 칭구칭구~
‘야구9단’ 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미투데이’ 와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게임 내 커뮤니티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불만사항이 아니지만 친구가 일정 수 이상인 경우만 위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쉬웠다. 더욱이 이런 콘텐츠들이 매우 유용했기 때문에 필자처럼 외로운 늑대 타잎의 유저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박탈감을 느껴야 했다. 커뮤니티를 중요시하는 ‘야구9단’ 의 의도는 좋지만 내실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될 지는 의문이다.
다양한 시도에 따른 과제
‘야구9단’ 은 기존의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에서 보기 힘들었던 요소들을 도입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실시간 경기 개입 시스템, 카드가 아닌 선수 레벨 시스템, 선수 영입/관리 시스템 등 차별화된 콘텐츠는 야구팬들의 주목을 끄는 것에 성공했다. 또한 1차 CBT치고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보였고 탄탄한 기획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과도하게 강조된 커뮤니티, 선수 밸런스, 종종 발생하는 랙과 튕김현상 등은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선한 바람이 스쳐가는 미풍에 머물지 않고 오래 지속되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