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북부전쟁, 애정만으로 즐기기엔 무리가 있다
2012.02.03 20:16게임메카 임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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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원정대의 이야기를 담은 '반지의 제왕: 북부전쟁'
J.R.R 톨킨의 원작 소설 ‘반지의 제왕’ 은 절대반지를 둘러싼 어둠의 군주 사우론과 중간계 종족들과의 혈투를 그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2~03년까지 3부작 영화로도 상영되어 인기몰이를 거듭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다. 이후 온라인과 패키지 게임이 다수 국내에 선보였지만 해외와는 달리 그 인기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지난 2010년 5월 온라인 서비스 종료를 끝으로 ‘반지의 제왕’ 관련 게임의 인기는 다소 수그러들었다. 그러던 지난달 26일 스노우블라인드에서 개발한 ‘반지의 제왕: 북부전쟁(이하 북부전쟁)’ 이 PS3, Xbox360, PC(영문)로 자막 한글화 출시되어 새로운 원정대 이야기를 선보였다.
‘북부전쟁’ 의 세계관은 원작 ‘반지의 제왕’ 과 동시대를 무대로 했다. 스토리는 원작의 주인공 프로도가 주축인 반지 원정대와 별개로 사우론의 수하 아간다우르의 궐기를 막아야 하는 인간, 요정, 드워프로 구성된 또 다른 원정대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특히 각기 다른 전투 스타일의 원정대 파티원 중 유저가 스테이지에 따라 임의로 한 명을 선택해 플레이 할 수 있다. 여기에 성장 시스템을 제공해 쓰러트린 적에게서 경험치를 얻어 레벨 업을 하게 되면 일정양의 스탯 포인트를 받게 된다. 스탯 포인트는 힘, 민첩, 지구력, 의지력 등 총 4가지로 배분할 수 있어 유저가 캐릭터의 전투 스타일을 근거리/원거리 타입으로 다양한 취향에 맞게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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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 포인트를 투자해 근거리/원거리 전투 스타일로 성장시킬 수 있다
성장 시스템에 관해서는 유저의 다양한 취향을 존중했다지만 게임의 그래픽은 최근 발매되는 여타 게임들에 비해 모델링과 액션 효과 등 모든 면에서 어설프다. 모델링은 프로도나 아라고른 등 원작의 인기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나 생김새가 닮은꼴에 불과했으며 점프 액션을 별도로 지원하지 않아 무릎 높이도 안 되는 언덕을 못 올라가 멀리 돌아서 진입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답답함을 자주 느낀다. 특히 일반 공격의 타격감이 아군과 적군 모두 밋밋해 생존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 화면 상에 표시되는 대미지 수치와 줄어드는 체력 게이지에 자주 시선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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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에 불과해 아쉬웠던 엘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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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가 없다는 게 이렇게 불편한 지 새삼 깨달았다
매력 없는 캐릭터와 서브 퀘스트 콘텐츠의 부족
‘반지의 제왕’ 은 절대반지에 대한 욕망을 견뎌낸 프로도와 샘의 이야기와 동맹으로 뭉쳤으나 서로 다른 가치관에 대립하면서도 수많은 역경을 이겨낸 인간, 요정, 드워프와의 우정과 사랑이 싹튼 감동적인 스토리가 큰 볼거리였다. 반면 ‘북부전쟁’ 의 원정대는 메인 캐릭터들의 개성이 없고 이야기 자체에만 끌려 다닐 뿐이라 매력을 느낄 요소도 거의 없다. 감동보다는 오로지 전투 결과에 따른 무용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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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은 없다 오로지 무용담일 뿐
그래도 스토리의 시작은 좋다. 원작소설 아니 영화만 봐온 유저라도 ‘북부전쟁’ 의 스토리가 원작 세계관에 큰 이질감 없어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어 놀랄 것이다. 특히 엔딩과 상관없이 게임에서는 텍스트 대화 키워드를 별도로 제공해 세계관에 보다 빠져들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대화 키워드는 ‘반지의 제왕’ 세계관의 지형과 인물 그리고 목적에 대한 설명이 방대하게 제공되어 추억을 되씹는 볼 수도 있다. 이는 자막 한글화의 영향력도 한 몫을 했다. 다소 어설픈 직역과 오역을 감안해도 스토리와 세계관을 이해/몰입하는데 방해 될 정도는 아니다. 또한 게임의 모든 대화를 성우들의 풀 보이스로 채워주고 있어 불길함과 긴장감을 넘나드는 BGM과 긴박한 상황의 이벤트 영상이 어울렸을 때의 시너지 효과는 마치 영화를 방불케도 했다. 하지만 메인 퀘스트 외에 지나쳐온 던전이나 이전 마을로 되돌아가 수행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는 다소 아쉬웠다. 이유인 즉 내용은 흥미를 끌기 충분한데 그 수가 많지 않아 차차 재미를 느낄 시점에 딱 끊기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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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보이스와 한글화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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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싶고 알고 싶었던 내용이 대화 키워드에 다 있다
모든 재미가 강한 공격에만 집중되어 있다
공격에 사용되는 무기는 대검, 한손검, 둔기, 지팡이 등 타입 별로 나눠져 있으며 공격 속도와 길이에 따른 범위 그리고 패드의 진동 구현이 적용되어 있다. 반면 기본 공격의 타격감은 앞서 언급한 대로 조금 밋밋하다. 날이 있는 무기임에도 베는 건지 두드리는 건지 분간이 잘 안 갈 정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적이 빈틈을 보이는 상태 변화에서 발동되는 강한 공격만큼은 의외의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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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무기 종류 하지만 타격감은?
강한 공격은 몬스터에 따라 일정양의 일반 공격(또는 스킬)이 중첩되면 머리 위에 하얀색과 노란색의 아이콘이 표시되는데 여기서 노란색의 아이콘이 떴을 때 발동할 수 있다. 강한 공격은 날카로운 굉음과 함께 적의 사지를 자르는 신체 훼손 액션이 카메라 시점 확대와 슬로우 액션으로 펼쳐진다. 특히 적들의 검고 지저분한 피와 바닥에 뒹구는 시체에서 느껴지는 스릴감은 밋밋한 평타의 실망감 따윈 잊어버릴 만큼 강렬하다. 참고로 신체 훼손 액션은 게임 설정에 옵션 체크를 통해 연출 유무를 설정할 수 있어 혐오감을 꺼려하는 유저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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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공격으로 베어낼때의 쾌감은 확실히 좋다
여기에 강한 공격의 필요성은 경험치양과도 직결한다. 특히 일반 공격으로 적을 죽일 때와 강한 공격으로 적을 죽일 시에는 최소 2배 이상의 경험치 획득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 강한 공격은 타이밍에 따라 치명적/전설적 절단 등 신체 훼손 액션의 강도에 차이가 있다. 반면 강한 공격은 오로지 개인을 상대로만 발동할 뿐이라 영화처럼 다수의 적을 제압하거나 화려하게 물리치는 재미가 없어 게임이 더 어려워지는 부작용도 초래했다.
답답한 인공지능과 실용성이 거의 없는 스킬
전투는 유저가 직접 움직이는 캐릭터를 제외하고 두 명의 원정대 파티(인공지능)를 구성해 진행된다. 특히 답답하다 못해 화병이 날 정도의 인공지능 수준은 게임이 멀티플레이로 다른 유저 호출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예를 들어 캐릭터가 전력 질주로 너무 앞서 나가면 뒤쫓아오지 못해 이동과 멈춤을 반복하는 일이 잦다. 동료 호출은 스테이지 진입로를 제외하면 별도로 제공하지 않아 불편함을 야기시킨다. 여기에 전투시 방향키를 통해 공격과 방어 키워드로 전술 설정도 가능하지만 사용하는 스킬의 차이만 있을 뿐 전투 스타일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전장에 변화를 주기에도 무리다. 참고로 ‘북부전쟁’ 의 온라인 모드는 인공지능 자리를 다른 유저의 캐릭터가 파티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게임 내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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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헐떡이다 결국 죽었을 때의 스트레스란...
앞서 잠깐 언급한 스킬은 캐릭터 별로 근접/광역/원거리로 나뉜다. 스킬의 대미지는 투자하는 스탯과 착용 가능한 장비 및 무기에 영향을 받으며 종류는 총 24가지다. 하지만 스킬 대부분이 패시브 성향이 강하고 무기 별로 사용도 제한되어 있어 고작 몇 개의 기술만 주로 사용될 뿐이다. 여기에 스킬의 화려함과 성능의 효율도 따져봤을 때 강한 공격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
불편한 장비 수리 시스템과 확장 조차 불가능한 인벤토리
‘북부전쟁’ 은 전투 이외에도 불친절한 시스템이 다수 있다. 장비 수리에 경우 오로지 마을 대장간에서만 가능하며, 전체 수리를 지원하지 않아 총 12종류에 달하는 부위별 장비를 유저가 일일이 클릭해서 수리해야만 한다. 이와 함께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도 같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예를 들어 전투 중 손상/부서진 무기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마을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전투에 열심인 다른 유저(파티원)들의 눈치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무기가 부서진 상태로 전투를 지속하는 고충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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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스킬인데 평범한 느낌이 강하달까?
마지막은 가방 공간(인벤토리)이다. 가방은 장비류와 소모품 아이템을 분류시킨 것은 좋았지만 아이템의 경우 공간이 넉넉지 않고 심지어 확장도 불가능하다. 아이템은 상점 외에도 던전 내에서 위치한 상자나 항아리를 부숴 얻을 수 있으며 종류로는 소모용, 재료용, 보석 아이템으로 나뉜다. 장비류와는 달리 종류의 수가 더 많기 때문에 공간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유저는 조합(제작)을 통해 아이템의 개수를 줄이거나 상점 판매 혹은 버리기 등으로 스스로가 공간 확보의 노하우를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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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않게 자급자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원작 소재의 게임화라면 분명 캐릭터나 세계관 등을 얼마만큼 잘 표현했느냐가 게임의 재미와 직결할 것이다. ‘북부 전쟁’ 은 ‘반지의 제왕’ 세계관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노력이 느껴졌지만 앞서 언급한 전투 부분이나 인공지능 그리고 인터페이스의 아쉬움이 한데 모여 장르가 액션 게임임에도 액션이 미흡하다는 아이러니함만을 남겨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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