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페인 3 싱글 캠페인, 더 불행해진 그이기에 재미도↑
2012.05.25 15:16게임메카 임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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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의 아이콘(?), 맥스페인의 3번째 이야기가 지난 18일 다시 시작되었다
1편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2편에서 다시 찾아온 사랑도 결국 떠나 보낸 불행한 남자. 맥스페인의 3번째 이야기가 지난 18일 다시 시작되었다. PS3, Xbox360으로 발매된 액션 TPS ‘맥스페인 3’ 는 브랑코가(家)의 경호원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 맥스페인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게릴라들의 테러에 의해 잡혀간 인질을 구하고, 그들의 머리에 복수의 총알을 박는 여정을 그린다.
이보다 불행할 수 있을까? 맥스페인의 고생담
‘맥스페인 3’ 시작과 함께 유저는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할 만큼 술에 취해 헛구역질을 하고 바닥에 나뒹구는 주인공 맥스페인과 마주한다. 전작(03년) 이후 9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한심한 그의 모습에 한숨부터 나온 것은 비단 기자만의 심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프롤로그(디스크1)를 진행하고 나면 그의 인생에 측은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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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고, 또 마시고, 전작 이후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독한 주인공 맥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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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행동엔 이유가 있다, 이를 알게된 유저는 측은함을 느낄 것이다
그의 불행의 과정은 이렇다. 게임 시작과 함께 고용주 브랑코가의 파티장에 테러가 발생하고 보스(브랑코)와 보스의 아내가 납치된다. 이 과정에서 간단한 조작과 사격, 그리고 ‘불릿타임’ 을 체험할 수 있다. ‘맥스페인 3’ 는 방향과 타겟팅을 유저 스스로가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므로, 초보자의 경우 익숙해지는 데 어려움이 크다. 여기에 프롤로그에서는 머리를 주로 쏘는 연습도 틈틈이 해둬야 한다. 중반(디스크2) 이후부터는 대다수의 적이 방탄 옷을 입고 등장해 헤드샷이 아니라면 쓰러트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족한 탄약의 수 및 페인 킬러(진통제)도 난이도 상승에 한 몫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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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엄폐를 활용하는 액션 TPS, 중반 이후 난이도가 더 오르니
헤드샷으로
적을 쓰러트리는 연습을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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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역동적인 동작과 다이나믹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불릿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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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뒤, 왼쪽, 오른쪽, '불릿타임' 으로 시간을 지배하자
페인 킬러는 스테이지 곳곳에 비치된 회복형 아이템으로, 적에게 치명상을 당해 쓰러지는 순간 ‘불릿타임’ 과 함께 발동하는 라스트 맨 스탠딩(시스템)에도 사용된다. 라스트 맨 스탠딩은 맥스페인이 적에게 치명상을 당해 쓰러지는 순간, 자동적으로 페인 킬러를 1개 소모(페인 킬러 소지시 발동)해 대응 사격할 수 있는 찬스를 준다. 이때 적을 사살하면 일정량의 체력 회복도 가능하다.
다시 불행의 과정을 설명하자면, 에피소드 중에는 클럽에서 노닥거리는 고용주의 뒤치다꺼리에 지쳐 술로 심신을 달래지만, 취기가 오를 즈음 또 다시 총성과 함께 납치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헬기 위에서 스나이퍼 라이플로 적을 쏘는 미니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전반적으로 게임 내 적들은 인공지능이 높은 편이고, 많은 수가 난입하므로 탄약 장전 타이밍을 파악해 신중히 운용할 필요가 있다. 미니 게임의 존재의의는 탄약 제한 없이 마음껏 사격할 수 있는 유일한 모드라는 점에서 게임 중간중간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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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여유로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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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맥스페인만 등장하면 테러가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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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이란 고생은 다했지만, 에피소드에 따라 눈 앞에서 인질 구출에 실패하기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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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하는 주변 인물 대다수도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이밖에도 돈가방을 전달해주는 과정에서 팔을 저격 당해 반 빈사상태로 움직이기도 한다. 그리고 라울 파소스(동료)에게 깝죽대다 죽은 젊은 놈이 하필 마피아 보스의 아들이라 쫓고 쫓기는 필사의 탈출도 경험하고 도중에 잡혀 생매장을 당할 위기에도 놓인다. 뿐만 아니라 폭발로 무너져가는 건물에서 상처 입은 몸을 이끌고 탈출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지반이 무너져 엉덩방아도 찍는다. 이런 불행의 연속이라면 육두문자가 난무할 법도 하지만, 대인배 맥스페인은 쉽게 거친 말을 내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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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터지고, 부서지는 등 그가 다녀간 흔적도 화려하다
무대를 옮겨도 마찬가지다. 밀림에서는 겨우 인질에 근접했으나 추격전에서 보트의 엔진이 버티지 못해 눈 앞에서 놓치기도 하고, 버스로 군인들을 추격을 따돌리나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해 건물 벽에 정면으로 부딪혀 대자로 뻗기도 한다. 더욱이 인질을 구하기 위해 애쓰지만 대부분은 (눈 앞에서)잔혹하게 죽기 일쑤다. 이만하면 그가 불행을 몰고 온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처럼 뫼비우스의 띠 같은 불행의 연속을 맥스페인은 술로 잊기 위해 애쓴다. 잠깐이라도 게임 속에 들어갈 수 있다면 대신 술잔을 들이켜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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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화 아저씨처럼, 결사의 각오로 머리를 밀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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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불행이 어디 가겠나(...)
일체 로딩 없는 자연스러운 연결, 한 편의 영화가 펼쳐진다
이처럼 생각할수록 안쓰러운 주인공 맥스페인의 고생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유저로 하여금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흡인력과 재미를 선사한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메인 스토리 진행 도중 볼 수 있는 이벤트 영상이다. ‘맥스 페인 3’ 의 이벤트 영상은 실제 게임 플레이와 이질감 없이 연결된다. 여기에 게임 화면에는 로딩 표시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는 게임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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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페인의 독백 및 특정 단어가 게임 화면에 노출되는 독특한 연출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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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막 한글화가 아니기에, 이 모든게 소귀에 경읽기
일부 유저들 중에는 이벤트와 게임 플레이에 구분을 두지 않는건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맥스페인 3’ 의 뛰어난 그래픽을 감안한다면 수긍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얼굴을 비롯해 움직임 및 동작 하나하나에도 공들인 흔적이 상당하다. 특히 놀라웠던 점은 주름과 팔뚝의 힘줄 표현이다. 주름의 경우 세간에서 말하길, 사람 인생의 아름다운 흔적이라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 말마따나 죽음을 항상 가까이에 둔 맥스페인의 고뇌와 갈등 그리고 결심이 표정을 통해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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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하나 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하는 게임들이 많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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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모델링과 모션 연출에 있어서는 '맥스페인 3' 가 단연 최고다
팔뚝의 힘줄 표현 역시 이하동문이다. 사실 그래픽이 좋다는 설명을 글만으로 설명하긴 한계가 있다. 단순하게 유저 자신의 팔뚝 힘줄을 이벤트 영상 속 맥스페인과 비교해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갈 것이다. 이 밖에 광원 효과 및 질감 표현에 있어서도 유저들의 보는 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블루홀 스튜디오의 ‘테라’ 나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 보다 뛰어난 부분이 여럿 있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장점들이 한대 모여 있는 이벤트 영상의 퀄리티가 드라마 혹은 영화를 지향하는 ‘맥스페인 3’ 의 재미를 높여주는 순기능으로 작용한다. 먹기 좋은 떡(그래픽)이 맛도 좋다는 게 적당한 비유일 것이다.
순간의 멋짐일 뿐, 전작보다 크게 발전되지 못한 액션
‘맥스페인 3’ 의 액션은 여타 TPS 게임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엄폐를 사용해 쏘고 피하는 방식, 시리즈 전통의 ‘불릿타임’ 을 활용해 앞으로 혹은 뒤로 몸을 날려 적을 사격하는 액션은 역동적이고 보다 사실적인 느낌도 주지만, 전작으로부터 무려 9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 더 이상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진 못한다. 그나마 피할 새도 없이 정면으로 돌진해오는 차량의 운전수를 쏘거나 적의 배로 점프(하이잭)하면서 아래 적들을 청소하는 등 게임 플레이 도중 이벤트 액션을 다수 넣어 극적인 장면이 되도록 연출한 부분은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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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TPS 게임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뛰어난 그래픽이 충실히 커버해준다
시리즈 최초로 도입된 ‘파이널 킬’ 은 호불호가 갈린다. ‘파이널 킬’ 은 날아가는 탄환이 해당 부위에 맞아 피 범벅으로 살해되는 적들의 모습이 슬로우 연출로 펼쳐진다. 탄도의 궤도와 날아가는 속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느와르 액션의 잔혹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하지만 최근 같은 시스템을 채용해 발매한 리벨리언의 ‘스나이퍼 엘리트 V2’ 의 페이탈리티(탄환이 뼈를 관통하면서 으깨지고 뚫리는 장면이 그대로 보임)액션이 훨씬 자극적이다. 물론 ‘맥스페인 3’ 가 잔인성을 어필하는 게임이 아니란 점에서 수위를 조절했을 테지만, 단순히 피범벅으로 살해되는 적의 모습만 반복되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자니 결국 순간적인 멋짐일 뿐, 지속적으로 재미를 느끼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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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 조작을 통해 아주 천천히 '파이널 킬' 연출을 감상할 수 있다
스토리와 액션에 온 신경을 쓴 나머지, 놓치고만 요소들
‘맥스페인 3’ 의 정식 발매는 그 하나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지만, 기대했던 한글화의 부재는 너무 뼈아프다. 메인 스토리 내내 맥스페인의 독백(스토리 부연 설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스테이지 목표를 설명하기도 한다. 근데 이게 다 영어다. 이를 파악하지 못해 특정 오브젝트를 작동하지 못하고, 탈출에 실패해 게임 오버를 당하는 일도 생긴다. 흥미로운 그의 이야기(불행)를 많은 유저들이 한글로 감정 이입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웃음).
특정 위치에서만 플레이 기록이 저장되는 체크 포인트(자동 저장 지점)도 불편하다. ‘맥스페인 3’ 는 자동 세이브방식을 채택해 특정 위치에 이르지 못하고 게임 오버를 맞을 경우, 처음 시작했던 위치에서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난이도 높은 액션 게임에서 죽으면 다시 처음부터 나아가야 하는 부담은 초보자들이 패드에서 손을 놓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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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포인트 앞에서 게임오버를 당해 좌절감을 맛보는 일은 비일비재
이 밖에 스테이지의 규모와 퀄리티는 마치 오픈 월드를 방불케 하지만, 실상은 외길 방식의 진행이라 맥이 빠진다. 맥스페인은 메인 스토리를 따라 클럽, 호텔, 크루즈선, 빌딩, 오피스텔 등 다양한 장소를 넘나든다. 진행 중에는 각종 문이 있고 넘을 수 있을 만한 오브젝트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단순히 엄폐물이거나 장식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빚 좋은 개살구가 따로 없다는 실망감만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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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월드에 버금가는 크기, 하지만 실상은 외길 방식! 빚 좋은 개살구가 따로
없다
나쁜 남자가 좋다면, ‘맥스페인 3’ 불릿타임 속으로 뛰어들어라
‘맥스페인 3’ 는 전형적인 나쁜 남자 같은 게임이다.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에게 쌀쌀맞은 높은 난이도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게 만드는 체크 포인트가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엔딩까지 게임 패드를 놓지 못하게 하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 리뷰를 시작하면서 언급했듯이 주인공 맥스페인이 겪는 불행과 고통의 강도와 그 끝(엔딩)이 보고 싶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불행지수가 게임의 재미에 큰 기여를 하고 있어, 한번쯤 들여다 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