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2004 기대작 ⑧] 시공간을 조작하는 고양이와 돼지들의 모험(블링스 2 배틀 오브 타임 앤 스페이스)
2004.11.25 14:14게임메카 송찬용
‘시간을 조작한다’는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설정과 액션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블링스의 속편 블링스 2가 발매를 앞두고 있다. 시리즈 속편에 해당하는 블링스 2는 핵심인 시간조작을 비롯해 각종 게임 시스템이 대폭 개량된 것이 특징. 어떤 재미있는 요소들로 무장한 채 발매를 기다리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 참고로 이 기사에 사용된 스크린샷 중 일부는 먼저 발매된(11월 18일) 일본판의 것을 사용했으니 착오없으시기 바랍니다. 국내에 발매되는 블링스 2는 미국판을 기준으로 발매됩니다.
타임 스위퍼 VS 탐탐단
플레이어는 전세계의 시간을 관장하는 타임 팩토리에 갑작스레 발생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다. 타임 스위퍼로서 타임 컨트롤(시간 조작)을 구사하면서 다양한 난관을 해결해가야 하는 것. 여기까지야 전작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놀랍게도 이번 블링스 2에서는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플레이어가 타임 스위퍼의 숙적인 시간 도둑 탐탐단이 되어 각종 잠입 미션을 맛볼 수도 있다. 탐탐단의 특수능력인 스페이스 컨트롤(공간 조작)을 적절히 활용해 목표로 하고 있는 ‘보물’을 찾아야 하는 것. 귀여운 고양이들로 구성된 타임 스위퍼. 앙증맞은 돼지들로 구성된 탐탐단. 블링스 2에서 플레이어는 이 두 세력을 모두 맛볼 수 있다.
▲ 타임 스위퍼, 탐탐단 모두 4인 1팀을 이루고 있다 |
▲ 견원지간이란 말을 들어봤어도 묘돈지간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 |
▲ 고양이와 돼지. 이들의 대결이 시작된다 |
시간 조작 VS 공간 조작
비디오
리모콘을 조작하는 것처럼 주위 시간을 슬로우, 일시정지, 앞으로 감기, 뒤로 감기,
녹화 등등 다양하게 조작할 수 있는 타임 스위퍼들. 시간 청소기로 빨아들인 잡동사니들을
적에게 발사해 싸운다.
반면 공간 조작이 특기인 탐탐단은 땅 속에 숨는 서브 스페이스 다이브나 가까운 거리로 순간이동할 수 있는 워프 터널 등의 기술을 사용한다. 숙적 타임 스위퍼들의 감시를 피해 널려 있는 보물들을 탈취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다.
▲ 시간 조작을 적절히 사용해 적과 함정을 돌파하자 |
블링스
2 플레이 체험기
대략적인 특징은 앞서 살펴봤고 여기서부터는 블링스 2를 실제로 플레이해본 느낌과 소감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글을 풀어갈까 한다. 이를테면 체험기쯤 될까? 코너가 프리뷰기 때문에 가급적 주관적인 판단이나 비평은 자제하고 처음 접했을 때 드는 생각을 위주로 설명하겠지만, 그래도 실제 플레이해보고 쓰는 글이라 리뷰성 내용이 다소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양해를 바란다.
서양풍의 일본 게임
패키지
분위기나 캐릭터성 등 얼핏 보면 서양풍 게임으로 보이는 블링스 2.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블링스 2는 일본 게임이다. 좀 더 시장이 넓은 미국와 유럽에서의 판매를
고려해서 이렇게 만들어진 것. 따라서 미국 게임보다 일본 게임을 좋아하는 국내
게이머들에게도 블링스 2는 적합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겉모습은 서양풍이지만
게임의 구성이나 플레이 방식 등은 아기자기한 스타일의 일본 게임이므로 선입견에
혹하지 말고 일단 플레이해보길 권한다.
▲ 이렇게 귀여운 녀석들이 등장한다 |
속편이지만 전작을 해볼 필요는 없다
속편
게임의 경우 전작을 플레이해보지 않았다면 흥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블링스 2에는 전혀 그런 요소가 없다. 사실 필자 역시 이 기사를 위해 블링스
2를 해보기 전까지는 전작을 플레이해본 적이 없다(블링스 2를 먼저 플레이하고 현재
블링스를 하고 있는 중).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다.
물론 전작을 즐겨본 사람들은 속편을 플레이함에 있어 조작이 금방 익숙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블링스 2는 튜토리얼도 친절하게 준비하고 있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조작법을 완벽하게 배울 수 있다. 굳이 매뉴얼을 보지 않아도 튜토리얼을 통해 조작법을 배울 수 있을 정도.
▲ 튜토리얼을 통해 기본 조작을 모두 배울 수 있다. 또한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요소요소에 힌트가 나오므로 퍼즐 풀기 등에 자신이 없는 게이머라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으로 나만의 고양이를
만들자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일단 플레이어의 분신이 될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블링스 2에서는 이 캐릭터를 아주 자세한 설정을 통해 만들 수
있다. 어떤 의미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최고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 Xbox의 히트작 중 하나인 탑스핀 역시 세밀한 설정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큰 장점이 있었지만, 블링스 2는 탑스핀보다 더 자세한 설정이 가능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베이스 모델과 극단적으로 다른 캐릭터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 초거대 비만 고양이를 만들고 싶었는데….
▲ 팽대한 커스터마이즈 모드 중 일부분. 고양이의 특징 중 하나인 귀의 길이만 봐도 이렇게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
퍼즐과 액션의 재미가 가득한 게임
블링스
2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퍼즐을 풀면서 스토리를 진행시켜 가는 액션 게임이지만,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이디어가 곳곳에 넘쳐난다. 예를 들어 적을 공격하고자
할 때는 그 주변에 굴러다니는 오브젝트를 자기가 갖고 있는 청소기로 빨아들여 탄환으로
만든 후 그걸 발사해 상대를 공격하는 형식이 그것. 빨아들인 오브젝트가 폭탄이었다면
일정거리를 날아간 후 폭발하고, 로켓탄이었다면 빠른 속도로 타깃을 향해 날아간다.
이 시스템은 지금까지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액션이며 이런 아이디어가 블링스
2의 액션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 주변에 위치한 오브젝트를 빨아들여 공격한다는 참신한 설정. 폭력성도 높지 않아 어린이가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
이와 더불어 시간 조작이라는 개념도 재미를 배가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시간 조작이란 시간을 멈추거나 되돌린다는 개념인데, 예를 들어 적의 공격에 당해 죽기 일보직전이라면 시간정지를 작동시켜 그 사이에 안전한 곳으로 도망칠 수 있고 아예 그 상대를 먼저 공격해 애초부터 위험하지 않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시간을 되돌림으로써 이미 무너져버린 다리를 멀쩡한 상태로 되돌려 건너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시간 조작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퍼즐 풀기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영웅과 악당, 당신의 선택은 어느 쪽?
블링스
2의 매뉴얼을 보면 도중에 페이지가 아래, 위로 반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어라? 이거 제작과정의 실수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블링스 2의 매뉴얼은
앞쪽 절반이 주역인 타임 스위퍼 시점의 조작 매뉴얼이고 뒤쪽 절반이 상대측인 탐탐단
시점의 조작 매뉴얼이기 때문이다. 즉, 매뉴얼을 앞쪽부터 읽으면 타임 스위퍼의
조작설명을, 뒤집어 읽으면 탐탐단의 조작설명을 볼 수 있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무엇 때문일까? 앞서 설명했듯 블링스 2에서는 타임 스위퍼뿐만 아니라 탐탐단도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인용 스토리 모드의 경우 타임 스위처 측과 탐탐단 측의 두 개의 시점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블링스 2의 최대 특징인 시간 조작과 공간 조작이 각각 타임 스위퍼와 탐탄단의 전용 능력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조작하는 캐릭터가 다르다는 것 이외에도 전혀 다른 공략법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밖에도 협력 플레이를 전제로 하는 2인용 스토리 모드와 최대 4명까지 대전을 벌일 수 있는 VS 모드 등 다양한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2인용 플레이가 상당히 독특한데, 단순히 2명이 함께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은 청소기를 담당하고 다른 한 명은 시간 조작(공간 조작)을 담당하는 등 역할을 분담해서 플레이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 이런 방식이 채용됨에 따라 ‘단순히 2명이 즐길 수 있는 모드’가 아니라 ‘진정한 협력 플레이’라는 새로운 게임 방식이 만들어져 게임의 재미를 더욱 넓히고 있다.
▲ 타임 스위퍼로 시작하는 스토리 모드를 어느 정도 진행하면 드디어 탐탐단이 등장한다 |
▲ 스토리 모드를 1인용으로 진행할지 2인용으로 진행할지 고르는 화면 |
전체적으로 보면…
조작성도
좋고 숨겨진 요소도 풍부하며 다양한 플레이 방법을 플레이어 스스로가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경쟁기종인 PS2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대로 된 액션게임이 부족한
Xbox에 있어서 블링스 2는 오랜만에 발매된 값진 액션 타이틀. 하지만 액션 부분이
의외로 난이도가 높고 효과음이나 그래픽 효과 등이 약간 빈약하다는 점, 이동 스피드가
느리다는 점 등은 조금 아쉽다 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즐기는 스토리 모드를 두 명이 협력 플레이를 통해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메리트다. 가족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어도 익숙해지기까지에 시간이 걸리므로 그 사이에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 그러나 블링스 2로 2인용 모드를 진행하면 게임을 잘 하는 자기가 대부분의 조작을 맡고 가족에게는 서포트를 맡기면 되니 두 사람 모두 재미를 만끽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게임을 잘 못하거나 처음 접하는 이성 혹은 동성 친구, 부모님이나 형제, 자식이나 조카 등과 함께 2인용 스토리 모드를 즐긴다면 새로운 게이머로 끌어들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
▲ 일단 한 번 해보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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