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성장, 계승, 유전 이것이 바로 일본식 판타지 라이프(베르아일)
2005.01.29 10:55게임메카 박진호
현재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 온라인게임 베르아일은 스퀘어에닉스가 서비스했던 온라인게임 ‘뎁스판타지아’ 개발을 담당했던 개발스튜디오 ‘헤드락’과 TRPG와 트레이딩 카드게임(이하 TCG)을 주로 개발해왔던 ORG가 공동으로 기획과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작품이다.
뎁스판타지아의 개발전력 때문인지 아니면 파이널판타지XI 온라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현재까지 공개된 베르아일의 모습에서는 스퀘어에닉스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있다. 하지만 베르아일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나름대로 탄생, 성장, 계승, 유전, 죽음 등 실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들의 간접체험과 함께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베르아일만의 판타지 라이프를 제공해 기존 온라인게임과는 차별점을 두고 있다.
▲온라인에 펼쳐지는 또 다른 인생
베르아일의 세계는 일정한 모습을 갖고 있는 정형화된 세계라기보다는 항상 모습을 변화해 나가는 비정형화된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시간이나 계절에 따라 게임내 환경이 변화하는 시스템은 다른 MMORPG에서도 선보인 바 있기 때문에 베르아일만의 특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일련의 환경변화로 인해 주문의 효과가 변화한다든가 특정한 계절에만 수확이나 채집할 수 있는 특산물과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는 몬스터의 회유현상 등은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환경과 인생의 변화가 현실을 방불케 하는 베르아일. 모자란 점도 있지만 기존 일본 온라인게임과는 차별화된다 |
이런 시간과 계절의 흐름에 따른 베르아일의 변화는 필드의 변화, 아이템의 변화, 연령에 따른 캐릭터 모델의 변화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간이나 계절에 의해 변화되는 필드는 해당 필드에 따라 배치된 몬스터의 종류와 성격이 변화하며 다양한 화초와 수목은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이번 변화 때문에 베르아일에 등장하는 식료품 등의 아이템에는 신선도, 숙성도가 존재한다. 즉 빵, 과일 등 유통기한의 영향을 받는 아이템은 시간이 지나면 부패해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 와인, 치즈 등의 발효 또는 숙성이 필요한 아이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와 가치가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
개념은 약간 다르지만 이런 시스템은 플레이어 캐릭터에게도 적용된다
모험가의 일생을 그리고 있는 베르아일은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모든 과정을 그려내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아이에서 노인까지 인생 전반에 걸친 다양한 시기를 간접체험하게 된다. 각 연령별 캐릭터의 성장도는 패러미터에 따라 차이가 생기며 이에 따라 할 수 있는 일도 변화한다. 유년시절에는 학교 등의 시설을 이용하면서 친구를 만들고 능력치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하며 어느 정도 성장해 청년층이 되면 결혼상대자를 찾고 결혼한 이후에는 아이를 낳고 길러야 한다. 또 노년기로 접어들게 되면 몸이 약해지기 때문에 병원에 다녀야 한다.
결혼은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18세 이상이 되어야 가능하며 결혼을 하게 되면 별도의 산부인과 시설을 통해 자녀를 만들 수 있다. 자녀는 캐릭터 작성 승인 후 게임 내 시간으로 1년이 지나면 태어나며 이 새로운 캐릭터는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게 된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죽음. 베르아일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속 캐릭터로 색다른 인생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 |
결국 좋은 유전자를 가진 남녀가 결혼해 낳은 아이는 부모보다 더 좋은 캐릭터로 성장해 나갈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배가 고프다고 아무거나 먹지 말자
베르아일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공복도를 들 수 있다. 공복도는 말 그대로 배고픔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베르아일의 모든 캐릭터는 거리 밖 필드에서 일정시간을 보내면 허기를 느끼게 되고 이는 작게는 공격력에서부터 심하게는 캐릭터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등 HP 패러미터와 함께 캐릭터의 생존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베르아일이 채용하고 있는 시스템은 모두 밀접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공복도와 중량, HP가 대표적! |
공복도의 감소율을 플레이어가 위치하고 있는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성이나 마을과 같은 비전투지역 또는 비전투상황 그리고 태양의 영향을 받게 되는 낮에는 공복도 감소율이 낮으며 사막이나 지하감옥 등의 전투지역이나 던전 그리고 밤과 전투상황에는 공복도 감소율이 높아진다. 비전투지역이나 비전투상황에서의 공복도 감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전투지역이나 전투상황에서는 공복도의 감소가 줄어드는 HP의 회복만큼이나 신경쓰이게 되므로 플레이어는 수시로 캐릭터의 공복도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공복도는 음식을 먹으면 자연히 회복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항상 인벤토리에 음식물을 휴대해야만 한다. 하지만 모든 음식물을 먹는다고 체력과 공복도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앞서 설명했듯이 베르아일에는 신선도와 숙성도가 존재해 플레이어는 음식을 챙길 때 유통기한이 언제까지인지와 음식을 먹기 전 음식의 부패여부를 확인해야하는 센스(!)를 발휘해야만 한다.
▲신선도를
확인하고 물건을 구입해 취식하는 센스를 발휘하자
어떻게 보면 이런 일련의 과정이 여러 시스템을 신경 써야만 하는 MMORPG에 있어서는 불편한 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완벽한 판타지 라이프를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것도 하나의 컨텐츠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현재 베타테스터들이 오래 숙성된 와인과 치즈를 고가에 거래하고 있다. 새로운 돈 벌이가 되지 않을까?).
▲새로운 변수, 장비중량과 내구도
베르아일에 등장하는 무기 및 방어구에는 중량과 내구도의 개념이 존재하며 이는 전투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
내구도는 기존 MMORPG에서 등장했던 내구도와 같은 개념으로 내구력이 0이 된 아이템은 수리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며 공격용 아이템은 사용불능, 방어용 아이템은 바로 소멸하게 된다. 아이템의 내구력은 공수 대미지의 강도에 따라 달라지며 무기의 경우는 연속공격이나 공격용 스킬을 사용하게 될 경우 추가로 내구력이 더 소모된다. 결국 캐릭터가 공격적인 성향으로 전투에 임할수록 내구력 소모 폭은 증가하게 된다.
이런 내구도의 개념은 자원채취아이템과 생산아이템에도 적용돼 생산시스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같은 미스릴이라 해도 어느 정도의 내구력을 가지고 있는 미스릴인가에 따라 생산되는 아이템의 내구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생산스킬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라면 자원채취 후 재료의 내구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게임 내 등장하는 모든 아이템은 저마다의 내구도와 중량을 가지고 있다. 이는 뒤에서 설명할 인컴브란스라는 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이와는 반대로 장비중량은 공복도과 공격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각 무기와 방어구에는 각각의 장비중량이 존재해 중량별로 경장비, 중(中)장비, 중(重)장비 등 세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장비중량은 무기, 방어구에 따라 따로 측정되지만 적용될 때는 부위별 중량이 아닌 전체 중량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항상 전투 전에 장비중량을 체크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장비중량이 높아질 수록 매뉴얼 공격모드에서의 연속공격 횟수는 점점 줄어들게 된다. 경장비나 중(中)장비의 경우에는 공격 타이밍에 따라 최대 3회까지 연속공격을 펼칠 수 있지만 중(重)장비 이상이 되면 연속공격 횟수가 2회 미만으로 줄어들고 공격속도가 느려진다.
결국 적은 대미지로 연속 공격할 것인가 아니면 높은 대미지로 단발 공격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이는 전투뿐만 아니라 대미지에 따라 줄어드는 내구도와 이를 휴대하고 다녀야 할 캐릭터의 공복도와 또 다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또 이 장비중량은 인컴브란스라는 중량과 용적을 표시해 주는 시스템과 연관돼 캐릭터가 자신의 체력이 허용하는 인컴브란스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아이템을 소지하게 되면 무게로 인해 이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느리게 움직이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이동이 불가능해져 소지한 아이템 중 일부를 버려야만 하는 사태도 발생하게 될 것이다.
▲소지품의 중량합계가 허용 중량을 초과하게 되면 캐릭터는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해결방법은 오로지 파티를 결성할 때 주어지는 웨건 뿐이다 |
파티를 결성하면 운용할 수 있게 되는 웨건을 통해 캐릭터의 인컴브란스를 해결할 수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는 없을 듯 하다.
살펴봤듯이 베르아일은 겉모습은 파이널판타지 XI와, 내부구성요소는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마비노기와 상당히 닮아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아일은 이와 관련된 컨텐츠를 베르아일만의 특징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베르아일이 보여주고 있는 가능성은 현재 서비스 중인 일본 온라인게임 중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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