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즐기는 대항해시대는?(북천항해기)
2005.05.23 15:28게임메카 박진호
최근 게임업계에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대항해시대’. 전투와 레벨업, 아이템 파밍 등 게임에 필요한 일련의 과정이 천편일률적인 기존 MMORPG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기 위해 온라인게임시장은 커다란 판타지 대륙을 버리고 드넓은 바다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도 게임용량의 큰 제한이 없는 온라인게임에서나 가능했던 것. 용량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의 제한 등 외부적인 제반사항이 큰 모바일게임에서는 그림의 떡이었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는 말이다.
▲하드웨어의 발전은 장르의 다양화를 불러온다
자연색에 가까운 액정화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내부용량, 편리한 조작계, 게임전용 휴대폰, 모바일게임용 3D엔진 국내개발, 쾌적한 모바일게임 개발환경 마련 등 용량, 하드웨어의 제한 등 그동안 문제시 돼 왔던 외부적인 제반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게임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게임장르도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대항해시대’와 같은 바다를 무대로 한 무역중심의 RPG도 예외는 아니다.
지오스큐브에서 개발한 해상무역게임 ‘북천항해기’는 대항해시대를 모티브로 한 모바일게임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을 수 있다.
플레이어가 직접 아버지의 숨겨둔 빚으로 인해 갈리아 상단의 배를 타게 된 마르틴이 되어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황금섬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무역과 전투를 하게 된다는 내용을 가지고 있는 북천항해기는 비록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다른 플랫폼의 게임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모바일게임의 장르다양화라는 점에 있어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모바일의 벽을 넘어라
북천항해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개성 넘치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시나리오의 흐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비록 주인공은 정해져 있지만 주변에 등장하는 개성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무역과 전쟁만으로 삭막해질 수 있는 게임을 유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북천항해기는 게임에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모든 게임내용을 100% 사실만으로 구성할 수는 없겠지만 18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캐릭터들의 복식은 물론 등장인물 중에 베링해협의 최초 발견자인 비투스 베링과 같은 실존 인물들을 등장시켜 게임내용이 단순한 판타지가 아닌 하나의 역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외에도 북천항해기는 모바일게임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넓은 맵을 적은 용량으로 구현해내고 있다. 북천항해기는 430Kb정도의 용량을 가지고 있다. 최근 발매되는 모바일RPG에 비한다면 430Kb는 그렇게 크지 않은 용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북천항해기는 작은 용량에도 불구하고 40개가 넘는 항구뿐만 아니라 항구를 가기 위한 넓은 바다를 등장시켰으며 바다마다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맵타일을 사용하고 있다. |
▲교역과 전투는 게임의 핵심
싸게 구입해서 비싸게 파는 것이 교역의 기본원칙이라는 것은 굳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해상무역게임을 표방하는 북천항해기에서 이런 교역시스템은 RPG에 있어 전투시스템만큼이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주로 교역할 품목을 찾아 다른 항구에 비싸게 파는 것이 중요한 교역시스템. 이론은 간단하지만 어디에서 어떤 물품이 싸게 판매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디서 비싸게 팔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북천항해기는 이런 교역의 기본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수요와 공급에 대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까지 플레이어에게 강요하고 있다. 파는 물건의 개수가 늘어날 때마다 공급물품의 가격을 5%씩 깎는 공급과잉에 대한 물가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물건을 단순히 가져다 파는 것만이 아닌 경제의 흐름을 읽어내 플레이어를 진정한 거상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북천항해기의 진정한 목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역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해적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북천항해기의 전투시스템과 연관된다. 18세기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바로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였다. 북천항해기도 그런 18세기 유럽의 법칙은 그대로 따르고 있어 자신의 물품 또는 돈을 노리는 해적선은 물론 주인공이 소속돼 있는 갈리아 상단과 뜻을 다르게 하는 상단들은 공격의 대상이 된다. 이런 해적 또는 적대적인 상단과의 전투에서 자신과 상단을 보호해내려면 소유하고 있는 배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전투를 위한 전략적인 사고방식도 필요하다. 북천항해기는 최고의 전략성을 요구하는 핵사맵을 이용해 해상전을 구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잦은 해상전을 피하기 위해 일종의 미션형식으로 육상전도 제공하고 있다. 또 천편일률적으로 전투모드가 진행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두 모드의 진행방식에 차별화를 두고 있다. 북천항해기는 전체적으로 대항해시대를 벤치마킹해 개발한 모바일게임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게 한다. 향해무역게임의 효시가 대항해시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북천항해기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대항해시대의 느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부이긴 하지만 사실적인 게임내용, 공급과잉에 대한 수요공급 변동률을 적용한 교역시스템, 전략성을 살린 전투시스템, 깔끔한 일러스트 등을 통해 북천항해기가 대항해시대의 그림자를 벗어나려고 하는 점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
다른 플랫폼에 비해 여러 제약이 많은 모바일게임이고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는데도 힘에 부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북천항해기의 등장은 쉽지 만은 않았을 것이다. 장르의 다양화, 항해무역게임의 모바일화 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북천항해기.
아직 KTF에서만 서비스될 예정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만은 않지만 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게임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북천항해기의 등장을 단순히 대항해시대의 모바일게임 아류로 치부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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