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거 전자사전도 돼!(터치 딕셔너리)
2005.10.20 18:07게임메카 안정빈
동영상 관람부터 음악감상, 그리고 인터넷 검색까지. 애당초 ‘집밖에서 들고 다니는 게임기’의 역할에 그쳤던 휴대용게임기가 점차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만능기기로 변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좋은 게임’이 아닌 ‘다양한 기능’을 보고 휴대용게임기의 구입을 결정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가기라도 하는 듯 대원C&A에서는 NDS를 사용한 전자사전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예약 주문이 너무 많아서 발매일을 한 달 가까이 미룬 터치 딕셔너리 |
진짜 사전을 옮겨 놓은 자료
전자사전이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많은 양의 표제어와 어휘의 수, 그리고 사전의 종류다. 물론 단순히 숫자만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검색한 단어에 대한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자세한 설명과 예문 등이 갖춰져야 비로소 하나의 전자사전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터치 딕셔너리는 YBM과 민중서적의 5가지 사전(한영, 영한, 한일, 일한, 국어)의 내용을 수록함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단어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있다 |
필자가 직접 단어들을 검색해 본 결과 국어사전을 제외한 다른 모든 부분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을 보여줬다. 단, 국어사전은 몇몇 한자어의 명사형 단어를 넣지 않는 등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유수(有數)라는 단어를 찾았을 경우 형용사인 유수하다만 나오고 명사형인 유수는 나오지 않는 식이다.
물론 극소수의 단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훌륭한 검색결과를 보여줬다.
터치&듀얼스크린을 100% 활용하라!
NDS의 장점은 듀얼스크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단의 스크린은 터치스크린의 역할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화면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입력이 가능하다.
이런 NDS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 바로 터치 딕셔너리다. 먼저 아래쪽 스크린에는 입력을 위한 문자표가 준비되어 있다. 이것을 클릭하여 찾고자 하는 단어를 입력하면 원하는 내용이 상단의 스크린에 표시된다. 게다가 이 문자표는 사전의 종류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복잡한 키 배열을 외우지 않더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이 문자표는 특히 일본어를 입력할 때 매우 편하다.기존의 전자사전이 로마자 형식을 따르는데 반해 터치 딕셔너리에서는 문자표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단어를 입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단부의 남는 공간에는 유사어와 이전 검색목록, 자주 찾는 단어를 입력해 놓는 단어장 등이 있어서 원하는 단어를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터치스크린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키패드와 버튼을 사용한 검색도 가능하다.
다양한 기능
휴대용게임기라는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해서일까? 터치 딕셔너리에는 검색조건이외에도 재미난 기능이 숨겨져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검색어로 파랑, 빨강 등을 입력하면 검색결과와 함께 검색창의 배경색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개, 고양이 등의 단어를 찾으면 이후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양한 동물들의 소리가 나오는 등 지루한 사전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계산기 기능도 있지만, 워낙 당연한(?) 내용이라 다루지 않았다 |
이미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NDS만큼 전자사전이 되기에 적합한 휴대용게임기가 없다. 상단과 하단에 각각 하나씩의 스크린이 달려있는데다가 밑의 스크린은 터치스크린의 기능까지 겸한다. 그리고 경쟁모델인 PSP에 비해서 배터리의 지속시간도 1.5배 이상 길다. 이러한 상황에서 NDS로 전자사전이 나온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이러한 장점이 갖춰진 만큼 터치 딕셔너리의 성능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단어의 검색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에 전자사전 특유의 답답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검색 속도 하나는 정말 빠르다. 입력하는 것과 동시에 글이 뜬다! |
물론 장점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용량의 문제로 음성지원을 뺀 것과 어휘의 업데이트가 불가능 하다는 것 등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NDS의 크기와 무게 때문에 주머니 등에 넣고 다닐 수 없다는 것 역시 큰 단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단점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터치 딕셔너리는 충분히 구매할 값어치가 있는 물건이다. 특히 이미 NDS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전자사전을 구입하려는 유저라면 이 이상의 선택은 없을듯하다.
보너스 - 왜 터치 딕셔너리가 이만큼
팔렸을까?
애당초 물량이 남으리라고 예상했던 터치 딕셔너리는 예약 판매에 내놓은 1500개가 모두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단순히 전자사전이라는 기능을 추가한 것뿐인데 왜 이만큼의 인기를 누린 것일까?
필자의 상상에 따르면 그 이유는 터치 딕셔너리의 진정한 기능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핑계의 수단’이다. 국내 실정상 NDS를 구입한다고 할 때 한 번에 OK사인을 내려줄 부모님은 거의 없다. 이럴 때 ‘엄마 이거 전자사전도 돼’ 라는 말을 넌지시 띄워주는 것이다. 더불어 ‘이거 사주면 공부 열심히 할께’라는 말까지 포함시킨다면 이미 NDS를 구입한 것과 다름없다.
▲이것이 바로 문제의 합본 세트! |
게다가 어디 이것뿐인가? 전자사전의 기능이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면 수업시간이나 회사에서도 NDS를 당당히 꺼내놓을 수 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전자사전’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추측이긴 하지만 터치 딕셔너리의 예약과 더불어 NDS의 판매고가 부쩍 올라갔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아마도 십중팔구는 이러한 이유로 터치 딕셔너리를 원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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