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둘째 주 weekly 온라인게임
2006.03.11 09:15프리라이터 안정빈
3월 2일, 해외온라인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감마니아 코리아에서 진행 중인 에버퀘스트 2의 국내서비스가 3월 30일부로 종료된다는 것. 물론 온라인게임도 일종의 사업이니만큼 장사가 되지 않으면 서비스를 중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허나 그 대상이 또 다시 '높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지만 국내흥행에만 부진한‘ 해외온라인게임이 됐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 게임성이 모자라서 망했다면 이해가 되는데… |
새봄의 밝은 이미지와는 조금 어긋나버린 다소 우울한 기분으로 3월 둘째 주의 위클리 온라인을 시작해 보겠다.
▲ 물론 분위기를 밝게 전환해줄(?) 캐주얼게임도 '두 가지‘나 준비돼있다 |
에버 가의 저주?
서두에서도
밝혔지만 이번 주 최고의 화제는 에버퀘스트의 서비스 종료에 관련된 뉴스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저가 눈치 채고 있었듯이 사실 상 에버퀘스트 2의 몰락은 예정된 것이었다.
2000년 초, 에버퀘스트가 NC소프트에서 높은 수준의 한글화와 버그수정을 거친 후에 제공됐는데도 불구하고 2년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것을 기억하는가? 반면, 에버퀘스트 2는 오픈베타테스트부터 퀘스트의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미숙한 한글화와 일관성 없는 홍보, 잦은 버그 등에 시달렸다.
▲ 할 말 없는 한글화 |
▲ 전작은 한글화가 ‘훌륭한’ 수준이었지만 시기를 잘못만나 국내 흥행에 실패했다 |
게다가 굳이 이와 같은 이유가 아니더라도 드넓은 세계관과 다양한(복잡한) 시스템 자체가 ?국내 유저들의 진입을 철저히 막고 있었으니 오히려 성공하는 게 이상했던 셈이다.
국내게임은 단순하고, 해외게임은 복잡해서
싫고?
그런데 저런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것이 뭐가 아쉽냐고?
한때 국내에 비슷비슷한 온라인게임이 나올 때마다 유저들이 입을 모아 하는 소리가
있었다. ‘해외 온라인게임에서 좀 배워라’는 말이다.
▲ 한창 이런 게임이 쏟아지던 시절의 이야기다 |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에버퀘스트와 애쉬론즈 콜,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등 해외 유명 온라인게임은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아직까지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의 경우 업계에서는 ‘희귀종’으로 불릴 정도다. 물론 부족한 한글화와 잦은 버그 등 문제점도 많았지만 이 역시 게임의 흥행을 막는 직접적인 요소라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 희귀종 |
▲ 이쯤 되면 해외온라인게임 치고는 ‘이단아’다 |
결국 눈은 해외온라인게임의 ‘퀄리티’에 맞추면서도 정작 즐기는 게임은 ‘손에 익은 단순한 국내게임’인 셈이다. 또한 그렇게 되다보니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역시 ‘비슷비슷한 종류의 온라인게임’만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복잡한 게임은 좋고 단순한 게임은 나쁘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할 생각은 아니다. 유저들 중에는 ‘게임은 단순한 여가활동’으로 여기며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게임만을 찾는 사람도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국내게임의 퀄리티에 대해 그렇게나 비판을 하는 유저들이 정작 높은 퀄리티의 온라인게임을 완벽히 외면한다는 것은 어딘가 모순된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단순히 모든 것을 ‘미숙한 퍼블리셔’ 탓으로만 돌리기 전에 유저들 스스로가 한번쯤 생각해보고 넘어갈 문제가 아닐까한다.
▲ 물론 퍼블리싱을 맡은 업체도 신경을 써야한다. ‘완벽에 가까운 한글화를 한 WOW’와 ‘캐릭터 얼굴만 꽃미남으로 바꿔놓고 번역조차 제대로 안된 에버퀘스트 2’ 중 어느 것이 인기를 끌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
루디팡 - 가볍고, 빠르다?
다소 칙칙한 주제는 그만하고 이제 ‘밝고 명랑한 캐주얼게임’으로 분위기를 전환해(?)보자. 금주의 스타트를 끊은 것은 윈디에서 진행하는 ‘캐주얼게임 대량습격사건’의 선봉을 맡고 있는 게임, ‘루디팡’의 최종클로즈베타테스트 소식이다.
▲ ‘캐주얼게임대량습격사건’을 모르신다면 게임메카 검색창에 ‘윈디소프트’를 쳐보자(-_-;) |
대개의 캐주얼게임과 마찬가지로 루디팡 역시 스크린샷만 보면 대강의 시스템이 한눈에 파악될 정도로 직관적인 액션게임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게임의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고 단 한 번의 실수가 승패를 가르는 긴장감까지 가지고 있으니 자신의 컨트롤이 ‘애들’을 능가한다고 생각하는 분만 도전해보자. ‘빠른 진행’의 ‘가벼운 게임’을 좋아하는 분에게 추천.
▲ 정말 정신없다. 나도 나이가 든 건가? (-_-) |
최종클로즈베타테스트인만큼 윈디존에 가입만 하면 누구나 즐길 수 있었지만, 이미 시간은 지났다. 바로 오픈베타테스트가 시작될 예정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마구마구 - ‘그럴듯한’ 캐주얼게임
다음으로 바통을 받는 것은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캐주얼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오픈베타테스트다. 캐주얼게임이라고는 해도 KBO의 라이센스를 취득해 실제선수의 이름을 사용하고 하일성씨의 맛깔스러운 해설을 집어넣는 등 ‘그럴듯한’ 야구게임이다.
게다가 카드를 사용하는 독특한 공방전 역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편. 단, 선수의 선택부터 스킬의 사용, 아이템의 착용까지 모두 카드를 통해 이뤄지니 ‘뽑기 운’이 없거나 확률게임을 지극히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주의하자. 정말 화병으로 쓰러지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 운이 상당 부분 작용한다 |
▲ 카드를 제외하더라도 기본적인 수준은 되는 편 |
오픈베타테스트는 9일부터 시작된 상태이며 현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추천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니 진심으로 즐길 생각이 있다면 주변의 친구하나를 꼬셔두는 것도 잊지 말도록.
▲ 이래서 필자는 ‘뻔히 속 보이는’ 추천인 제도가 ‘정말’ 싫다. 자사게임의 홍보를 유저들에게 게임머니 나눠주고 시키는 모습이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