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시티는 이런 맛이다
2006.09.19 18:23게임메카 윤용
얼마전에 ‘스키드러쉬’라는 레이싱 게임을 리뷰하자마자 이번엔 ‘레이시티’를 리뷰하게되었다. 이번에 우리가 알아볼 것은 ‘스키드러쉬와 레이시티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레이시티만의 특징은 무엇일까?’다. 여러 가지 기대와 우려를 안은채 레이시티의 인스톨 버튼을 눌렀다. ‘과연 레이시티는 어떤 재미를 안겨줄까?’라는 기대와 함께.
Action Driving Simulater? 처음 게임에 들어서게 되면 플레이어는 서울시내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맵과 사실적인 차량의 모습들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자동차의 다채롭고 화려한 움직임에 한 번 더 놀라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길거리에 서있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자신의 자동차로 우르르 몰려드는 모습에 놀라게 된다. 레이시티의 특징 중 하나는 레이싱의 MMORPG화를 선언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이것은 스키드러쉬에서도 채용하고 있는 부분이다. 게임 내 퀘스트(택시 아르바이트, 택배배달) 등을 수행해 차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게이머는 MMORPG 게임의 캐릭터를 육성 시키는 것과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차를 빨리 달리게 하는 데에 싫증이 난 게이머들을 더 오랫동안 게임에 잡아둘 수 있는 요소다. 제작사의 이율창출적 측면과 플레이어들의 몰입도적인 측면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성공적인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탕도 여러 가지 맛이 있듯이 스키드러쉬와 레이시티는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스키드러쉬의 경우 정해진 곳에서만 퀘스트를 받을 수 있지만, 레이시티에선 다양한 지역에서 퀘스트를 제공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신이 수행하고 싶은 미션과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보다 쉬운 레벨업과 높은 자유도를 보장해 주고 있다. 미션의 종류와 내용이 다양하다는 점도 있다. 레이시티에선 ‘학원에 가는 아이 태워주기’부터 ‘머리삐친 아줌마 쇼핑보내기’, ‘극렬배달소년 태워주기’ 등 엽기와 코믹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그들의 하는 대사 하나하나를 읽다보면 웃음을 머금게 하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미션에는 ‘수행도’라는것이 존재하는데, 각 NPC들의 성향에 따라 NPC가 만족해하는 주행스타일이 달라진다. 빠르고 스릴있는 운전을 좋아하는 NPC라면 아찔한 곡예주행을, 안전운전을 좋아하는 NPC라면 안전운행을 원하는 것이다. NPC가 원하는 스타일로 운전하다보면 그 NPC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이는 미션클리어 시 받는 경험치와 아이템의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차이점은 레이시티만의 특이한 차량조작의 참신성이다. 앞바퀴를 들고 돌진하기. 스페이스를 통한 점프, (Z)키와 (C)키를 이용한 좌우 슬라이딩 등 자동차가 마치 액션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액션스킬을 보여준다. |
사실 자동차가 좌우로 슬라이딩 한다는 개념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도 중 하나다. 필자의 경우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 처음 접하는 조작방법에 당황했다.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니 마치 스케이트를 타듯 좌우로 슥슥~ 움직이며 다른 차들을 피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게 느껴졌다. 이런 조작 방법은 두 게임의 아이러니한 면을 보여준다. 스키드러쉬가 게임 외적인 측면에서는 만화적인 요소(카툰 랜더링)를 도입했지만 레이싱 그 자체는 시뮬레이션적인 사실성을 강조한 것했다. 반대로 레이시티는 배경과 차량의 모습 등 외적인 면에서 상당한 현실감을 보여주지만 자동차의 움직임에선 더 만화적이고 액션성을 강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실과 자동차간의 위화감을 조성할수 있다는 문제점을 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획일화된 레이싱게임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 할만한 일이다. 게이머는 ‘자동차는 굴러가기만 한다’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고 멋지게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감탄할만한 사실적 그래픽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레이시티의 배경은 상당히 사실적이다. 이는 레이시티의 맵 자체가 실존하는 서울 시내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실사와 3D 택스처의 절묘한 조화로 마치 내가 그 거리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등장하는 자동차들 역시 실존하고 있는 차량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조금 과장하면 게임의 스크린샷이 보고 있으면 현실의 사진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레이시티의 맵은 현재 삼성동과 역삼역, 코엑스 지역의 지도를 제공하고 있으며, 차차 업데이트 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또 서울 시가지를 더욱 정교한 묘사하고 보다 현실에 가까운 차량 모습 표현에 심혈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 한다. 나중엔 레이시티가 서울 시내 드라이빙 시뮬레이터가 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흥겨운 음악! 그러나 아쉬운 사운드 레이시티는 인기그룹사운드 ‘뷰렛’과 ‘슈가도넛’ 그리고 이현진씨가 게임의 BGM을 담당해 레이싱 게임에 걸맞는 신나고 경쾌한 음악을 들려준다. 게임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는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게임의 사운드적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각 차종의 엔진소리에서는 서로간의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으며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여러 소리들(드리프트 및 충돌시에)은 게임의 몰입을 방해하는데 한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는 레이시티가 아직 클로즈 베타테스트 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이제 드라이브는 PC에서 한다! 솔직히 레이시티의 스피드감은 그다지 좋지않다. 그래픽을 위해 희생한 부분인가? 스키드러쉬처럼 차의 물결을 바람과 같이 스쳐지나 간다는 느낌은 받을수 없었다. 그리고 사실적인 요소를 강조하다 보니 장시간을 플레이 할 시에는 실제 차를 탄 것처럼 멀미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유명한 명차에 몸을 싣고 한가로이 바람을 가르며 서울 한복판을 드라이브 하는 호젓한 느낌. 이것이 레이시티가 가진 여유로움인 것이다. 단점도 많지만 그 단점을 커버할 만한 장점들이 레이시티의 자리를 당당히 기대작 순위에 올려놓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좀더 재미있는 요소들을 추가하고 사소한 버그와 렉 현상을 수정하여 차세대 레이싱 게임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