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피규어의 세계로 로그인!
2006.10.11 10:23게임메카 김지연
미소녀 피규어의 세계로 로그인!
인터넷, 아니 PC통신도 없던 멀고 먼 옛날에 ‘G.I 유격대’라는 장난감이 있었다. 레고와 더불어 어린아이들의 수집욕을 자극하던, 관절이 움직이는 군인 모양의 장난감이었다. 버튼을 누르면 실제로 발사되던 미사일이나, 손이나 등에 장착 가능했던 다양한 소품으로 어린아이들에게 커스텀의 기쁨을 알려줬던 무서운 장난감이기도 했다.
이 G.I유격대가 인터넷이나 피규어의 발전 등 시대의 흐름에 맞게 버전업하면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미소녀가 중장비를 달고 싸우는 내용의 온라인 게임, <무장신희>는 G.I 유격대의 미소녀 버전이라고 할 만하다.
◆ 해당 사진들을 클릭하시면 보다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무장신희>를 즐기려면 별도로 판매되는 <무장신희> 시리즈의 ‘피규어’를 사서, 동봉된 코드를 ‘신희 NET’ 이라는 사이트에 넣으면 게임 상에 피규어가 나타나게 된다.
‘이럴 수가! 만화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라고 감탄하기 쉽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편의점에서 콜라나 삼각 김밥을 사고 얻은 코드로,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받는 것과 별 다를 것이 없다.
이런 온라인 게임과 피규어의 연동방식은 콘솔 게임이나 만화책에 당연하다는 듯 피규어를 끼워 넣을 정도로, 피규어 산업이 발달한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간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준 재미있는 시도이기도 하다.
▲ 가장 먼저 발매된 악마형MMS ‘스트라프’와 천사형MMS ‘안발’ 피규어 모습 |
▲ 게임 안에서 구현된 모습. ‘코나미가 이번에 한 건(?) 했구나!’ 싶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미소녀와 중장비의 결합은 이전 발매 되었던 ‘메카무스메’라는 피규어 시리즈가 이미 인기를 증명하고 있었다. <무장신희>는 첫 번째 시리즈로 메카무스메와 같은 일러스트로 악마형과 천사형의 두 가지 버전을 발매했다. 이후 시리즈마다 일러스트를 바꾸어 전개 되는데, 고양이, 개, 토끼 형을 이어서 출시했다. 앞으로는 동서양의 갑옷이나 무기의 모티브를 딴 버전을 출시 할 계획이라고 한다.
무장신희 ‘얼짱’ 만들기? 디오라마 스튜디오
‘디오라마 스튜디오’는 ‘신희’를 꾸미는 핵심 시스템이다.
신희NET에서 접속 프로그램을 다운 받으면 누구나 무료로 디오라마 스튜디오에 접속 할 수 있다. 이 스튜디오에 구입한 신희(피규어)의 코드를 넣으면 ‘3D모델’로 신희를 웹상에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디오라마’는 박물관 같은 곳에서 볼 수 있었던 ‘어떤 한 장면(6.25 전쟁이나 황산벌 전투 같은)을 재현’하기 위해 실제 장면과 비슷한 배경과 모형을 축소해 만든 것을 가리킨다.
신희 디오라마 스튜디오에서는 서비스로 제공되는 실제 같은 3D배경 안에 피규어를 불러 들여 원하는 포즈를 취하게 하고, 원하는 각도에서 사진을 촬영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촬영한 사진은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디오라마 스튜디오 자체의 이용은 무료다. 하지만 추가되는 배경 등이 부분유료화 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무장신희>의 가장 큰 특징인 피규어의 구입비를 무시할 수 없다. 피규어의 가격은 세금을 제외하고 약 3500엔 선이다. 피규어 자체의 크기가 작지 않은 것과, 여러 가지 악세사리(파츠)가 다양하게 들었다는 점, 게임과 연동되는 점 등을 생각해보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이것저것 갖추려다 보면 무시 못 할 금액이 될지 모른다.(덜덜덜;)
신희 피규어를 구입하지 않았더라도 기본으로 제공되는 ‘닌자형 후부키’로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며 놀아 볼 수 있다. 현재 제공 되는 포즈는 ‘기본 포즈’, ‘어서 오세요’, ‘무릎 모아 앉기’, ‘대시’ 등 4가지가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자세는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지만 마음에 드는 포즈를 직접 만들려면 조금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모델 에디터 모드에서는 의상을 바꾸거나 여러 가지 파츠를 더해 변화를 줄 수 있다. 모든 시리즈의 파츠는 모든 캐릭터에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후 파츠만 따로 출시될 경우에도 그것을 구입해 신희를 꾸며 주는 것이 가능하다.
파츠를 더해 줄 수 있는 부분에는 노란색의 마커가 나타나므로 마커를 클릭해 원하는 파츠를 선택해주면 쉽게 바꿀 수 있다. 얼굴 표정과 손 등의 세세한 변화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여러 포즈를 취하게 하거나 사진을 찍고 싶다면 디오라마 스튜디오 안의 뷰어를 사용하면 된다. 디오라마 뷰어에서 제공하는 여러 배경 속에 모델 에디터로 커스텀 한 신희를 불러낸 후, 포즈를 취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서는 신희의 위치나 앵글을 다양하게 조종할 수 있다.
지금은 기본 받침대와 고스트 타운의 두 종류의 배경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신희는 4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고 위치를 바꾸는 ‘v-move’도 지원된다. 각 관절을 움직여서 포즈를 바꾸는 것은 간단하지만, 복잡한 포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익숙해지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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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스트 타운에서 세계 대세 하루히 댄스를~ |
마우스를 가져다 대면 각 관절 부분에 노란색 마커가 나타나는데 위치 조정을 원하는 관절의 마커를 클릭해 마우스로 움직일 수 있다. 움직이고 있는 관절에는 마커를 중심으로 한 붉은 색, 녹색, 푸른색의 원이 나타나는데 이 원들의 궤적을 보며 위치를 조정한다.
신희를 움직이다 보면 배경에 붉은 부분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신희가 움직일 수 있는 경계를 나타내므로 넘어갈 수 없다. 이 후 우주 공간을 모티브로 한 새로운 배경을 비롯해 더 많은 배경이 서비스 될 예정이다.
전투는 전략적인 ‘파츠’ 활용으로 승부!
<무장신희>는 피규어를 게임 안으로 불러 들여 현실에서 가능 하지 않았던 활동의 자유를 주었다. 처음에는 디오라마 뷰어로 다양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신기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게임으로서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다양한 배경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단지 옷 입히고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는 유저는 금방 질리게 된다. 따라서 이후 서비스 될 ‘전투’의 재미에 이 게임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투는 온라인 대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자신의 피규어를 취향에 맞게 커스텀 하는 것이 전투의 핵심인 만큼 그 변화 가능성도 적용하는 파츠에 따라 셀 수없이 다양해진다. 게임의 밸런스를 위해 한정된 중량이나 포인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 번에 장착 가능한 무기 역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저는 상대를 이기기 위해 여러 가지 파츠의 조합을 연구해야 한다. 또 같은 캐릭터라도 선택 무기에 따른 장단점을 살린 공격이나 배경의 지형지물을 이용한 다양한 전투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만약 복잡한 맵에서 싸우게 된다면, 지형지물에 제약받지 않기 위해 비행 파츠를 붙여 공중에서 슈팅 전을 할 수 있다. 당연히 ‘빔샤벨’(아니면 스타워즈 광선검이라도)이 있기 때문에 근접전에서 유저의 조작으로 연결 가능한 콤보 공격도 가능하다.
‘도심’ 맵에서 싸운다면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중장비를 달지 않고 몰래 접근해 기습을 할 수도 있다. 혹은 중화기로 무장해서 상대방이 접근하지 못하게 한 후, 화력으로 압도하는 전법도 있을 것이다. 자신보다 화력이 뛰어난 캐릭터에 맞서기 위해 방어구에 중점을 두어 지구전으로 시간을 끌어 이길 수도 있다. 평범한 유저가 모든 파츠를 다 사 모으는 것은 금전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단지 파츠의 수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진 파츠를 적시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피규어, 더 이상 게임의 ‘부속’이 아니다
피규어와 온라인의 연동이라는 독특한 온라인 게임인 <무장신희>는 서 있기만 하는 장식품에 불과했던 피규어에게 좀 더 많은 가능성을 부여하는 재미있는 시도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온라인 게임과 피규어의 결합으로 생기는 발전 가능성(혹은 지름 가능성-_-)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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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비노기와 리니지 2의 피규어, 온라인게임과 피규어의 만남은 이제 시작이다 |
하지만 부족한 게임성을 보충하고 이후 발매 될 파츠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저들이 그만큼 전투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예쁜 캐릭터와 독특한 파츠를 갖는 것도 좋지만, 전투가 재미있다면 신희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피규어를 구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게임 배경이나 구체적인 스토리도 없이 달랑 일러스트 한 장 혹은 천사형, 고양이형 등 틀에 박힌 컨셉에 의존해 피규어를 발매 후 바로 게임서비스에 들어간 것도 약간 무성의해 보인다.
▲ 개성은 있는데, 너무 작위적이지 않나요? |
단순히 홈페이지 상에서 피규어를 의인화 시킨 후 ‘이후 대화 서비스도 업데이트 됩니다’라는 공지만으로는 플레이어가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적어도 4컷 만화나 간단한 배경 스토리라도 제시해 이후 제공 될 서비스인 ‘피규어와의 대화’에 유저들이 좀 더 빠져들 수 있게 하는 배려가 아쉽다.
<무장신희>는 비록 국내에서 서비스 되는 게임은 아니지만, 상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게임이다. 아직은 디오라마 스튜디오만 제공되는 오픈베타테스트 버전이지만 이후 일본에서 성공 여부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서비스 되거나 혹은 비슷한 시도의 게임이 개발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서비스 될 <무장신희>의 파워를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