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온라인, 한국에서 성공할까?
2008.03.31 18:17게임메카 나민우 기자
소설 ‘반지의 제왕’을 온라인 게임화 시킨 ‘반지의 제왕 온라인:어둠의 제국 앙그마르(이하 반지의 제왕 온라인)’의 한국 런칭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 이후 해외 온라인 게임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인식이 너그러워졌다고는 하지만 ‘WOW’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실적을 낸 해외 온라인 게임은 전무하다. 그래서 인지 이번 ‘반지의 제왕 온라인’ 한국 런칭에 게이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터바인, 와신상담 했을까?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반지의 제왕 온라인’을 개발한 북미 개발사 터바인은 과거 ‘애쉬론즈 콜2’와 ‘던전앤드래곤 온라인’을 국내에 내 놓은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두 게임 모두 결과는 참패였다. 그래도 터바인은 두 MMORPG를 통해 나름대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터바인은 참패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 ‘반지의 제왕 온라인’에선 한국 게이머들에게 그들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비록 해외에서 출시된 지 1년이 다된 온라인 게임이지만 분명히 한국이라는 특수한 시장에선 해외와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또 ‘아이온’과 마찬가지로 올해 상반기 런칭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아이온 VS 반지의 제왕 온라인’ 구도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은 전체적으로 ‘애쉬론즈 콜2’, ‘던전앤드래곤 온라인’과 비슷한 성향의 게임이다. 퀘스트 중심이며, 서사적이고, PvP 요소가 적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결과는 참패일까? 아직은 미지수다. ‘반지의 제왕’이란 타이틀은 해외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또 게임 전반적인 시스템(인터페이스, 스킬 시스템, 레이드 시스템 등)이 한국 유저들이 익숙해져 있는 ‘WOW’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거부감도 덜하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이 과연 한국 시장에서 통할까? 통하지 않을까?
▲ NHN이 끼워준 절대반지, 한국에서 통할까? 통하지 않을까? |
‘반지의 제왕 온라인’ 강점 두 가지
영화와 소설의 후광효과
- 나의 보물… - 반지 원정대 中 골룸의 대사-
영화 ‘반지의 제왕’은 한국에서만 약 1,500만 명(세 개 시리즈 누적)이 본 영화다. 우리 나라 사람 5명 중 1.5명은 이 영화를 보았다는 말이다. 더욱이 게이머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젊은 연령층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반지의 제왕'은 TV에서도 다양한 패러디가 등장할 정도로 대중적인 코드다.
이 점은 ‘반지의 제왕 온라인’의 국내 마케팅에서 큰 이득이다. 게이머들뿐만 아니라 일반대중들 역시 ‘반지의 제왕 온라인’이란 게임 타이틀만 보고, ‘반지의 제왕을 온라인화 시켰구나.’라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속된 말로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다.
당신이 영화든 소설이든 ‘반지의 제왕’을 재미있게 감상했다면, 또 ‘반지의 제왕 온라인’이 완전 한글화되어 국내에 런칭된다면, 분명 한 번쯤 ‘반지의 제왕 온라인’에 접속해 보지 않을까?
▲ 젊은이 치고 '반지의 제왕'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
깊이 있는 세계관과 세밀하게 짜여진 퀘스트
-죽음도 또 다른 길일 뿐이지… 모두가 가야만 하는 길- 반지 원정대 中 간달프의 대사-
오랜 역사만큼 소설 ‘반지의 제왕’은 깊이 있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 온라인’은 게임 속 세계의 설정기반을 소설에 두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과 세계관 설정은 두말할 것 없이 그 어떤 온라인 게임보다 웅장하고 깊이 있다.
관건은 게임에서 이 멋진 세계관을 얼마나 잘 표현해 냈느냐다. 이 점에선 ‘반지의 제왕 온라인’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충실한 게임세계지도와 설정, 맛깔스런 NPC들의 대사, 세련된 퀘스트는 ‘반지의 제왕’ 세계를 제대로 표현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구현된 ‘반지의 제왕’ 세계를 게이머가 자신의 캐릭터와 연관성 있게 여행할 수 잇다는 점이다. 단순히 미리 만들어진 세계를 따라서 여행하는 식이 아닌, 게이머의 캐릭터가 적극적으로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광산에 우르크들이 잔뜩 모여들었다 치자. NPC는 게이머가 녀석들을 소탕해주길 바란다. 게이머는 광산으로 들어가 우르크들을 모두 처치했다. 그리고 NPC에게 보상을 받았다. 일반적인 MMORPG들은 보통 여기서 퀘스트가 종결된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온라인’에선 게이머가 우르크들을 광산에서 몰아내서 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실감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렇듯 게이머는 자신이 한 일로 인해 게임의 세계가 변화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고, 그로 인해 게임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을 꾸준히 플레이하다 보면 한 편의 영화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런 점은 ‘반지의 제왕’ 세계관을 선호하는 게이머들에게, 또 이 세계에 대해 잘 몰랐던 게이머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게임 속에 들어가 보면 영화와 소설에서나 봤던 그들을 만날 수 있다 |
‘반지의 제왕 온라인’ 약점
부족한 고레벨 콘텐츠와 빈약한 PvP 콘텐츠와
-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우르크를 사냥하러 가자 - 반지 원정대 中 아라곤의 대사 -
‘반지의 제왕 온라인’의 가장 큰 약점은 고레벨 콘텐츠 부족이다. 서사형 MMORPG인데다 퀘스트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고레벨이 되어 퀘스트를 거의 다 완료하면 즐길 꺼리가 부족하다. 대규모 패치로 그 양이 늘었지만 근본적인 문제(콘텐츠 소비속도가 빨라 즐길꺼리가 부족해지는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국내 게이머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를 생각해보면 이 문제는 상당히 중대하다. 지난 해 대규모 패치를 통해 반복텐츠인 레이드 시스템이 업데이트 됐지만 볼륨은 빈약한 편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또 한국 유저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중 하나인 PvP 콘텐츠도 부족하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은 게임 자체가 PvP콘텐츠는 거의 배제된 상태에서 개발됐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몬스터를 이용한 PvP가 업데이트되긴 했지만 타 국내 MMORPG들의 PvP에 비하면 ‘조족지혈’ 수준이다.
즉, 전체적으로 과거 터바인이 국내에서 성공적인 서비스에 실패한 ‘던전앤드래곤 온라인’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워낙 세계관에 충실하다 보니 기존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요소를 첨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예를 들어 PvP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아레나’라는 일종의 결투장을 만들려고 한다 치자. 소설에는 ‘아레나’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그 동안 원작에 충실했던 장점을 자진해서 훼손하는 꼴이 된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은 전체적으로 국내 게이머들에게 적합한 ‘맞춤형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 제발 우리 서로 PK하게 해주세요! 네?! |
‘반지의 제왕 온라인’ 국내 흥행 변수
한글화와 서비스 수준
국내 흥행의 변수라고 한다면 두말 할 것 없이 한글화다. 아무리 ‘반지의 제왕 온라인’이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해도 국내 유저와 게임의 다리역할을 하는 한글화가 형편없다면 의미상실이다.
한글화 부분에서 게이머들의 눈 높이가 ‘적절한 한글화’로 대표되는 ‘WOW’에 맞춰져 있는 만큼, ‘반지의 제왕 온라인’이 게이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WOW’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내 배급사의 서비스 질도 변수다. 잦은 서버다운이나 백섭, 철저한 유저관리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게임은 좋은데 배급사 때문에 실패했다.’라는 말이 터져나올 것이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에 게이머들의 기대가 큰 만큼 서비스사는 바짝 긴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확장팩 ‘모리아 광산’
게임 내적인 변수로는 올 가을 북미에서 출시예정인 확장팩을 들 수 있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 첫 번째 확장팩인 ‘모리아 광산’에선 콘텐츠 볼륨이 높아진다. 새로운 지역 추가는 물론, 백 여 개에 달하는 퀘스트, 새로운 능력과 직업(룬 키퍼와 워든), 아이템 등이 추가된다. 또 레벨제한 역시 기존 50에서 60으로 상향과 더불어 소설에 등장했던 유명한 전투가 재현될 예정이다.
중요한 점은 앞서 언급한 빈약한 고레벨 콘텐츠가 얼마나 보완되느냐다. 터바인 측 역시 앞서 언급한 빈약한 고레벨 콘텐츠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번 확장팩에선 분명히 이 부분도 보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보충된 콘텐츠가 게이머들을 충족시켜줄 수 잇는 ‘재미있는’ 콘텐츠여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한 번쯤 기대를 걸어봄직 하다.
▲ NHN, 한글화 이상하게 하면 물어버릴거야! 잘 키운 확장팩, 열 게임 안부럽다 |
많이 본 뉴스
- 1 페이커 “찝찝함 남은 우승… 내년엔 더 성장할 것“
- 2 [롤짤] 롤드컵 우승 '진짜 다해준' 페이커
- 3 GTA+심즈 느낌, 인생 시뮬 신작 ‘파라다이스’ 공개
- 4 몬헌 와일즈 베타, 우려했던 최적화 문제에 발목
- 5 이제 본섭은 어디? 소녀전선 중국 서비스 종료한다
- 6 예비군·현역 PTSD 오는 8출라이크, '당직근무' 공개
- 7 컴투스, 데스티니 차일드 기반 방치형 RPG 신작 낸다
- 8 [오늘의 스팀] 헬다이버즈 2 정상화 완료
- 9 어쌔신 크리드 총괄 '편협한 공격 멈춰달라’
- 10 넥슨이 메이플월드로 만든 '바람의나라 클래식'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