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부 : 호러게임을 대중화시킨 남자 미카미 신지
2002.09.28 11:45금강선
호러게임을 대중화시킨 남자 (미카미
신지) 세계최고의 게임 제작자라고 불리는 미야모토 시게루가 미카미신지를 가트켜 이런말을 했다. "게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있는 장인이다"라고. 이 장인의 손에서 장인의 손에서 나온 작품이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이다. 과거에도 가끔씩 호러게임이 제작되긴 했지만 '바이오하자드'만한 성공사례를 찾아보긴 힘들다. 이 게임이 등장한 것이 1996년 3월의 일이었다. 당시는 3D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너도나도 3D를 선호하던 시대였다. 바이오 하자드는 제작기간이 1년도 넘게 걸렸으니 이 게임이 기획된 것은 PS라는 하드웨어가 나왔을 때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3D게임을 대중화시킨 게임 '버추어 파이터'의 대성공으로 너도나도 3D 액션, 3D 롤플레잉 격투게임 등을 상상하고 있을 무렵 미카미 신지는 조금 다른 샏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3D이기에 도전해볼만한 게임이 있다" 그의 이런 생각을 통해서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바이오 하자드'. 지금은 이름만 들어도 전 세계 게이머들이 알고 있을 작품이 돼버린 그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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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카미 신지가 캡콤에서 기획서를 낼 때도 캡콤 내부에서는 참신한 시도로 반기기는 했지만 제작비가 만만치 않아 걱정도 많았다고 한다. 나중에 와서 한 말이지만 미카미 신지조차도 이 시도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 하자드를 제작하던 중 좀 더 대중적인 요소를 삽입하는 것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여러가지 무기나 액션, 게이머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미카미 신지와 그의 스탭들의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바이오 하자드'가 세상의 선을 보인 것은 1996년 3월 22일의 일이었다. 어떻게보면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새로운 게임을 게이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심판을 기다렸던 미카미 신지였지만, 발매 후 얼마가지 않아서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활짝 펴졌다. 그렇다. 그야말로 '대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의 탄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바이오 하자드는 결국 100만장판매의 위업을 달성했고 호러게임은 대중화가 되는 한 순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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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자국 앞서가는 미카미와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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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계속 세가를 비롯하여 많은 제작사들이 바이오식 호러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바이오 하자드가 가진 시스템에 신선하다고 생각되는 요소들을 추가해 만들어냈지만 대중들이 “와~“하고 반길만큼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바이오 하자드도 진보해나갔다는 점이 아류작들을 속속 실패로 돌아가게 했다. 2편에서는 뛰어난 CG무비의 연출이나 재핑시스템을 이용한 새로운 재미를 삽입했으며 스토리도 점점 재밌게 얽혀갔다. 다른 제작사가 아류작을 만들 때쯤이면 이미 바이오 하자드는 또 한발자국 멀어져 있던 것이다. 이런 것들의 중심에는 역시 미카미 신지가 있었다.
지금까지도 바이오 하자드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 수십편의 호러게임이 제작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레지던트 이블(바이오 하자드의 해외명)’이 대히트를 하면서 이것의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오는 실정이다. 호러게임이 등장할 때 바이오 하자드와 같은 이동방법이나 진행방식을 보이는 게임을 가르켜 ‘바이오식 호러물’이라고 부를 정도니 바이오 하자드가 호러게임 장르에 있어서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바이오식 호러물’중에서 그나마 성공을 거뒀을만한 작품은 스퀘어의 ‘패러사이트 이브’나 코나미의 ‘사일런트 힐’정도이다. 특히 사일런트 힐은 바이오 하자드가 공포감보다는 액션성을 강조했던 무렵에 등장해 “바이오보다 훨씬 무섭다”라는 게이머들의 입소문이 퍼져 성공한 작품이다. 또한 이 게임특유의 싸이코적인 세계관과 캐릭터들도 톡톡히 한몫을 해낸 것이다. 물론 바이오 하자드의 인지도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지는 수준이었지만 사일런트 힐의 성공은 미카미 신지에게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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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하자드의 변질, 미카미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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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미가 제작한 또 다른 어드벤처 게임 ‘디노크라이시스’는 사실 바이오 하자드와는 다른 컨셉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바이오 하자드의 초기 컨셉이 ‘공포’였다고 한다면 디노크라이시스의 초기 컨셉은 ‘화끈한 액션’쯤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 디노크라이시스와 마찬가지로 바이오 하자드가 액션쪽으로 가버리는 것이 바이오 하자드의 아버지인 미카미 신지로서는 가슴아픈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액션은 이쪽에서 하거라”라는 그의 감정이 표출된 작품이 어쩌면 ‘데빌 메이 크라이’인지도 모른다. 미카미 신지는 데빌 메이 크라이가 제작되기 시작할 무렵 개발스탭들에게 “무엇을 해도 좋으니 멋지게 만들어라! 스토리나 공포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리고 게임의 컨셉을 ‘멋지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잡아두었다. 미카미신지는 ‘액션은 이쪽, 공포는 이쪽’ 이렇게 확실한 구분선을 마련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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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 장르를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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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하자드 원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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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바이오 하자드 리메이크가 게임큐브용으로 발매되었고 판매량은 역시 생각보다는 부진했다. 하지만 작품성에 있어서는 과거의 영광을 찾을 수 있을만큼 훌륭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절묘한 밸런스 조정으로 공포감을 고조시켰으면 뛰어난 연출과 음산한 효과음, 카메라 각도 특유의 심리적 공포의 유발로 미카미신지가 추구하는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탄환이 무한으로 생성 되는 버그가 치명적이었지만 전체적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볼 때 다시 바이오 하자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느 느낌을 받게 했다. 그래픽도 굉장히 뛰어났으며 여러면에서 앞으로 등장할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의 완성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게임 내의 발전이 없이 스토리만 흘러나갔던 바이오 시리즈는 이제 다시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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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올 작품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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