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이크워즈 온라인, 팀워크로 일궈낸 힘있는 결과물
2010.04.05 11:13드래곤플라이 김규장 선임
한창 2차 클베 막바지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쁠 때, 나에게 사내 메신저로 괴상한 문자가 날라왔다.
조팀장 : 햄 |
QWO개발자 일지, 이렇게 써볼까 합니다
이렇게 해서 자발적(?)으로 개발일기를 쓸 임무를 맡게 되었는데. 뭘 써야 하나 상당히 막막했다. 에피소드야 많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읽기에 그렇게 재미있는 게 있었던 거 같지도 않고. 글 재주도 없던 터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우리 퀘이크워즈 팀이 어떻게 걸어왔는지 어떠한 모습으로 바뀌었는지 우리의 분위기는 어떤지 말을 해볼까 한다. 마치 밀린 일기를 쓰는 내일이 개학인 초등학생의 기분이지만 최대한 우리 팀의 모습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2008년 여름 당시 다른 프로젝트에서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던 내게 조팀장이 찾아왔다. 이야기를 하던 중 나는 처음 조팀장에게서 퀘이크워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난 ‘음~그렇구나’ 하고 한 귀로 흘려 들었다. 그 뒤로부터 조팀장은 항상 시간 날 때마다 날 찾아왔고 그때마다 퀘이크워즈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귀담아 듣지 않게 되었지만 이야기를 들을수록 퀘이크워즈라는 게임이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숨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퀘이크워즈
온라인은 '에너미테리토리: 퀘이크워즈'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근거리와 골목싸움 위주였던 기존 FPS와 달리 독특한 무기와 공격법을 사용하는 병과들과 현대와 미래의 조화. 그리고 조팀장이 나에게 보여준 커다란 그림.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 FPS가 탄생될 수 있던 느낌이었다. 도전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의 지원으로 나는 퀘이크워즈 팀에 합류하게 되었고 당시 팀은 팀원을 구성 중이었고 나도 역시 그 중에 한 사람 이었다.
2008년 8월부터 본격적인 개발 단계 돌입
팀장의 노력으로 우리 팀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모습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고 2008년 8월 드디어 서서히 본격적인 개발 단계로 접어들게 되었다. 개발 초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외국 패키지 게임의 개발방식이 우리와 많이 달라 생소했던 부분인데, 그래픽 부분에선 'maya'를 사용했고 프로그래밍 부분에선 'openGL'을 사용했다. 또한 불리는 데이터가 어디 있는지 찾기 위해서 그래픽 디자이너가 그 많은 리소스 폴더를 수동으로 찾아 헤매야 할 정도로 은닉이 되어 있어 이 부분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
▲제가
이래서 '스트로그'를 좋아합니다
퀘이크워즈 엔진의 특징은 밖은 부드럽지만 안은 단단하다는 것이다. 즉, 유저가 엔진을 조작할 수 있는 다시 말해 모드를 제작 가능하게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제공되지만 그 내부 엔진은 코어부터 손을 봐야 하나를 고칠 수 있는 구조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그 반대이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유저는 게임 내부를 손볼 수 없어야 하고 반대로 소스는 재활용과 업데이트가 유용한 유동적 구조로 바꾸어야 했다.
패키지게임에 맞춰진 소스를 뜯어고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힘들고 가장 오래 걸렸던 작업을 꼽으라면 단연 한 가지의 작업이 있는데 패키지 게임 퀘이크워즈에서 퀘이크워즈 온라인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커다란 산이 존재했다. 유저가 직접 서버를 개설하여 다른 유저가 그 서버에 접속하여 게임이 진행되는 데디케이트 서버방식이 아닌 모든 유저가 통해서 게임 서버를 접속하여 게임을 진행하고 방장이 나가더라도 게임이 진행이 되게 하는 방장인계 문제가 그것이다.
당시 퀘이크워즈 소스는 방장이 나가버리면 게임의 모든 정보가 날라가고 각 클라이언트는 종료가 되게 되어 있었고, 온라인 게임에선 있어서는 반드시 게임이 지속되어야 한다. 방장 인계가 되려면 그 모든 게임 정보가 저장되어 다음 방장이 될 클라이언트에게 넘어가고 게임은 지속되어야 한다. 이 작업의 규모를 초기에는 아무도 모르고 한 명이 맡아서 진행하다가 결국 나가 떨어지고(사실 이게 나다.) 프로그램 파트장이 주도가 되어 모든 프로그래머들이 매달려야 했다. 여기서 인계되어야 하는 정보로는 단순한 서버의 정보뿐만이 아닌, 게임 진행상황과 플레이어, 무기, 탈것, 임무 진행상황 등 소스 엔진에서 스크립트 엔진에 이르기 까지 게임의 전반적인 부분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대대적인 작업이었다.
내가 재미있게 즐겨야 유저들도 재미있다
몇 개월간의 작업으로 마침내 방장인계가 완성되었다. 또한 가상 아이피에 대한 홀펀칭 작업도 마무리 되었다.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 프로그램적인 기반이 다져진 셈이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 우람한 집을 지으면 된다. 이 위에 작업중이던 새로운 모드와 스킬 트리, 커스터마이징이 얹혀졌다.
개발 초기 혼란스러웠던 시기와 넘어가기 어려웠던 큰 산을 넘고 이제 우리 팀은 꿈꿔왔던 부분을 하나씩 추가하고 있다. 그 동안 기존 프로젝트를 뒤돌아보면 개발 일정에 쫓기면서 구현과 버그와의 싸움이었다. 퀘이크워즈도 마찬가지이지만 난 여기 퀘이크워즈 팀에서 좀 더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단순한 프로그램의 덩어리가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를 유저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그런 느낌이다. 재미는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고 느끼는 것도 다르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이 퀘이크워즈는 최고의 재미를 지니고 있다. 만드는 사람이 재미없는데 어떻게 유저에게 재미를 줄 수 있겠는가?
세상에는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많은 방법론이 존재한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팀원 개개인의 마인드이다. 다양한 솔루션은 단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애드온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팀은 최고의 팀이라고 본다. 나 자신의 실력에 대한 믿음, 다른 사람의 실력에 대한 믿음, 희생,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같은 꿈의 공유. 이러한 것이 합쳐져 팀웍이 되고 하나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어차피 정해진 방법론이란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체계화 한 것 아닐까? 재미있게 개발하다 보니 효율적인 개발 방법이 되고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수 있는 거 같다.
우리 팀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모두 같은 꿈을 꾸면 그건 현실이 된다.”는 징기스칸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의 꿈을 실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퀘이크워즈에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수많은 요소들이 숨어있다. 앞으로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드래곤플라이
퀘이크워즈 팀 '김규장 선임' 프로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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