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리뷰] 게임메카 놈놈놈 스페셜 `카오스온라인`
2011.12.12 16:51게임메카 끝장토론위원회
게임메카 끝장리뷰 서민 게이머 소개
못하는 놈(김득렬 기자) |
그저그런놈(류종화 기자) |
잘하는 놈(장제석 기자) |
게임이란?
뭐 좋아하냐? 하고 싶은 말? |
게임이란?
뭐 좋아하냐? 하고 싶은 말? 치킨 두 마리를 먹지 못하면 그건 남자가 아니죠! |
게임이란? 뭐 좋아하냐? 하고 싶은 말? |
이번 주에 끝장낼 게임은?
▲ 원작 '카오스'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네오액트가 개발하고 세시소프트와 넥슨이 공동 서비스하는 ‘카오스온라인’이 지난 11월 29일 공개 서비스에 돌입했습니다. 꽤나 오랜 기간 개발에 투자한 만큼, 서비스 하루 만에 동접 1만 5천을 찍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는데요,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게임메카 소속 3명의 기자가 ‘카오스온라인’을 직접 해보고 평가를 내려봤습니다.
쟁점 1. 온라인게임으로써 어떤가?
장제석 기자 “과감한 도전, 그 용기는 박수쳐줄만 하나···.” |
솔직해지자. 사실 ‘카오스온라인’은 괘씸한 게임이다. 기존 ‘워크래프트3 카오스’가 이루어낸 명성과 설정, 그리고 재미요소에 기대 뭔가 한몫 챙겨보려는 얕은 수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자들도 나름의 철학이 있겠지만, 이 논리를 들이밀면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일단 욕먹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카오스온라인’이다.
그러나 도덕적인 가치를 배제하면 온라인게임으로써 ‘카오스온라인’은 제법 훌륭하다. 특히 대중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플랫폼이 온라인인데, 우리의 ‘카오스온라인’은 작품성, 소위 말하는 ‘게임성’에 더 집중했다. 무엇보다 ‘카오스온라인’은 기존 ‘카오스’가 어떤 부분에서 재미요소가 발생하고 유저들이 몰입하게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 법칙을 그대로 계승해 게임을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안티포션과 디스펠의 존재여부, 특유의 빠른 속도감과 영웅의 극단적 분류 등은 분명 초보자들이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는 위험한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넣었다. 안전선을 넘다 못해 스스로 폭탄을 짊어진 셈. 튜토리얼과 연습경기로 수련을 해도 막상 들어가 ‘진국’들을 만나면 일단 발리는 하드코어 게임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성으로 따지면 ‘최악’이지만, 좀비게임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일부 기성 유저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박수를 쳐줄 수 있는 거다. 자네의 선택, 멋지다.
그래서 씹을만한 게 없냐고? 천만에 말씀. 우선 서버 상태가 최악이다. P2P 연결방식을 차용했는데, 아직 노하우가 없는지 한명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다른 모두가 끔찍한 랙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육두문자가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게임에 이런 지옥의 맛까지 선사해 주다니. 너무 게임에 집중하면 힘드니, 잠시 내려두고 키보드질에 전념하라는 개발자들의 의도인가? 그렇다면 너그럽게 이해하겠다. 또, 로비라 불리는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부가적인 재미요소가 너무 없다는 것도 문제다. AOS, 혹은 MOBA라 일컬어지는 이 장르는 다양한 장르의 재미요소를 동시에 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이를 생각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 경쟁작인 ‘리그오브레전드’에 마스터리나 룬 시스템이 괜히 들어간 게 아니다. “님들 이게 뭔가요?”라는 궁금증이 절로 생기는 ‘정령수의 알’ 같은 아이템이나 팔지 말고, 이런 부가적인 재미요소와 몰입요소에 더 집중해야 한다.
김득렬 기자 "리그오브레전드보다 못하네!" |
기존 ‘카오스’는 이름만 들어봤을 뿐 해보지 않았다. 대략 영웅들을 선택해서 투닥투닥 치고받는 게임인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이번에 온라인 판이 나온다고 해서 기웃거려 봤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아는 사람만 아는 AOS장르라는 것이 유저 간에 대전을 취하는 방식이라 온라인 게임으로써 매력적이긴 한 것 같다. 게다가 이미 ‘리그오브레전드’를 통해 온라인 게임으로 AOS 장르의 성공 가능성이 이미 확인되지 않았나.
사실 ‘카오스온라인’을 하기 전에 ‘리그오브레전드’는 간간히 하고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다분히 ‘한국형 리그오브레전드’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리그오브레전드’ 유저들이 발끈하려나? 물론 개인적으로 전반적인 분위기는 ‘리그오브레전드’가 더 낫다는 걸 깔고 시작하고 싶다. 조작법이나 진행 방식 등 전체적인 플레이 흐름은 비슷하니까 온라인 게임으로써 자신만의 개성 있는 분위기를 얼마나 잘 나타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카오스온라인’은 아직은 조금 불완전한 상태라고 할까?
류종화 기자 “온라인게임으로의 성공적인 이식” |
악몽으로 가득했던 지난 1차 CBT에서 ‘카오스 온라인’ 이 유일하게 보여줬던 희망이라면, 역시 온라인게임으로의 성공적인 이식이다. 사실 배틀넷이라는 게 워낙 쿨해서 오려는 사람 안 막고, 가려는 사람 안 붙잡는 터라 ‘친절함’과는 사실 거리가 멀었다. ‘카오스’ 자체가 정식 모드가 아니다 보니 수십 가지의 버전이 존재하고, 원하는 내용의 방을 찾기도 어렵고, 떨거지 유저(기자도 그 중 하나였다고 생각하지만)도 많고… 결국 클랜이나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즐기는 게 가장 마음 편한데, 거기까지 도달하려면 슈퍼스타K 예선 참가자가 베스트 10인에 뽑히는 것만큼이나 어렵지 않았나.
그에 비해 ‘카오스 온라인’ 은 훨씬 낫다. 원작의 느낌을 상당수 살리면서도 온라인 게임으로서 갖출 건 모두 갖췄다. 개인 기록이나 상점 등의 기초적 부가 기능은 제외하더라도, 초보 유저를 위한 초/중 단계, 튜토리얼과 컴퓨터를 상대로 부담 없이 싸우는 5대 5 대전. 이 두 가지만 해도 엄청난 차이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게임 시스템에서도 컨트롤 능력을 요구했던 창고 시스템을 영웅 단축키 상점으로 바꾸고, 스킬 단축키를 통일함과 동시에 범위 표시 기능을 추가했다. 맵 크기도 다소 줄어들어 더욱 활발한 전투가 벌어진다.
물론 위에 언급한 요소들은 기존 ‘카오스’ 에 익숙해진 고수 유저들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고수보다 중수가, 중수보다는 하수가 많다. 피라미드처럼. 그런 의미에서 이번 ‘카오스 온라인’ 의 모습은 굉장히 환영할 만 하다. 물론 이 유저들이 실력을 향상시켜 고수가 된 이후 파고들만한 점이 많은지는 아직 알 수 없다.
▲ 1차 CBT 당시의 '카오스온라인'(상)과 현재의 모습(하)
쟁점 2. 영웅은 만족스럽게 설계됐나?
장제석 기자 “그래, 멋지긴 하더라” |
영웅? 그래, 멋지긴 하더라. 일러스트가. 지난 첫 비공개 테스트 당시 보는 것만으로 성질 뻗치던 영웅 디자인은 싹 바뀌었지만 여전히 우아함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일러스트의 정교함이 실체에서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또, 게임 내에서는 화면에 비해 영웅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클릭이 버겁고, 형광등 100개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가 어디에 있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는 비주얼로 명확히 돋보여야 하나 그렇지 못했다. 생각해보자. ‘워크래프트3’는 이미 8년 전에 나온 게임이다. 그 사이 그래픽이든 모델링이든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은 충분히 발전돼 그 혜택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카오스온라인’이건만, 기존 ‘워크래프트3’의 느낌을 따라하는 데에만 급급했다. 아쉽지만 개발사 네오액트만의 색깔이 없다.
각 영웅의 스킬이나 능력도 일부 변화가 있긴 했으나, 뼈대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비주얼에서 특정 스킬은 그 이펙트가 너무 과잉된 채 설계돼 난잡하고, 일부 스킬은 그 이펙트가 너무 밋밋해 ‘쏘고 맞추고’란 슈팅 기본기의 편차가 크다. 각 영웅의 역할도 너무 극단적으로 분류됐다. 덕분에 공성 영웅을 선택한 초보 유저는 자신의 궁극기를 건물에만 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간혹 화면을 가득 매운 초호화 궁극 이펙트 앞에 정신을 놓고 만다. 어라? 죽었네. 물론 이러한 과정이 기존 ‘카오스’ 유저들에게 충분히 적응돼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재미요소가 될 수 있고 본인도 이러한 영웅의 아이덴티티가 게임 고유의 색깔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이렇게 똑같이 적용돼 있을 줄은 몰랐다. 파격적인 느낌보다 고전적인 인상이 더 강한 이유다. 이렇게 ‘워크래프트3’에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결과적으로 너무 고루한 게 문제다. 기존 ‘카오스’를 잠시 제쳐두고, 영웅을 비롯한 콘텐츠에는 좀 더 많은 유저를 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참신하고 영리한 기획에 뒷받침돼야 했다. 현재 ‘카오스온라인’은 위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유저 계정레벨에 따라 차근차근 영웅을 푸는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기획을 하기 귀찮았거나, 혹은 아이디어는 있었으나 기존 방식을 버리기 싫은 고집 중에 하나다. 영웅 선택의 자유로움을 ‘플레이시간’으로 콱 막아버린 건 ‘카오스온라인’이 유저들에게 안긴 가장 큰 폭력 중에 하나다.
▲
로비에서의 영웅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김득렬 기자 “취향을 존중해 줬으면” |
몇몇 게임을 제외하고는 온라인 게임을 할 때 여성 캐릭터를 선호하고 즐겨 한다. 물론 ‘리그오브레전드’고 그랬고, 당연히 ‘카오스온라인’도 여성 캐릭터의 정보를 샅샅이 살펴보고 얼마나 노출을 하고 있는지 외형은 예쁜지 등 원초적인 부분을 먼저 살펴봤다. 결국 마음에 드는 캐릭터 다래, 이레아, 셰릴, 세레나 정도? 그런데 고레벨이 되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급 실망. ‘내 실력으로 저 녀석들과 계약을 맺으려면 OBT가 끝날 때까지 해도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그냥 기본으로 주어지는 캐릭터를 선택해서 플레이 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예쁜 그녀들을 하지 못할 바에 우락부락한 스톤콜드로 결정.
별 기대 없이 해봤는데 이게 웬걸? 화끈하다! 여성 캐릭터의 그 화끈함이 아니라 스톤콜드를 플레이 하는 내내 마구잡이 식으로 때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너 날아간다”, “나 튼튼하다” 등의 지극히 단순한 스킬명도 그렇고, 궁극기 “나 진짜 화났다!”는 그 누군가에 대한 분노 표출로 딱이라 나름의 매력이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저레벨에서 선택 가능한 여성 캐릭터 실크와 아카샤도 해봤다. 특히 아카샤는 보는 순간 캐리건이 떠올랐는데 직접 플레이 해보니 캐리건의 강력함은 무슨, 올가미 하나 던지고 부활 대기를 타게 되는 나 자신을 계속 보게 됐다. 게다가 궁극기 고통의 가시는 사용을 했음에도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꽤나 강력한 스킬임에도 돌발 상황이나 피니시로 사용하기에는 애매했다. 캐릭터의 밸런스나 가격 등은 사실 초보자인 내게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생김새나 사용하는 스킬 등의 정보를 통해 선택하고 플레이 하면서 마음에 들면 그냥 그 캐릭터만 주구장창 플레이를 하게 되는 것 아닌가?
류종화 기자 “이렇게 발전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
‘카오스 온라인’의 영웅은 이전 CBT와 비교하면 정말 ‘환골탈태’했다. 마치 90년대 후반 출시된 3D 게임을 보는 듯한 예전의 영웅들은, 적어도 이젠 ‘할 맛 나는’ 수준까지 바뀌었다. 특히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단순히 영웅의 모델링과 폴리곤만 바뀐 것이 아니라, 각종 스킬 이펙트와 타격감, 병사(?)들의 존재감, 맵과 오브젝트, 전체적인 색감과 분위기 등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다. 오죽하면 1년 만에 공개된 플레이 영상을 보고 감탄사를 내뱉었겠나.
사실 영웅 별 밸런스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다. 1차 CBT때와는 달리 레벨 별로 고를 수 있는 영웅에 차등화를 줬기 때문에 초반에는 플레이 할 수 있는 영웅이 몇 명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저 레벨 때 후반 영웅들을 얻기 위한 목표의식 비슷한 것이 생겨서 좋았는데, 아무래도 다른 유저가 고르는 영웅이 내 것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 느낌은 다소 열등감으로 다가왔다. 뭐, 이 부분은 유저 개인의 특성에 따라 일종의 자극이 될 수도, 벽이 될 수도 있긴 하다. 그러나 원작 카오스의 느낌을 살리려다 보니 불필요해 보이는 과거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몇몇 눈에 띄는데, 궁극아이템 상점 등의 아이템 판매 건물이 대표적이다. 아이템 구매를 영웅의 자체적인 단축키만으로 해결할 수 있어진 지금의 ‘카오스 온라인’에서는 불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
▲ '카오스온라인 스크린샷'
쟁점 3. 그렇게 어렵나? 재미는 충분한가?
류종화 기자 “확실히 원작보다 쉬워졌다” |
기자가 5~6년 전에 ‘카오스’를 처음 접한 후 깊게 빠져들지 못한 이유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지푸라기 하나 없는 생존 경쟁에서 낙오돼서다. 누구 하나 옆에서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마법 무력화 물약이라던가 해제 지팡이는 어디다 쓰는지도 몰라서 버리고, 뭔가 다른 사람들 따라하다 보면 어느새 죽어 있고, 주변에서 욕 나오고, 나 때문인지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가고…. 아아악! 말 그대로 ‘카오스’였다. 사자는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절벽에 떨어뜨린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요즘 유저들은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된다.
이에 비하면 ‘카오스 온라인’의 난이도는 확실히 쉽다. 기존 ‘카오스’가 신규 유저를 절벽으로 던져버린 후 알아서 기어올라오는 사람들만 챙겨 가는 스타일이었다면, 적어도 ‘카오스 온라인’ 은 지푸라기 몇 개라도 챙겨준다. 바로 튜토리얼, 초보 대전, 전투 시스템 간략화다.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지푸라기 세 개를 꼬면 밧줄이 되는 것 아니겠나. 이정도면 확실히 AOS 처음 해 보는 유저들에게도 권하기 쉽겠다.
그렇지만 역시 PvP 대전은 어렵다. 뭐니뭐니해도 기존 ‘카오스’ 를 즐기던 유저들이 상당수이지 않는가. 여기에 최근 국내에서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진 ‘리그 오브 레전드’ 유저들까지 합세했다. 덕분에 내 레벨은 10인데 다른 유저들 레벨은 14~15. 겨우겨우 따라잡으면 어느새 20. 두세 번 죽다 보면 어느 새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가 벌어져있는 것이 태반이다. 물론 이 부분은 유저 개인의 실력 문제이며, CPU와의 초보 대전을 통해 조금은 빡빡한 게임 진행에 익숙해진다면 PvP 대전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지금은 PvP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레벨까지 유저를 끌고 갈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겼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역시 ‘AOS 절대고수’ 를 지칭하시는 장제석 기자님께 들어보도록 하자.
결국 원작 ‘카오스’ 를 포함한 AOS 게임들을 어느 정도 즐겨는 봤지만 ‘고수급’ 이 아닌 유저의 관점에서 보자면, ‘카오스 온라인’ 은 확실히 해볼 만한 게임이다. 비록 유저 간의 대전에서 발생하는 랙 문제를 포함해서 엔드 콘텐츠를 포함한 롱런 가능성, 향후 추가될 유료 아이템의 영향력 등 여러 가지 불안 요소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이런 부분은 ‘중수’ 인 입장에서 제기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중수’ 들은 어디까지나 고수들에게 짓밟히지 않으면서 천천히 실력을 키울 수만 있으면 만족한다. 그런 의미에서 ‘카오스 온라인’ 은 합격이다.
김득렬 기자 “가슴 뛰는 맛이 없네” |
공개 서비스 초기의 랙은 많이 개선이 된 것 같아 플레이를 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인터페이스와 관련해서 불편한 점, 가령 초보인 기자는 추천 아이템을 구매하게 되는데 이걸 이용할 때마다 오른쪽 사이드에 상점 창이 열려서 시야를 가려버린다. 순간적인 판단이나 현재 상황에 대해 주시하고 있어야 하는 만큼 상점이 튀어나와 위기를 겪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상대진영 미니언(흔히 말하는 쫄)이 너무 강하지 않나? 초반에 미니언 3마리와 싸우면 도망가기 바빠진다. 이건 나의 컨트롤이 미숙한 것이 아니라 난이도의 문제라고 조심스레 강조하고 싶다.
전반적으로 스피디한 진행은 마음에 들었지만 뭔가 깊이 있는 맛은 아직 없다. 긴장감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초보자인 기자는 이런 AOS 류의 게임을 할 때 상대방과 붙게 되면 심장이 콩닥거리고 손가락이 가늘게 떨리며 어렵사리 상대를 눕혔을 때는 희미한 현기증까지 느꼈는데 ‘카오스온라인’은 덤덤했다. 사실 게임을 하던 중 미니언인지 상대방 캐릭터인지 구분이 안 될 때도 있어 영웅 캐릭터라는 느낌이 크게 와 닿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초보자 입장에서 보다 더 간결한 인터페이스와 아이템, 다양한 영웅을 미리 플레이 해볼 수 있는 시스템 등이 나오기를 바란다.
장제석 기자 “만렙까지 버틸 용기가 있나? 그럼 시작하라” |
실수했다. 내가 왜 닉네임을 평범하게 만들었을까. 차라리 ‘비빔밥공주’같은 여성미 물씬 풍기는 걸로 만들 걸 그랬다. 그럼 실컷 싸운 뒤 반사되는 후폭풍은 상대적으로 덜할 거 아닌가.
일단 게임은 거친 맛이 매력이다. 놀랍게도 본인이 앞서 언급한 일부 문제점과 아쉬운 점은 게임의 재미요소와 직결돼 있기도 하다.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전투 결과가 바뀌기도 하고, 과격한 스킬 궁극 이펙트는 ‘아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희열을 안겨주니까. 순간적인 컨트롤이 아군 액션의 타이밍과 기가 막히게 조화돼 상대를 부셔버릴 때면 “앗흥!”이라는 귀여운 탄성이 절로 내뱉어진다. 또, 양 진영의 레벨과 실력이 비슷하면 플레이 내내 감도는 심리전의 묘미도 이어진다. 게임 종료 5분을 앞두고, 더 많은 점수를 얻기 위해 이런 저런 액션을 취하다 말리기도 하고, 이득을 보기도 한다. 그래, 바로 이 맛이지. 게임이 하드코어한 만큼, 알면 알수록 깨닫는 기쁨은 ‘쉬운 게임’보다 곱절이 된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런 ‘재미있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는 거다. 위처럼 즐거운 상황에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유저가 알아야 할 ‘조건’이 너무 많다. 매치 메이킹 시스템이 잘 구현돼 처음에는 쪼렙 유저끼리 알아서 잘 놀지만, 가면 갈수록 편차가 심해져 고수와 중수, 하수의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진다. 잘못 만나면 한순간에 털리고 20-30분 이내에 ‘게임포기’를 누르는 상황이 허다하다. 게임의 ‘재미’가 들쭉날쭉한 부분이 아쉽다.
이 과정에서 기존 ‘카오스’ 유저의 텃세와 신규 유저 사이의 불편한 동거도 짚어볼만하다. 과거 ‘몬스터헌터 프런티어 온라인’과 ‘컴퍼니오브히어로즈 온라인’이 그랬듯, 초보가 뭔가 실수를 하면 치욕적으로 욕을 퍼붓는 경우가 많다. ‘카오스온라인’도 이와 다르지 않아 ‘입카오스’가 빈번히 발생한다. 참고로 튜토리얼에서는 플레이 방식과 스킬 등의 기본적인 건 알려주지만 정작 세부적인 아이템 조합법 등은 알려주지 않는다. 결국 세부 시스템은 ‘아는 사람’만 쓸 수 있는 일종의 혜택으로 방치된다. 간혹 친절한 고수들이 전문용어와 축약어로 뭐라 뭐라 알려주지만 저게 대체 뭔 소린지, 다 공염불이다. “인내하고 공부하라, 그러면 ‘리그오브레전드’보다 훨씬 화끈한 전투를 맛볼 수 있을 지니···”라는 개발진의 고집불통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유저라면, 지금 당장 게임을 시작해도 좋다. 알면 알수록, 고렙이 돼 갈수록 ‘진짜’ 재미있는 게임이 바로 ‘카오스온라인’이니까. 거짓말이 아니래두.
결과적으로 ‘카오스온라인’은 30레벨을 달성한 후 모든 걸 ‘아는 유저’와 함께 하면 무척 즐거울 거다. 그 쯤 되면 영웅의 선택과 사용법, 아이템 조합, 전략, 기본 용어 등 모든 걸 통달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이 부분 역시 개발진이 기존 게임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이라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이상적인지 현실적인지는 몇 개월만 두고 보면 안다.
▲ 카오스온라인의 인기 영웅 '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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