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애니팡` 베끼기 열풍, 중국 욕할 게 아니네
2012.10.05 17:59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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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게임 `애니팡`, 일일 사용자 1,000만 돌파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되는 ‘애니팡’ 의 인기가 일일 사용자 1,000만 명을 기록하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스타크래프트’ 나 ‘문명’ 등 국민적 신드롬을 일으킨 게임은 있었지만, 10살 어린이부터 70세 할머니까지 전국민이 동시에 즐긴 게임은 ‘애니팡’ 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군요. 워낙 화제가 되다 보니, 이제는 지하철 안내방송에서 “휴대폰 소리를 켜놓고 애니팡을 플레이하면 주변 승객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라는 멘트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이상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애니팡’ 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끈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는데, 현재 국내 앱스토어들을 보면 ‘XX팡’ 이라는 이름의 게임만 수십 개가 출시되어 있습니다. 일명 ‘팡게임’ 이라고 불리우는 게임들입니다.
물론 ‘팡게임’ 이라고 무작정 ‘애니팡’ 을 보고 베껴 만든 게임인 것은 아닙니다. ‘애니팡’ 이전에 나왔다가 리메이크(혹은 플랫폼을 갈아타서)되어 재출시된 경우도 있고,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나온 게임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팡게임’ 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애니팡’ 을 떠올리게 만드는 ‘XX팡’ 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던가, 사각 큐브 형태의 색깔 맞추기 퍼즐 방식을 채용하고, 심지어 아이콘 모양까지 비슷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뭐, 세세한 부분은 ‘애니팡’ 과 다른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슷비슷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팡게임’ 들이 ‘애니팡’ 열풍에 살그머니 무임승차한 채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애니팡’ 이 성공한 무대인 ‘카카오톡 게임하기’ 에도 ‘캔디팡’ 과 ‘보석팡’ 등이 입점한 상태죠. ‘캔디팡’ 의 경우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에게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의 마케팅을 진행하며 ‘애니팡’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팡게임 열풍’ 을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시선은 둘로 나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쏟아져나오는 ‘팡게임’ 들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게임메카 ID 버글리음새 님은 ”애니팡이 뜨니까 개나 소나 애니팡 짝퉁 만들고 있는데, 솔직히 애니팡은 로또였지. 두 번은 안 터진다. 진짜로” 라며 ‘팡게임’ 제작사들의 숟가락만 얹으려는 행동을 지적했고, ID 제야랑 님은 “XX팡이라 쓰고 짝퉁이라고 읽는다” 라며 노골적으로 ‘팡게임’ 을 비판습니다.
‘팡게임’ 들의 묻어가기 전략에 반감을 가지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Peal이라는 ID를 사용하는 한 블로거는 “어머니가 얼마 전 주변 아주머니들이 죄다 애니팡 하신다며 저한테 설치해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애니팡 외에 뭐 그리 팡종류 게임들이 많은지-_- 어머니가 헷갈려 하실만도 합니다. 아마도 모르는 사람은 `무슨 팡이던데...` 하면서 다른 팡게임들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카카오톡은 이런거 제재 안하고 뭐하는지 모르겠습니다-_-;; 중국 욕할게 아니네요. 국내 게임업계 사고방식이 이따구인데... 쩝” 이라며 자신이 겪은 일을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팡게임’ 들은 게임 아이콘이나 스크린샷 등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잘 모르는 사람은 헷갈리기 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 욕할게 아니라는 말에 심히 공감이 가네요.
물론 모든 유저들이 ‘팡게임’ 들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메카 ID Greek 님의 “요즘들어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많이 나오는듯... 애니팡도 재밌던데 이것(XX팡)도 재밌음”, ID ahrehds 님의 “잘 나가긴 하나보네... 애니팡도 긴장해야할듯?” 과 같이 다양한 ‘팡게임’ 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상당수입니다. 어쨌든 ‘팡게임’ 은 쉬우면서도 재밌고, 즐길 거리가 많아졌으니 좋다는 것이겠죠.
‘팡게임’ 을 놓고 벌어지는 이와 같은 논쟁은 결국 게임업계의 도덕 불감증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이러한 베끼기 논란은 ‘애니팡’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해결되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심해졌습니다. ‘애니팡’ 역시 게임 방식은 ‘비쥬월드’ 나 ‘주키퍼’ 를 그대로 옮겨왔으니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구요. 베낀 게임을 또 다시 베끼고, 그 게임을 또 베끼는 관행이 이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이구동성에서는 지난 7월, 앱게임계에 만연한 베끼기 관행을 꼬집은 적이 있습니다. ‘팡게임’ 뿐이 아니라 일단 어느 분야에서 히트를 친 게임이 나오면 빠를 경우 며칠, 길어봐야 몇 주 내에 비슷한 게임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것이 앱게임계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관행은 딱히 법적으로 막을 근거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합니다만, 지금 앱게임 업계의 분위기를 보면 ‘그런 건 지키면 바보’ 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정말로 양심을 지키는 개발자들이 바보 취급을 받는 세상이 오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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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adin2012-10-29 12:40
신고삭제카카오톡은 왓츠앱 베낀후에 일부 고쳐서 무료로 풀은거고
왓츠앱은 0.99로 충분히 경쟁력 있고 인기있던 어플이었는데
카카오톡이 베껴서 무료로 푸는 바람에 국내 사용자를 잃었고
애니팡도 해외 인기컨텐츠가 국내에 안안려진 틈에 베껴서 성공한 것..
하트보내기도 비쥬얼드 일부 버전에 이미 들어있던 기능이고...
카카오톡이랑 애니팡도 타사 컨텐츠 베낀 아류작이라
카카오라는 회사 자체가 요즘 갈수록 좋게 안보이네요..
giradin2012.10.29 12:40
신고삭제카카오톡은 왓츠앱 베낀후에 일부 고쳐서 무료로 풀은거고
왓츠앱은 0.99로 충분히 경쟁력 있고 인기있던 어플이었는데
카카오톡이 베껴서 무료로 푸는 바람에 국내 사용자를 잃었고
애니팡도 해외 인기컨텐츠가 국내에 안안려진 틈에 베껴서 성공한 것..
하트보내기도 비쥬얼드 일부 버전에 이미 들어있던 기능이고...
카카오톡이랑 애니팡도 타사 컨텐츠 베낀 아류작이라
카카오라는 회사 자체가 요즘 갈수록 좋게 안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