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뎅, 로국에서의 그의 구울밴은 피를 토하게 한다!!
2003.03.27 10:48달님
16. 뎅, 로국에서의 그의 구울밴은 피를 토하게 한다!!
지금은 캐릭터가 처음 시작할 때 시점이 3인칭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처음에는 1칭이었기에 게임에 접속해서 자기 캐릭터가 어디 있는 지 찾아 내고자 빙글빙글 돌고만 계시던 분들도 많았었다. 후후…. 예전 얘기를 하니 한 가지 생각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 소개하고 지나가고자 한다. 많은 분들이 한글 에버퀘스트가 처음 열리던 날을 기억하실 것이다. 어느 스크린 샷에서도 알 수 있듯, 바바리안의 고향인 할라스 앞 영혼 묶음 자리에 인간 탑이 생기던 그때. 그때 어떤 분이 능숙한 솜씨로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니더니, 내 옆의 캐릭터에게 다가가 이렇게 물어보셨다. 능숙한 어떤 분 : “안녕하세요, 게임에 익숙하신 것 같은데.. 혹시 올드비세요?” 내 옆의 캐릭터 : “아뇨, 전 샤먼인데요.” 능숙한 어떤 분 : “네에…” -_-;;;;
물론 달님도 그때 에버퀘스트에 대해서 많이 알았던 건 아니지만…. (물론 그때는 달님도 없었지만) 옆에서 아무 말 못한 채 박장대소 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이었기에, 모두가 잘 모르고 모두가 배워가던 그 때이기에 가능했던 수준 높은 농담이었으리라. 푸핫. |
요즘은 늘 서로 캠프 체크를 하느라 바쁜 곳이라는 소리를 듣자, “캬~~, 내가 한번 방문해주면 그 장소는 꼭 명소가 된다니까.” 라며… 재수업… 차마 글로 표현할 수 없겠다. (-_-;) 사실 얼마 전 양서류님과 함께 쿠낙의 ‘안개 도시’ 라는 새로운 존을 다녀와서도 똑 같은 말을 했었다. 양서류님과 둘이 서로 ‘자기’가 다녀왔기 때문이라며 투닥 투닥 싸우는 모습들이란….
아쿠아 고블린 캠프를 알게 되어 열심히 돈을 모으던 뎅님은 부처블락 산맥에서 여전히 자신과 레벨이 비슷한 몬스터를 발견하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이들에게 도전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미친 고블린’. 이 당시 뎅님의 레벨은 30을 갓 넘긴 정도였다. 늘 칼라딤에서 야영을 했었기에, 칼라딤을 우선 한번 쓰윽 순찰해 주고, 사냥을 시작한다. 미친 고블린을 알게 된 후로는 한 동안 미친 고블린이 3마리 팝 되는 캠프에서 사냥을 하곤 했었다. 30이 넘은 자칭 초 고렙으로서 뎅님에게 초보 존의 몬스터를 두려워 한다는 것은 수치였다. 이들을 없애야 한다. 이것들을 정복해야 한다!! 그러나 미친 고블린들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고, 한 마리씩 겨우겨우 잡아 나가야 했다. 반면, 그러하기에 한 마리를 잡을 때마다 경험치가 쭉 쭉 차오르는 것이 아닌가. 뎅님은 솔로잉으로 이들을 하나씩 힘들게 힘들게 잡아가고 있었다. 간혹 ‘대거’ 라도 들고 나오는 고블린이 있으면, 1:1로 잡기가 힘들어 가드에게 구원을 요청해야 할 때도 있었다. 이때 레벨 4 ‘창조영웅’님이 뎅님 앞에 나타났다. 창조영웅 : 안녕하세요, 뎅님. (너무나 당연한 듯 자연스럽게) 구울밴 하시나봐여? 뎅 : 에? 아뇨. 그냥 사냥하는 건데욤? 창조영웅 : 으흠.. 팔라딘 이시잖아요. ?0- 뎅 : 근데, 구울밴이 뭔가요? 창조영웅님은 잠시 후 뼈다귀를 짊어지고 칼라딤에 들어가 순식간에 레벨 9가 되어 돌아오시어 보다 자세하게 구울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루트, 자체 힐 (이 즈음에서 노래 한 자락 해보겄습니다이. “자기의 힐은 스스로 하자! 알아서 척척척 신의 손 힐라딘!” ? 써.. 썰렁한가..) 등의 더불어 마법을 섞어가며 팔라딘답게 사냥하는 방법 또한 뎅님에게 일러주셨다. |
퀘스트의 시작은 카라나 서평원이지만, 필요한 요소들을 우선 장만 한 후, 시작하는 것이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에, 뎅님은 구울밴 이야기를 듣자마자 웹사이트를 뒤져 각 요소들을 재빠르게 메모하고 다시 접속을 했다. 이미 말했듯, 미친 고블린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기에, 뎅님은 활로 하나씩 풀링하여 가드 주위로 데려와서 하나씩 잡아가고 있었는데… 이 때 뎅님에게 잊을 수 없는 또 한명의 소중한 은인이 나타났으니… 이름하여 그 유명한 “너구리박사”님.
역시 사람을 보면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 것 또한 뎅님의 큰 특징이 아니던가. 하던 사냥 그만두고 너구리박사님과 함께 수다에 몰입했다. 한참 이야기 끝에, 자신이 구울밴을 위해 사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고, 너구리박사님은 먼저 도와주시겠다며 고블린 캠프로 흔쾌히 동행해 주셨다. 그와 함께 약 5시간을 한 자리에서 미친 고블린 잡기를 반복, 마침내 5시간의 기나긴 캠핑 끝에 뎅님은 첫번째 요소인 “블레이드 오브 노빌리티”을 얻을 수 있었다. (징하다고 본다. -_-;) 끝까지 함께 해준 너구리박사님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뎅님은 가까운 장원으로 가서 ‘미친 구울’을 잡고자 했다. 너구리박사님은, 대단한 분이셨다. 이왕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박사님은 장원까지 동행해주셨고, 장원에서 약 1시간의 캠프 끝에 두 번째 요소인 “구울 하트”를 구했다. 장장 6시간의 캠프 끝에 두 가지 요소를 얻은 후 그들은 우선 너구리박사님의 택시를 이용해 카라나 서평원으로 이동, 첫 퀘스트를 받은 후 다음 요소가 나오는 ‘나제나’ 던전 근처의 넥툴러스 숲으로 이동 후 야영을 했고, 다음날. 나머지 요소 두 가지를 살펴보니, 하나는 나제나요 다른 하나는 하이킵이라. 하이킵에서 나온다는 “앰스태프 스크롤”의 경우는 이 기행문에는 다루어지지 않았으나 뎅님이 딱 한번 하이킵에서 사냥을 할 때, 나왔던 것으로 어느 분께서 팔라딘이니 챙겨두라 하여 얼떨결에 챙겨둔 것이 있었다. (후후. 참~ 인복도 많지 ^^;) 뎅님의 아이템 수집 및 보관력이 징그러울 정도임은 이미 밝힌 바와 같다. 이에, 나제나 던전으로 직행, 약 30분의 캠핑 끝에 마지막 요소인 “힐트 오브 노블맨”을 손에 쥐었다. 역시 너구리박사님은 함께 해주셨다. |
뎅님은 이후 게임에 접속을 할 때마다 너구리박사님을 검색해 보곤 했다. 얼마나 고맙고 인상적이었겠는가. 달님 역시도 이틀 간 너구리박사 이야기만 하는 뎅님의 이야기를 듣고 감명 받아 몇 번 인사를 나눈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언젠가 달님이 ‘놈 위자드’로 새 출발을 해보고자 ‘뎅아’ 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만들었을 때, 너구리박사님의 귓말을 받은 적도 있었다. 너구리박사가 당신에게 말합니다, ‘뎅님? ㅡ_ㅡ??’ 헷갈릴 만도 하셨겠지... ^^; 아무튼, 한동안 두 분은 꽤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게임을 즐기셨던 것 같다. 이후, 너구리박사님은 당시 뎅님으로서는 짐작도 할 수 없었던 땅, ‘쿠낙’ 이라는 세계로 사라지셨드랬다. 그 후 너구리박사님은 엄청난 속도로 레벨업을 했고, 현재 레벨업의 종점 60 소서러로 노라쓰를 누비고 계신다. 최근 뎅님이 노라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많은 분들이 달님에게 뎅님의 안부를 물어 봐 주신다. 뎅님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_-;) 한 달간 노라쓰는 물론, 달님을 조종하는 그 여인의 곁을 떠나 계신다. 후후. 외로워 하는 달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척하며, 택시로 이용해 먹는 양서류님의 사진으로 이번 호를 마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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