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연말특집] 세기말된 온라인게임, 생존자는 오버워치
2016.12.28 18:08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웹게임과 웹보드게임은 순위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올해, PC 온라인 시장을 한마디로 말하면 세기말이다. 땅은 척박하고, 씨앗을 심어도 새싹이 나지 않는다. 신작과 기존작을 가리지 않고 일단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곳곳에서 느껴졌으며 강력한 외산 게임에 밀려 경쟁에서 도태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고 말았다. 미래를 기대할만한 희망은 없고 무엇을 내놓아도 실패할 것만 같은 절망감이 가득한 한 해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 해 동안 집계한 게임메카 인기게임 순위에서도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올해 출시된 게임 중 살아남은 것은 미국에서 물 건너온 ‘오버워치’ 하나밖에 없다. 6년 만에 겨우 세상에 첫 발을 들인 ‘창세기전 4’는 순위 내에서 단 8주밖에 살아남지 못했으며 최고 순위도 33위에 그쳤다. 초반에는 4위까지 달려가며 기대감을 자극했던 ‘블레스’도 급격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중하위권을 맴돌다 이번 주에 결국 50위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 '오버워치'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블리자드)
뿌리를 뻗기도 전에 시들어버린 게임도 있었다. 서비스 23일 만에 종료를 선언한 ‘서든어택 2’는 출시 후 4주 간 버티다가 순위에서 모습을 감췄으며, ‘로한’의 재림을 꿈꿨던 ‘로한 오리진’은 10주 만에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이 외에도 ‘마블 히어로즈 2016’, ‘천년호 온라인’과 같은 온라인 신작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장기생존에는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한국판 ‘콜 오브 듀티’를 지향했던 ‘아이언사이트’는 12월에 출격했으나 순위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고, AOS 판도 변화를 예고했던 ‘하이퍼유니버스’도 44위에서 겨우 버티고 있다.
2015년에 출시된 게임도 경쟁을 이겨내지 못했다. 1월 초만 해도 13위를 지키고 있던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4월에 50위 밖으로 밀려난 후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작년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메이플스토리 2’ 역시 5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최대 위기를 겪다가 겨우 회생했다. 올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문명 온라인’은 1월 초에 순위 경쟁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세 게임 모두 평균 이상의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혹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문명 온라인'은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고 말았다 (사진제공: 엑스엘게임즈)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극한생존’이 1순위가 되어버린 현장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몇 년 동안 이 곳에서 살아온 기존 정착민밖에 없었다. ‘오버워치’ 등장 전 탄탄한 3자 구도를 만들어왔던 ‘리그 오브 레전드’, ‘서든어택’, ‘피파 온라인 3’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이 10년 이상 국내 시장에서 싸워온 노장이 주를 이룬다. 즉, 생존에 이골이 난 강자들만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경쟁 환경이 척박했다.
따라서 나름 입지를 다진 게임도 힘이 빠져 제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1월 초만해도 11위를 지키고 있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순위가 하락해 11월 말에는 50위 밖으로 밀려나기까지 했던 ‘마비노기 영웅전’이 대표적인 예다. 이 외에도 ‘블랙스쿼드’, ‘겟앰프드’, ‘월드 오브 탱크’, ‘카오스 온라인’, ‘프리스타일’, ‘프로야구 매니저’ ‘다크에덴’ 등 못해도 50위 안은 지키고 있던 게임 역시 올해에는 모두 순위 경쟁에서 이탈했다. 즉, 신작은 물론 시장에 대한 적응을 마친 기존작도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그러나 절망만 하고 있어서는 멸망해가는 업계를 살릴 수 없다.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오래 살아남아 토지를 비옥하게 할 새싹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기대할만한 희망의 씨앗은 아직 남아 있다. 올해 첫 테스트를 진행하며 시장 상황을 점검해본 RPG 신작 군단 ‘리니지 이터널’, ‘로스트아크’, ‘뮤 레전드’, 일본에서 기초체력을 키운 후 고국에 돌아온 ‘소울워커’ 등이 있다. 국내 온라인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셋 중 누군가는 상황을 역전시킬 구원자가 되어야 한다. 내년에는 긴박한 국면을 타개할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반드시 나타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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