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탐방] 바하 7 선방에도, 신작 공백에 혹한 면치 못한 1월
2017.02.01 20:42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매년 1월은 국내 비디오게임 매장에게 있어, 한 해를 준비하는 달로 통한다. 게임업계도 잠잠하고, 신작 출시 소식도 뜸하기에, 괄목할만한 매출 달성보다는 올해 사업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통한다.
그러나 올해 1월은 게임 매장 입장에서 ‘상승’을 기대할만한 요소가 있었다. 작년과 달리 ‘설 연휴’라는 대목도 겹쳤고, ‘바이오하자드 7’과 ‘그라비티 러쉬 2’와 같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만한 신작도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게임 매장에서 느껴지는 싸늘함은 여전했다. 기대작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매장 매출을 견인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싸늘했던 1월, 게임메카는 용산전자랜드, 나진전자상가, 국제전자센터 주요 게임 매장을 직접 방문해 전반적인 동향을 직접 들어봤다. 방문한 매장은 CD마을, 동서게임, 게임몰 그리고 상호명을 공개하지 않은 3곳이다.
▲ 쌀쌀한 날씨를 뚫고 용산전자상가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남부터미널에 위치한 국제전자센터를 방문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인기작 ‘바이오하자드 7’의 선방에도, 판매량은 ‘주춤’
게임 타이틀의 경우, 전반적인 매장 판매량이 주춤했다. 그나마 두각을 드러낸 게임은 ‘PS VR’을 지원하는 공포게임 ‘바이오하자드 7’이었다. ‘바이오하자드 7’은 PC로도 발매됐지만, ‘PS VR’로만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 모드 덕분에 PS4 버전을 찾는 게이머들이 매장을 방문했다. 이에 대해 게임몰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내에 ‘PS VR’로 즐길 만한 타이틀이 없어서 그런지, 기존에 기기를 구매한 손님들이 많아 찾았다”고 설명했다.
▲ '바이오하자드 7'은 PS4판이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반면, ‘바이오하자드 7’과 함께 1월 주요 출시작이었던 ‘그라비티 러쉬 2’는 기대와 달리 매장에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CD마을 관계자는 “1월에 나온 타이틀 중 ‘바이오하자드 7’은 눈여겨볼만한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그라비티 러쉬 2’는 소위 말하는 ‘찾는 사람만 찾는’ 타이틀이었다”고 답변했다.
즉, 1월은 ‘바이오하자드 7’이 그나마 선방했으나, 이를 뒷받침해줄 다른 신작이 마땅치 않아 상대적으로 신규 라인업이 풍성했던 작년에 비해 저조한 타이틀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작년에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15’와 ‘언차티드 4’와 같은 인기작도 나름 힘을 보탰지만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 '그라비티 러쉬 2'는 판매량에서도 '파이널 판타지 15'에게 밀리고 말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PS 진영은 ‘바이오하자드 7’과 같은 신작이라도 있었지만, Xbox 진영은 독점작의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1월 가장 많이 판매된 타이틀은 ‘포르자 호라이즌 3’와 ‘기어즈 오브 워 4’로, 작년 인기작에 기대는 경향이 컸다. 동서게임 관계자는 “향후 ‘헤일로 워즈 2’와 같은 독점작이 나와봐야 어느 정도 타이틀 판매에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 Xbox One도 이전 타이틀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타이틀 없으니, 기기로 눈 돌린 게이머들
전반적인 타이틀 판매량은 줄어들었지만, PS4, Xbox One, 3DS 콘솔기기 판매가 공백을 대신 채워주면서 게임 매장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 설날에 용돈 혹은 보너스를 받으며 여윳돈이 생긴 게이머들이 콘솔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것이다.
CD마을 관계자는 “설 연휴가 끝난 직후부터, 콘솔 기기를 구매하려는 손님이 많이 늘었다”며, “특히 중고 PS4와 3DS를 찾는 손님이 많았다”고 밝혔다. PS4 슬림형 모델과 PS4 Pro, Xbox One S 같은 8.5세대 콘솔 기기가 시장에 풀리면서, 구형 혹은 중고 기기를 기존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즉, 자금 여유가 생긴 설 연휴를 맞이해 기존보다 가격이 저렴해진 중고품을 구매하려는 손님이 늘어났다는 것이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 매장에서는 중고 콘솔 기기가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Xbox 진영 역시 ‘Xbox One S’의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기 판매를 이끌어갔다. 동서게임 관계자는 “이번 설날을 기념해 특별 할인 행사가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4K 지원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꾸준히 판매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12월에 ‘크리스마스’ 버프를 제대로 받으며 기기 판매가 크게 늘었던 ‘닌텐도 3DS’ 역시 1월에도 기기 판매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CD마을 관계자는 “12월에 이어, 설 연휴가 끝난 다음에 기기와 함께 타이틀을 구매하려는 유저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 설 연휴를 기념해, 동서게임은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슈퍼로봇대전 V’로 압축되는 2월, 매출 상승 기대한다
다가오는 2월에 가장 기대하는 타이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매장 관계자들은 ‘슈퍼로봇대전 V’에 입을 모았다. 가장 큰 이유는 작년에 발매된 ‘슈퍼로봇대전 OG 더 문 드웰러즈’가 크게 흥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나진전자상가 관계자는 “이번에는 마징가, 에반게리온과 같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로봇이 많이 등장하는 판권작이기에, 더 큰 반응을 불러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 과연 '판권작'이 매장에 얼마나 큰 반응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Xbox 진영도 ‘헤일로 워즈 2’라는 걸출한 타이틀이 있지만, 매장 관계자들은 일단 게이머 반응을 두고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번 타이틀이 ‘헤일로’라는 강력한 IP를 내걸고 있는 것은 맞지만, 콘솔 전략게임이라는 점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동서게임 관계자도 “타이틀보다는 기기에 주력하는 달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포 아너’와 ‘호라이즌 제로 던’과 같은 기대할만한 타이틀도 출격하지만, 둘 다 흥행이 검증되지 않은 신규 IP라 주요 매장 모두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 게임몰 관계자는 “나름 기대되는 작품은 많지만, 성과는 그때 나와봐야 알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쳤다.
▲ '헤일로 워즈 2'도 보이지만... 아무래도 기기에 주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호라이즌 제로 던'은 일단 반응을 본다는 분위기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