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쾌한 활극보다 암울한 공포물에 가깝다 '헬블레이드'
2017.08.04 19:06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헬블레이드' 공식 홍보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야만인 여전사의 복수를 다룬 어드벤처 게임.” 여기까지만 들으면 아마 대부분 호쾌한 분위기의 모험물을 떠올릴 것이다. ‘갓 오브 워’나, ‘툼 레이더’, 혹은 ‘언차티드’ 같은 게임들 말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게임들을 기대하고 ‘헬블레이드: 세누아스 새크리파이스(Hellblade: Senua’s Sacrifice; 이하 헬블레이드)’를 접한다면 놀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 게임은 사실 활극보다는 ‘사일런트 힐’ 같은 공포물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닌자시어리의 신작인 ‘헬블레이드’는 광기와 환각에 시달리는 여전사의 처절한 복수극을 다룬다. 게임 중 플레이어는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의 고대 북유럽을 무대로, 사실적이고 잔혹한 복수의 길을 나아가게 된다. 이처럼 독특하고 자극적인 내용 덕분에, ‘헬블레이드’는 2014년 게임스컴에서 처음 공개된 이래 수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실제 게임 정보는 많이 공개되지 않았기에 ‘헬블레이드’ 실체는 계속 베일에 싸여있었다.
이처럼 정체불명이었던 ‘헬블레이드’가 8월 8일 출시를 앞두고 하나씩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광기와 복수라는 자극적인 주제를 다룬 ‘헬블레이드’, 과연 어떤 게임일까? 출시에 앞서 지금까지 공개된 특징을 하나씩 정리해보았다.
광기와 환각에 따라 변하는 주변 세계
▲ 가족이 모두 잔인하게 살해된 것을 본 '세누아'는 미치고 만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헬블레이드’는 시종일관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주인공 ‘세누아’는 고대 켈트 부족의 여전사다. 그러나 게임 시작과 함께 ‘세누아’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만다. 바다 건너에서 온 바이킹 침략자들에 의해 마을이 파괴되고 가족이 잔인하게 살해된 것이다. 마을 바깥에 나가있다 뒤늦게 돌아와 참상을 목도한 ‘세누아’는 충격으로 인해 미치고 만다. 이후 그는 기이한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지만, 고통 속에서도 복수를 위해 바이킹들을 추적하는 여정에 나선다.
‘세누아’가 극한 상황에 처할수록 광기는 더욱 커지기만 한다. 그는 어둠 속에서 끔찍한 괴물들을 보고, 다른 세상을 느끼며, 점점 바이킹 신화 속의 지옥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미친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환각에 불과한지, 정말로 초자연적인 세계로 접어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게임은 이처럼 어둡고, 무시무시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 ‘세누아’에게 이입해 고대 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헬블레이드’는 특별히 ‘세누아’의 트라우마와 광기에서 비롯된 어두운 스토리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개발진은 ‘헬블레이드’ 제작에 ‘헬레이저’, ‘그루지’, ‘위커맨’ 같은 공포 영화를 다수 참고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게임은 몽환적이고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이러한 ‘헬블레이드’는 전반적으로 공포 어드벤처 게임 ‘사일런트 힐’을 연상시킨다.
▲ 기괴하게 뒤틀린 괴물은 '세누아'의 망상일까, 아니면 사실일까?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무서울 정도로 사실적인 표정 변화, 공포감 더한다
▲ '헬블레이드'의 사실적 그래픽은 첫 공개 때부터 찬사를 받았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헬블레이드’는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극도로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러한 찬사의 중심에 있던 것이 바로 주인공 ‘세누아’ 얼굴 묘사였다. 게임 내에서 ‘세누아’는 실제 사람과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정밀한 외모를 선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더 특별한 요소가 있으니, 바로 무서울 정도로 사실적인 표정 변화다. ‘세누아’는 상황마다 매번 다르게 고통스럽고 괴로운 표정을 짓는데, 그 표정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보는 플레이어까지 섬뜩해질 정도다.
사실 개발사 닌자시어리는 ‘세누아’의 표정을 보며 플레이어도 게임 속 어둡고 몽환적인 세계관을 느끼기를 원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개발진은 배우를 고용해 캐릭터를 연기하게 하여 그 표정과 동작을 하나씩 녹화한 후, 그 영상을 기반으로 게임 속 ‘세누아’의 표정을 제작했다.
여기까지는 다른 게임이나 영화도 가끔 쓰는 ‘모션 캡쳐’ 방식이다. 하지만 ‘헬블레이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정신과 의사이자 케임브리지 대학 건강 신경과학 교수인 폴 플레처 박사에게 자문을 구해 표정 연기를 지시한 것이다. 플레처 박사는 게임 동영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해당 상황에서 ‘세우나’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어떤 말투로 이야기할지 등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조언했다. 이처럼 치밀한 캐릭터 표정 연출은 스토리에 한층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 '모션 캡쳐' 중인 '세누아' 역의 배우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액션보다는 어드벤처에 초점 맞췄다
▲ 전투 중 적에게 피격 당하면 공포물 같은 연출이 나온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헬블레이드’ 전투는 다른 액션 어드벤처 게임과 비슷하다. 공격, 막기, 회피가 기본에, 피해량은 낮지만 적의 방어를 해제할 수 있는 발차기 공격이 있다. 다만 속도감은 ‘갓 오브 워’ 같은 전투 중심의 게임에 비하면 조금 느리며, ‘포 아너’처럼 스킬 콤보를 맞추는 조작의 묘미도 없다. 격한 전투를 기대했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연출은 뛰어나다. 전투 동작도 배우들의 실제 움직임에 기반한 만큼 극도로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전투는 좀 심심한데 비해 등장하는 적들은 흥미롭다. ‘세누아’의 광기가 커갈수록 적 바이킹들은 뒤틀린 신체의 괴물들로 변해간다. 보통 인간을 바탕으로 신체가 변이된 기괴한 모습의 괴물은 ‘디 이블 위딘’과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적은 섬뜩한 외모에 크기도 ‘세누아’보다 크고,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도끼와 망치를 휘두르며 공격해온다. 이러한 적들의 존재는 ‘헬블레이드’ 전투가 더욱 무섭고 긴장감 넘치게 만들어준다.
▲ '헬블레이드'에 등장하는 적들의 콘셉트 아트 (상), 3D 모델 (하)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헬블레이드’는 ‘액션’보다는 ‘어드벤처’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세누아’는 환각과 환청에서 얻은 단서를 통해 나아갈 길과 숨겨진 단서들을 찾아야 한다. 공개된 영상 중에는 전투 후 핏빛 환각 속에서 발견한 룬 문자 환각을 통해, 바이킹 요새 안으로 진입할 길을 찾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무차별적인 시원한 전투보다는 스토리, 어드벤처, 퍼즐에 중점을 두고 있는 셈이다.
8월 8일 출시되는 ‘헬블레이드’는 PS4와 PC에서 구동 가능하며, 가격은 3,2000 원이다. PC버전은 스팀과 GOG에서 구매할 수 있다.
▲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공포물 '헬블레이드'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