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명의 격전 그대로, '배틀그라운드' 실험정신 e스포츠에도
2017.08.25 04:52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블루홀)
올해 초 블루홀이 자사의 신작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를 공개했을 때만해도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드문 '배틀로얄' 방식 게임성, 그리고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스팀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사실에 '과연 이 게임이 뜰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 것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의 큰 성공이 있었다. 올해 3월에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5개월이 지난 얼리 억세스임에도 판매량 800만 장, 스팀 동시 접속자 70만 명을 돌파했다. 거대한 섬에서 유저 100명이 여러 가지 무기와 물품을 수집해 마지막 1명이 될 때까지 싸우는 생소하지만 개성 강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글로벌적인 흥행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는 블루홀의 실험이 시장에 통한 셈이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 실험 정신은 e스포츠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블루홀은 8월 23일부터 나흘 동안 ESL과 파트너십을 맺고 게임스컴 2017 현장에서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을 진행한다. 그런데 그 양상이 기존 e스포츠와는 확연히 다르다. 보통 e스포츠는 두 팀으로 나뉘어서 경기가 진행된다. 개인과 개인, 혹은 팀과 팀이 1:1로 맞서는 것이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1:1이 아니다. 80여 명의 선수들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격전을 벌이는 대규모 전투를 그대로 리그에 올린 것이다. 지금까지 e스포츠에서 한 경기에 이렇게 많은 선수가 동시에 뛰는 종목은 없었다.
▲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 경기 현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수많은 선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맞붙고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총괄하는 블루홀 김창한 PD는 e스포츠에서도 '배틀그라운드'는 100명이 대결하는 '배틀로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 강조했다. 김 PD는 "경기에 참여하는 유저 수를 조정할 수는 있어도 기존 e스포츠와 같이 1:1 구도로 진행되는 방식은 택하지 않을 것이다. 즉, e스포츠 전용 모드를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배틀그라운드'를 그대로 무대에 올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e스포츠에서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PD는 "배틀그라운드의 가장 큰 재미는 생존이다. 유저 100명이 뛰어들어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배틀로얄'을 메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e스포츠의 1:1 구도로는 본연의 재미를 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e스포츠에서도 게임의 본질적인 요소를 해치면 안 된다고 판단해 다소 실험적이지만 다수의 선수가 참여하는 리그를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 게임스컴 2017 현장에 자리한 블루홀 김창한 PD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가장 큰 관건은 경기 화면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옵저빙이다. 맵 여기저기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지는 경기를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으로 통한다. 1:1에 집중했던 기존 e스포츠와는 다른 방식이 요구되는 것이다. 김 PD는 이를 리그를 주최한 ESL과 실험 중이라 설명했다. 그는 "일단 경기에 뛰고 있는 선수들의 리플레이를 모두 확보한다. 총 80여 개 이상의 리플레이 중 중요 장면을 실시간으로 편집해서 방송을 통해 송출하는 식이다. 실제로 이번 인비테이셔널에도 80여 개 이상의 경기를 모두 모니터링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선수들의 경기를 일단 모두 녹화한 다음에 그 중 중요한 장면을 골라서 보여주는 색다른 중계 방식을 택한 것이다. 따라서 개발진이 e스포츠를 위해 집중하고 있는 영역 역시 옵저빙이다. 김창한 PD는 "대회를 열어보니 옵저빙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전투가 진행되다 보니 좋은 장면을 실시간으로 잡아내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옵저빙을 안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비테이셔널 현장에서 시도 중인 실험은 옵저빙에 그치지 않는다. 김 PD는 "이번 인비테이서녈을 통해 ESL과 e스포츠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총 4일 동안 열리는 대회를 하루마다 다른 포맷으로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첫 날은 솔로, 둘째 날은 듀오, 그 다음은 듀오 1인칭, 마지막은 스쿼드까지 계획되어 있다. 포맷을 각기 다르게 잡아서 어떤 것이 e스포츠에 적합한지를 검증해보는 것이 주 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 첫 날 반응은 어땠을까? 김창한 PD는 "정확한 데이터는 나중에 수집이 끝나면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중국을 포함해 가장 시청자가 많았을 때가 2,100만 명 정도였다"라며 "트위치만 보면 게임 채널 전체는 동시 시청자 수 50만 명을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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