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미세먼지보다 숨막히는, 게임 속 '극한' 환경 TOP5
2018.01.18 19:15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며칠째 미세먼지 폭증으로 비상이 걸렸다. 종일 뿌연 대기에 기분은 울적하고, 어쩔 수 없이 걸친 마스크는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저감조치 일환으로 서울시 대중교통이 공짜라는 게 유일한 위안일 뿐. 거리에서 너도나도 코와 입을 싸맨 사람들을 보면 무슨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 같다.
흔히 게임 배경이라면 웅장한 성채와 알록달록한 마을, 아리따운 요정의 숲이 떠오르지만 반대로 치명적인 위협과 공포가 도사린 경우도 상당히 많다. 현실은 미세먼지지만 저쪽은 방사능 낙진 때문에 마스크를 쓰니까 뭐. 보기만해도 숨막히는 게임 속 극한환경을 만나보자.
며칠째 미세먼지 폭증으로 비상이 걸렸다. 종일 뿌연 대기에 기분은 울적하고, 어쩔 수 없이 걸친 마스크는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저감조치 일환으로 서울시 대중교통이 공짜라는 게 유일한 위안일 뿐. 거리에서 너도나도 코와 입을 싸맨 사람들을 보면 무슨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 같다.
흔히 게임 배경이라면 웅장한 성채와 알록달록한 마을, 아리따운 요정의 숲이 떠오르지만 반대로 치명적인 위협과 공포가 도사린 경우도 상당히 많다. 현실은 미세먼지지만 저쪽은 방사능 낙진 때문에 마스크를 쓰니까 뭐. 보기만해도 숨막히는 게임 속 극한환경을 만나보자.
5위. 프로스트펑크
▲ 이 불조차 꺼지는 순간 인류는 끝장이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한동안 날씨가 못 견디게 춥다가 이번 주에야 조금 잦아들었다. 만약 이 이상의 맹추위가 1년 365일 계속된다면 누가 버틸 수 있을까? ‘프로스트펑크’는 어마어마한 한파로 모든 것에 눈에 파묻힌 답 없는 세계를 보여준다.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들은 한줌밖에 안 되는 지열에 의지해 증기 발전기를 돌리고 나름대로 먹고 사느라 고생이 참 많다.
일반적인 도시경영 장르는 부지를 넓히고 빌딩도 팍팍 올리는 재미인데 이 게임은 확장이고 발전이고 그런 희망찬 요소가 전혀 없다. 자원도 캐고 건설도 하긴 하는데 거의 죽지 못해서 버티는 수준. 어린 애들을 탄광에 내몰고 식량이 부족해 톱밥으로 허기를 달래는 모습을 보노라면 더 이상 흩날리는 눈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에, 엣취!
4위. 옥시전 낫 인클루드
▲ 당장 숨쉬기부터 녹록치 않은 지하 생활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인간의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음식도 물도 아닌 산소다. 못 먹고 못 마셔도 며칠은 살지만 숨을 못 쉬면 길어야 십여 분만에 사망 확정이니. 제목부터 ‘산소 미포함’이란 뜻인 ‘옥시전 낫 인클루드’는 모든 것이 궁핍하고 허술한 지하 거주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아마도 지표면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 땅을 파고 들어갔을 텐데 삶의 질이 완전 시궁창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반지하 쪽방만도 못한 공간이 덜렁 주어지는데, 이걸 넓히고 이것저것 설치해 최대한 살만한 동네로 만들어야 한다. 녹조랑 물로 대기도 조성하고 석탄 때서 발전도 열심히 하자. 그런데 인간들이 얼마나 근성이 없는지 툭하면 식중독은 일상이고 발진과 냉증 등 병치레가 장난 아니다. 심지어 여기 몬스터도 산다. 그냥 땅 위로 올라가면 안될까?
3. 폴아웃 4
▲ 폐허 위에 세기말 러브하우스를 건설하자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폴아웃 4’는 강대국들이 사이 좋게 핵전쟁으로 망해버리고 수백 년이 지난 미래를 그렸다. 번창하던 도시는 핵폭발과 함께 싹 쓸렸고 다른 자연물도 방사능에 절어져 위험하기 짝이 없다. 다행히 방공호로 숨어든 이들 덕분에 원시인 수준까지 퇴보하진 않았지만, 이 와중에 생존자끼리 파벌 만들고 서로 뒤통수 치느라 바빠서 문명 재건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거나 말거나 평범하게 ‘폴아웃 4’를 플레이하면 별로 힘든 점이 없다. 주인공이 워낙 강해서 수틀리면 쏴버릴 뿐. 하지만 ‘~워크샵’이라 적힌 DLC를 전부 구입하고 본격적으로 정착지 운영에 나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능한 동료들을 위해 침대 하나부터 방벽까지 손수 제작하고 몰려드는 약탈자를 처리하다 보면 격무에 지쳐 자기 손으로 정착지를 날려버리고 싶어진다.
2위. 거영도시
▲ "아빠 저기 에반게리온이다!" "어… 그래"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꼭 날씨가 최악이거나 자연이 파괴돼야만 극한 환경인 것은 아니다. 인세의 지옥이 된 소말리아에서 보듯 기본적인 치안이 무너지면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할 수가 없다. 언제 어디서 강도가 칼을 들이밀고 도둑에게 주머니를 털릴지 모르는데 행복이 웬 말인가! 그나마 이런 범죄자는 잡아넣는다 쳐도 상대가 거대괴수라면 답이 없다. 바로 ‘거영도시’ 이야기다.
큰 그림자(巨影)라는 제목처럼 이 게임은 거대한 존재들에게 일방적으로 파괴되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서태지 노래로 잘 알려진 ‘울트라맨’부터 인기 애니메이션 속 ‘에반게리온’, 괴수의 왕 ‘고지라’까지 아주 유명한 녀석들이 단체로 분탕을 친다. 그렇다고 이 가운데 하나를 조종하는 게 아니라 일반시민이 되어 겁나게 튀는 내용이니. 어디 엑스트라의 기분을 한껏 느껴보자.
1위. 데이 알 빌리언즈
▲ 이 정도면 오늘은 조금 몰려온 편이로구만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시체가 벌떡 일어나는 좀비야말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에서 옵션으로 따라붙는 것 중 최악이다. 세계가 대충 망한데다 죽은 자들은 무슨 짐승마냥 인육을 못 뜯어 안달이니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전세계 인구가 70억이 넘는데 절반만 사망했다 쳐도 좀비가 35억 마리다. ‘데이 알 빌리언즈’는 이처럼 꿈도 희망도 없는 좀비의 물량공세를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일단 게임의 전체적인 구성은 RTS에 가깝다. 건물을 지어 생존자를 모으고 훈련시키며 각종 방어시설로 수비를 공고히 하면 된다. 다만 여기서는 상대 진영 대신 끝도 없이 쏟아지는 좀비에 맞서야 한다. 문제는 그 머릿수가 정말 수십 억(Billions)은 될 정도라 화면 전체를 빼곡히 메우는 장관을 연출한다. 설상가상 이쪽은 증기기관을 사용하는 시대라는 설정. 행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