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그런 게 있었다고? 잊혀진 콘솔 기능 TOP5
2018.01.24 21:52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동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는 땅이 계속해서 뒤로 움직이는 탓에 쉼 없이 뛰어야 겨우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기묘한 나라가 나온다. 여기서 앞서라도 갈라치면 2배로 열심히 달려야 한다. 경영학에서는 이걸 붉은 여왕 효과(Red Queen's Hypothesis)라 부르는데, 시장과 경쟁 업체가 계속 변화하므로 혁신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엘론 머스크, 마윈 등 여러 사업가가 혁신을 통해 큰 성공을 일궜다. 하지만 그 뒤에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수많은 실패한 혁신가가 있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너무 참신함만 쫓다가 정체 모를 제품이 튀어나오면 어쩌나. 콘솔도 마찬가지다. 다들 닌텐도 스위치에 찬사를 보내지만 반대로 ‘실패한 콘솔 기능’도 적잖다.
스티브 잡스, 엘론 머스크, 마윈 등 여러 사업가가 혁신을 통해 큰 성공을 일궜다. 하지만 그 뒤에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수많은 실패한 혁신가가 있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너무 참신함만 쫓다가 정체 모를 제품이 튀어나오면 어쩌나. 콘솔도 마찬가지다. 다들 닌텐도 스위치에 찬사를 보내지만 반대로 ‘실패한 콘솔 기능’도 적잖다.
5위. AR 카드 (3DS)
▲ 게임화면 속 캐릭터조차 재미없어하는 표정인데 (사진출처: 닌텐도)
3DS는 성공적인 혁신의 대표 사례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능이 훌륭한 것은 아니다. 당장 3D 효과도 좀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기능은 존재 자체가 잊혀졌다. 게임메카 모 기자는 3DS만 3개나 구입했는데 AR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더라. 패키지에 딸려 오는 AR 카드는 그냥 광고 팸플릿인줄 알고 버린 모양.
그래도 AR 기능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3DS 카메라가 AR 카드를 인식해 게임 속 캐릭터나 몬스터를 출력하는 것이다. 아마도 닌텐도는 장차 AR이 뜨면 관련 카드가 많이 나올 거라 기대했겠지만 8년이 지나도록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뭣보다 이런 짓을 하기에는 3DS 카메라 성능이 너무 뒤떨어진다. 혹여 AR 카드가 있다면 그냥 스마트폰으로 보자.
4위. 키넥트 (Xbox)
▲ 같이 할 애인이 있는지부터 물어보는게 예의 아닐까 (사진출처: MS)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 차게 선보인 키넥트는 간단한 장비만으로 유저의 음성과 동작을 인식해 게임에 반영한다. 과거에도 PS2 아이토이처럼 비슷한 제품이 있긴 했지만 인식 범위가 압도적이라는 것이 특징. 유저가 직접 몸을 쓰는 만큼 스포츠나 댄스게임과 궁합이 좋으며 교육, 의료용으로도 보급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상업적으로는 빛을 보지 못했는데, 정작 이걸 가지고 놀 수 있는 게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사실 ‘댄스 센트럴’ 정도를 제외하곤 굳이 개발 난이도가 높은 키넥트용으로 만들 이유가 없다. 거기다 이게 또 정작 정밀한 동작을 읽어내지 못하다 보니 복잡한 게임은 지원을 못한다. 차라리 몸에 뭘 붙이더라도 인식률을 높이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3위. 블루레이 드라이브 (PS3)
▲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사면 게임 기능은 덤으로 준다 (사진출처: SIE)
PS3 블루레이 드라이브는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망한 경우다. 이 기기가 나온 2006년만 해도 영상물 저장 매체는 DVD가 대세였는데 소니는 미래를 내다보고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탑재했다. 문제는 너무 멀리 내다보는 바람에 PS3가 팔릴 적에 블루레이의 시대가 오지 않았다는 거. 다들 알다시피 현재는 거의 모든 콘솔이 블루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블루레이는 DVD에 비해 디스크 용량이 훨씬 크고 기기 소음도 적다. 반면 이 때문에 PS3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진데다 블루레이용 다이오드 수율 난항으로 초기 물량이 급락하는 참사까지 벌어졌으니 득보다 실이 컸던 셈. 그나마 원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구매하려던 사람들이 겸사겸사 게임도 하려고 PS3로 선회하는 효과는 있었다는 후문이다.
2위. 후면 터치패드 (PS비타)
▲ 콘솔 등짝에 터치패드를 붙이자고 말한건 누구였을까 (사진출처: SIE)
PS비타는 경쟁자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고도 가격과 타이틀 라인업에 밀려 사장됐다. 여러모로 과유불급이 뭔지 보여주는 콘솔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과했다 싶은 게 바로 후면 터치패드. 문자 그대로 기기 후면에 멀티터치가 지원돼 화면을 가리지 않고도 다양한 조작을 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능이다. 뭐, 적어도 소니는 그렇게 주장했다.
도대체 상하좌우 방향키와 액션 4종 및 L/R 버튼, 좌우 스틱까지 있는 콘솔에 조작 수단이 왜 더 필요한가? 결국 억지로 우겨 넣지 않는 한 어떤 게임도 후면 터치를 채택하지 않았다. 그리고 후면 터치가 생각보다 굉장히 비직관적이다. 당시 소니는 등에 가슴이 달린 여성 사진으로 이 기능을 홍보했는데, 결국 정말로 ‘한계돌파 모에로’에서 그런 용도로나 쓰이고 있다.
1위. 컨트롤러 (Wii U)
▲ 휴대용 기기 아니라 컨트롤러다. 그것도 아주 큰… (사진출처: 닌텐도)
Wii U는 주변기기도 아니고 컨트롤러 자체가 재앙의 근원이다. 전작 Wii에서 혁신의 힘을 맛본 닌텐도가 이번에는 아주 작정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했는데, 컨트롤러 중앙에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를 박아버렸다. 이 녀석은 3DS처럼 TV와 별도의 화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출력기기가 없을 때 독자적으로 메인 디스플레이 역할도 수행 가능하다.
즉 모양이나 콘셉트가 닌텐도 스위치와 어느 정도 닮아있다. 스위치가 휴대기인데 반해 이건 그냥 리모트 플레이지만. 디스플레이 때문에 모양이 넙적해져 그립감은 최악이고 무게는 여타 컨트롤러에 2배가 넘는다. 잘 빠진 Xbox 컨트롤러도 두어 시간 사용하면 손목이 뻐근한 마당에 흉기가 따로 없다. 그런 주제에 몸값이 거의 3DS급이라 부숴먹기라도 했다간 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