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협회, 웹보드 자율규제 외칠 때 아니다
2018.02.14 11:49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한국게임산업협회 '웹보드게임 사업자 대상 규제 검토 보고서' 보도자료 중 일부 (자료제공: 한국게임산업협회)
지난 2월 8일에 다소 황당한 보고서를 받았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 단체인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웹보드게임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WHO ‘게임 질병코드 신설'이나 ‘셧다운제 폐지’, 전세계적으로 번지는 ‘랜덤박스’ 논란 등 중요한 의제가 많은 상황에서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한다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업체 이권 챙겨주기로 비춰질 수 있는 ‘웹보드게임 자율규제’를 들고 왔다.
더군다나 자율규제라니. 게임업계는 작년부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하고, 올해 초부터 확률 공개를 하지 않은 게임을 공개하고 있으나 게이머 반응은 ‘의미 없다’가 대부분이다. 일단 자율규제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고, 자율규제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불만이 해소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도 믿음을 사지 못하는 마당에 사행성 이슈가 있는 웹보드게임을 자율규제 하겠다는 말은 먹힐 수가 없다.
게임업계 자율규제는 이제 시작 단계다. 단순히 ‘확률 공개’만 해놨다고 해서 할 일을 다 끝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애초에 게임업계가 ‘자율규제’를 들고 나온 이유는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을 막기 위함이다. 그 중에는 획득 확률이 10% 이하인 아이템을 청소년에게 팔지 못하게 하라는 법도 있다. 여기에 작년 국정감사에서 ‘확률형 아이템’은 ‘사실상 도박’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엄청난 십자포화까지 맞은 상황이다.
또한, 서양에서도 ‘랜덤박스’ 규제에 대한 찬반의견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압박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업계가 정말로 ‘자율규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확률 공개’만 해놓고 뒷짐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게이머가 확률형 아이템에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끊임 없이 찾아야 한다. 하지만 해가 바뀌었음에도 ‘자율규제’가 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한 달에 한 번씩 미준수 게임을 발표하는 보고서가 나올 때만이다. 지금도 게이머들은 ‘자율규제’로 ‘확률형 아이템’에 얽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 발 물러나서 ‘웹보드게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웹보드게임사가 냈다면 그 사업을 하는 당사자기 때문에 ‘그러려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발간 주체가 한국게임산업협회라는 것은 그냥 넘기기 어렵다. 물론 웹보드게임사도 협회 회원사고,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사들이 모인 이익단체다. 하지만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익단체인 동시에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유관단체다. ‘국내 게임업계 대표 협회’로 알려진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게임업계 전체 중 일부인 ‘웹보드게임사 규제를 풀어달라’는 보고서를 내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협회가 ‘웹보드게임’에 얽힌 소비자 불만을 외면하고, 회원사 이권만 챙겨주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웹보드게임 자율규제’보다 중요한 이슈는 많다. 김병관 의원이 발의한 ‘셧다운제 폐지법’도 있고, WHO ‘게임 중독 질병코드 신설’도 있다. 실제로 미국 게임산업협회 ESA는 ‘WHO 국제질병분류에 게임장애를 포함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국제질병분류에 ‘게임장애’가 포함되면 게임사 역시 사업에 제약이 생길 우려가 있다. 미국 게임업계가 움직인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겠으나 ‘국제질병분류에 게임장애를 넣지 말아달라’는 ‘웹보드게임 규제를 완화해달라’보다는 좀 더 설득력 있는 주제다. 아니면 ‘소상공인 생존권’을 걸고 나오는 PC방 협회가 차라리 더 낫다.
업계 의견을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특히 규제에 대한 이슈는 정부 또는 국회의원이 움직여줘야 현실화가 된다. 정치권에서 규제를 바꿔 줘야 일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권은 언제나 여론에 민감하다. 언젠가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도 잘 자리잡고, 그 여세를 몰아 웹보드게임도 자율규제를 해보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때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때가 지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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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ckers2018-06-04 01:35
신고삭제확률형 아이템은 세부적인 확률 자체의 문제보다는, 상도덕의 문제이다. 콜라를 한 캔 사고 성분표를 보면, 제품 자체의 용량 뿐만이 아니라, 뭐가 몇% 들어있는지, 일일 섭취량의 몇%를 차지하는지 등등이 적혀있다. 실물이 있으니 성분표와 실제 구성성분이 다르다면 검증할 수도 있다.
그런데 랜덤박스는? 말은 1%로 라고 적혀 있는데 내가 이 랜덤박스를 하나 사면 정말로 1%의 확률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지, 실제 확률과 표기된 확률이 다르지는 않은지, 서버당 수량이 한정되어있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데 여전히 1% 표시를 달고 있는지.
솔직히 말해서, 표기된 확률 그대로의 독립시행도 아니고, 사는놈이 호구인거 맞잖아?
foriris2018.02.14 14:36
신고삭제애초에 도박보다 훨~씬 낮은 확률이 확률형 아이템 시장이죠.
99%가 사용자가 잃고, 1%에 본전/이익 등이 포함된 시장이니.
핏빛파란2018.04.26 04:31
신고삭제엄밀히 말하면 손해는 아닙니다. 랜덤박스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품목 (대부분의 유저가 꽝이라고 여기는 품목) 들의 개별가격은 대부분 랜덤박스 자체의 가격보다 높습니다. 애초에 랜덤박스의 가격을 그렇게 책정해요. 물론 유저들은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지 않아서 꽝이라 여기고, 게임사를 욕하지만 꽝으로 나온 아이템을 어떤 식으로든 이용합니다. 이 부분이 참 애매한겁니다. 제로섬인 보통의 도박과는 다르거든요.
Krackers2018.06.04 01:28
신고삭제아예 꽝(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경우)을 넣으면 사행성이 되니까 가치가 낮은 아이템으로 가득 채워놨죠. 개별가격이 랜덤박스 자체 가격보다 높아요? 그 개별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되었나요? 아닌 것 같은데.
Happlypart2018.02.15 00:31
신고삭제랜덥박스는 당연히 규제해야지 .. 당첨확률을 로또, 슬롯머신 수준으로 만들어야되는게 아니라 30%-50% 이런 수준으로 만들어서 10번 내외로 원하는걸 먹을 수 있게 해줘야 재미선에서 끝나지 .. 지금 오버워치 포함해서 대부분 랜덤박스시스템 쓰는 게임들은 당첨확률보면 그냥 가산탕진할 때까지 결제해도 얻을까말까 수준임;
블루소울2018.02.16 13:46
신고삭제0.007% 이딴게 확률이냐?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ㅋㅋㅋㅋㅋ
Krackers2018.06.04 01:35
신고삭제확률형 아이템은 세부적인 확률 자체의 문제보다는, 상도덕의 문제이다. 콜라를 한 캔 사고 성분표를 보면, 제품 자체의 용량 뿐만이 아니라, 뭐가 몇% 들어있는지, 일일 섭취량의 몇%를 차지하는지 등등이 적혀있다. 실물이 있으니 성분표와 실제 구성성분이 다르다면 검증할 수도 있다.
그런데 랜덤박스는? 말은 1%로 라고 적혀 있는데 내가 이 랜덤박스를 하나 사면 정말로 1%의 확률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지, 실제 확률과 표기된 확률이 다르지는 않은지, 서버당 수량이 한정되어있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데 여전히 1% 표시를 달고 있는지.
솔직히 말해서, 표기된 확률 그대로의 독립시행도 아니고, 사는놈이 호구인거 맞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