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팅'은 캐릭터, '내러티브 기획'은 플레이어에 초점 맞춘다
2018.03.20 12:38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게임 스토리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라면 한 번쯤 '라이팅'과 '내러티브 기획'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듯하다. 스토리로 유명한 텔테일게임즈가 GDC 2018에 흥미로운 강연을 준비했다. 바로 '라이팅과 내러티브 기획: 그 관계'다.

▲ 수많은 방청객이 몰린 텔테일게임즈 강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에릭 스텁 (좌), 몰리 말로니 (우) (사진출처: 몰리 말로니 트위터)

▲ 내러티브 기획이 구조를 잡아주면, 라이팅이 세부사항을 완성하는 식이라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말로니가 구조를 잡아두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텁이 소설 같은 형태로 완성시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강연이 끝나자마자 애정을 과시하는 두 사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수많은 방청객이 몰린 텔테일게임즈 강연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 스토리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라면 한 번쯤 ‘라이팅(writing)’과 ‘내러티브 기획(narrative design)’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스토리텔링에 강한 게임사로 알려진 텔테일게임즈가 GDC 2018에 흥미로운 강연을 준비했다. 바로 ‘라이팅과 내러티브 기획: 그 관계’다.
라이팅과 내러티브 기획의 관계는 이번 강연을 준비한 두 개발자와 비슷한 관계다. 강단에 선 에릭 스텁과 몰리 말로니는 연인이자, 텔테일게임즈에서 각각 라이터와 내러티브 기획자를 맡고 있다. 이들은 한 쌍을 이루며 업무와 사생활 두 부분에서 서로를 완벽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각기 다른 정체성을 지닌 두 개인이기도 하다.

▲ 에릭 스텁 (좌), 몰리 말로니 (우) (사진출처: 몰리 말로니 트위터)
라이팅과 내러티브 기획은 둘 다 ‘스토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이다. 다만 둘 사이에는 다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우선 라이팅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세세하게 묘사하는 것이다. 반면 내러티브 기획은 스토리를 통해 플레이어가 어떠한 체험을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기획하는 것이다. 스텁과 말로니는 "라이팅은 캐릭터에게, 내러티브 기획은 플레이어에게 초점을 맞춘다"라는 말로 그 차이를 간단히 설명했다. 라이팅이 게임 캐릭터를 상세하게 그리는데 집중한다면, 내러티브 기획은 게임 속 이야기를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포인트를 둔다.
말로니는 내러티브 기획이 일종의 청사진과 같다고 비유했다. 내러티브 기획자가 게임 스토리 구조를 짜놓으면, 그 안의 세부사항을 라이팅이 채워준다는 것이다. 말로니는 그 예로 ‘마인크래프트’ 스토리 모드 기획을 보여주었다. 기획서에는 플레이어가 내린 각각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어떻게 달라지며, 주인공과 NPC들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해 미리 구성되어 있다.

▲ 내러티브 기획이 구조를 잡아주면, 라이팅이 세부사항을 완성하는 식이라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말로니가 써둔 대사는 다소 섬세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악당이 주인공과 결전을 앞두고 하는 대사를 “막나가는 선택을 했군. 너 끝장났어 임마”라고 써놨는데, 이래서는 플레이어가 쉽게 캐릭터에 몰입하기가 힘들다. 여기서 라이팅이 역할을 한다. 스텁은 미리 짜인 내러티브 기획에 따라 희곡처럼 대사를 서술한다. 이 과정을 통해 바뀐 대사를 보면 악당은 “난 네놈을 죽인 적 있다. 또 한 번 죽일 수도 있지. 여기 돌아온 건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제시”라는 멋들어진 말로 분위기를 돋군다.

▲ 말로니가 구조를 잡아두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텁이 소설 같은 형태로 완성시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듯 라이팅과 내러티브 기획은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것이 스텁과 말로니의 설명이다. 그런데 둘 중 한 쪽이 지나치게 우세해지면 어떻게 될까? 우선 라이팅에만 집중하면 플레이어는 스토리가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고정됐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구체적인 상황을 멋지게 묘사하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스토리 전체가 흘러가는 구조에 다소 소홀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위 ‘작가적 관점’에서 플레이어 선택의 폭을 줄이게 되는 일도 잦다.
반면 내러티브 기획에만 집중하고 라이팅을 등한시하면 스토리에 생동감이 부족해진다. 내러티브 기획은 전체 스토리 구조와 흐름을 다룬다. 그러나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는 게임 속 주인공에게 닥칠 사건이 얼마나 멋지고 극적으로 묘사되느냐에 집중하게 된다. 아무리 전체적인 내러티브 구조가 뛰어나도 디테일이 떨어지면 플레이어는 금세 흥미를 잃고 만다.
스텁과 말로니는 다음과 같은 말로 강연을 요약했다. 라이팅과 내러티브 기획은 다르다. 라이팅은 대사, 캐릭터 아크(캐릭터 내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 분위기 등 세부적인 사항에 집중한다. 반면 후자는 플레이어의 선택이 어떠한 분기에서 갈라지고, 그 결과는 각각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스토리 전체 구조를 설계한다. 여기에 둘 중 하나만 있어서는 결코 좋은 스토리를 만들 수 없다. 우리가 게임을 하며 의식적으로 구분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좋은 '게임 속 이야기'는 라이팅과 내러티브 기획의 긴밀한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다.

▲ 강연이 끝나자마자 애정을 과시하는 두 사람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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