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에서 물고기까지, 모바일게임에서 만나는 AR·VR
2018.03.23 10:18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모바일게임 경쟁이 치열해지며, 다른 게임에는 없는 ‘오리지널리티' 중요성이 대두된 지 오래다. 이에 많은 게임사에서 신기술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 스마트폰은 AR과 VR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AR은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를 활용하면 되니 아무런 추가 비용이 없는 셈이고, VR은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 PS VR 등에 비하면 비교적 저렴한 모바일 VR기기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
이에, 모바일게임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AR과 VR이 활용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활용 분야가 바로 '수집 요소 감상'과 '미소녀와의 교감'이다. 현세대 모바일게임에서 AR과 VR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좀 더 자세히 사례들을 살펴보자.
▲ 모바일에서도 AR/VR 사용이 늘고 있다 (사진출처: 삼성 공식 홈페이지)
게임 속 캐릭터가 현실로, AR
AR이란 게임 속 콘텐츠를 현실 세계에 투영하는 기술이다. 카메라를 통해 읽어들인 현실 속에 캐릭터나 적 등의 인공 데이터를 띄워, 마치 현실에 사물이 있는 듯한 체험을 제공한다. 사실상 AR은 모바일에서는 기기에 카메라만 달려 있다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게임에서 활용되고 있다.
AR이 수집 욕구를 제대로 자극한다는 것은 2016년 공전절후의 인기를 기록한 나이언틱의 ‘포켓몬 GO’를 통해 입증됐다. ‘포켓몬 GO’는 GPS와 AR을 접목시켜, 현실 세계에서 직접 포켓몬을 포획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한동안 사회 문제로 대두될 정도로 엄청난 열풍을 일으켰고, 그 결과 서비스 한 달 만에 2억 달러(한화 약 2,100억 원) 매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 현실에서 포켓몬을 잡는다는 '포켓몬 GO' (사진출처: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다양한 ‘식신’ 수집을 강조하는 카카오게임즈 ‘음양사’도 ‘현세소환’이라는 AR 콘텐츠를 내세운다. 모니터나 종이 등에 특정한 소환진을 그리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그 곳에서 식신을 소환할 수 있다. 마치 플레이어가 직접 음양사가 된 것처럼 현실에서 식신을 소환시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평범한 캐릭터 뽑기에 AR을 도입해 색다른 매력을 자아낸 것이다.
▲ '음양사' 현세소환 소개영상 (영상출처: 음양사 공식 유튜브)
또 다른 세계로의 초대장, VR
VR은 사용자 시야를 덮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신이 가상세계 속에 빨려 간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AR과 구분해서 설명하자면, AR은 오브젝트를 가져다 현실에 뿌린다면, VR은 플레이어를 오브젝트 사이에 떨어트려 놓는 것이다. 따라서 VR 모바일게임 역시 주로 깊은 몰입감을 주는 콘텐츠로 활용한다.
국내에서 VR 모드 탑재로 눈길을 끈 모바일게임은 넥슨의 SRPG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이하 모에)’가 대표적이다. ‘모에’는 미소녀 파일럿 ‘픽시’와의 교감을 강조했는데, 여기에 VR 모드를 탑재해 매력을 더욱 높였다. VR 모드에서는 눈 앞에 살아 숨쉬는 듯한 ‘픽시’들과 대화하거나, 생동감 넘치게 움직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 '모에' VR 모드 스크린샷. 3D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카페)
소싯적 많은 게이머들의 여자친구 역할을 했던 코나미 ‘러브플러스’도 모바일로 옮기며 VR 모드를 채택했다. 아직 개발 중인 ‘러브플러스 에브리’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 콘텐츠에 대한 상세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TGS 2017’ 시연 버전에서는 미소녀들이 플레이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며 잊고 있던 설렘을 되새겨 주었다. 만인의 여자친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그녀들을 VR로 만나게 될 날이 기대된다.
▲ '러브플러스 에브리' 대표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나만의 수족관을 꾸미는 힐링게임 ‘어비스리움’도 VR을 통해 직접 꾸민 수족관을 현실로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게임은 화면 터치로 게임 내 재화를 얻고, 이를 기반으로 물고기를 늘리는 평범한 방치형 게임이다. 그러나 VR 모드를 통해 자신이 꾸민 수족관 내부를 느긋하게 관람할 수 있는 콘텐츠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느긋하게 헤엄치는 물고기를 구경하며 힐링할 수 있다는 점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AR과 VR 동시에 담으니 게임 매력 UP
이처럼 다양한 모바일게임에서 AR과 V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 보니 수집 요소에 집중하는 일부 모바일게임은 아예 AR과 VR 양쪽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경우도 왕왕 생기고 있다.
일본 아메바가 제작하고 세시소프트가 서비스하는 ‘얼터너티브 걸즈’는 VR과 AR 콘텐츠를 모두 아우른다. VR 환경에서 3D로 구현된 미소녀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즐기거나, 미소녀가 춤추고 노래하는 ‘라이브’를 볼 수 있으며, 이벤트나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받을 수 있는 ‘마커 이미지’를 인쇄해 현실에 미소녀 캐릭터를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 안팎에서 미소녀들과 만날 수 있는 셈이다.
▲ '얼터너티브 걸즈' AR 모드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넷마블게임즈가 준비하는 모바일 낚시게임 ‘피싱스트라이크’도 AR과 VR을 모두 아울러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피싱스트라이크'는 이름 그대로 ‘낚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전 세계를 누비는 낚시꾼이 되어 익숙한 열대어부터 고대어종까지 400여 종에 달하는 물고기를 낚는다. 각 물고기들은 정교한 3D 모델로 구현되어 있으며, 개인 소유 아쿠아리움에 보관할 수 있다. 물고기마다 고유 AI를 지니고 있어 단순히 헤엄을 치는 것이 아니라 먹이 사슬에 따라 다양한 행동을 한다.
이러한 아쿠아리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AR/VR이다. 먼저 AR 모드에서는 실제 현실에 자신의 수족관을 띄우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교실에 열대어가 헤엄치거나, 사무실에서 상어가 노니는 등 독특한 연출을 시도할 수 있다. 특히 카메라만 있으면 자유롭게 AR 모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를 볼 수 있다.
▲ '피싱스트라이크' AR모드 (사진출처: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조금 더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원한다면 VR 모드에 들어가면 된다. VR 모드에서는 플레이어 자신이 직접 수족관 안에 들어간 것처럼 현실감 있게 수족관을 감상할 수 있다. 만약 모바일용 VR기기가 없다고 해도, 스마트폰을 돌려 가며 주위를 둘러볼 수 있다. 이 같은 AR과 VR 요소는 물고기 수집 욕구를 극대화시켜, 자연스레 본업인 낚시에도 열중하게 만든다. VR과 AR이 게임에 대한 동기부여를 돕는 대표적인 사례다.
▲ '피싱스트라이크' 트레일러 (영상제공: 넷마블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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