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영화·의료, 비게임에서도 통하는 만능칼 '유니티'
2018.03.23 13:04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유니티 비게임 산업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팀 맥도너 매니저 (사진: 게임메카 촬영)
GDC를 맞아 함께 열린 유니티 2018 키노트에서는 올해 업데이트 되는 다양한 신규기능과 함께, 유니티가 추구해나갈 방향성도 제시됐다. 그 중 하나가 비게임 분야 진출 증대다. 지금도 게임 외 영역에서 유니티 엔진이 활발히 쓰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넓은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니티 엔진의 비게임 분야 활용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을까? 이 점에 답해주기 위해 유니티 산업 사업부 총괄 매니저 팀 맥도너가 나섰다. 맥도너와 인터뷰는 GDC 행사가 열리는 모스콘 센터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유니티 테크놀로지 사옥에서 진행됐다.
게임메카: 반갑다. 우선 조금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싶다. 유니티는 어떤 비전으로 비게임 분야 진출을 시도한 것인가?
맥도너: 아시다시피 유니티는 게임 3D 엔진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발전을 거듭해 전보다 훨씬 뛰어나고 막강한 기능들을 갖추게 됐다. 이에 유니티가 가진 힘을 응용하고 활용할 방법을 찾다 보니 게임 외 분야로까지 진출했고, 생각보다 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날 유니티 엔진은 여러 국가에서 방대한 규모의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건설도면이나 자동차 설계도 제작에 사용되는 비중이 대단히 높다. 그래픽과 물리 외에도 VR 기능 역시 유용하게 쓰인다. 이를 이용하면 기획한 제품이 실제로 어떻게 보이고 사용될지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첨단기능을 바탕으로 유니티는 게임 엔진을 벗어나 일종의 플랫폼 홀더로 진화하고자 한다.
▲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유니티 엔진 (사진제공: 유니티)
게임메카: 비게임 분야로 진출 중인 유일한 게임 엔진이 유니티 뿐은 아니다. 언리얼 엔진도 비게임 분야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니티가 언리얼에 비해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
맥도너: 개방됐고 유연하다는 것이다. 조금 풀어서 설명하자면, 유니티는 다른 프로그램들과 매우 쉽게 연동된다. 유니티에서 지원하는 파일 포맷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른 툴을 병행해서 사용해야 할 때도 아무 부담이 없다. 우리 정보에 따르면 약 25% 많은 포맷을 지원한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면, 뛰어난 물리성과 VR 기능을 활용해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꼽고 싶다. 예를 들어 자동차 설계 시에는 차량 문을 열고, 안에 탑승하고, 내부 시트를 만지고, 네비게이션을 조작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해보고 문제가 있을 시 도면을 바로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 특유의 상호작용성을 산업 디자인에 접목시킨 결과 얻은 장점이다.
게임메카: 물리성과 VR을 산업 디자인 외 다른 방면으로 응용한 예도 있나?
맥도너: 물론이다. 시각화를 활용한 서비스라면 거의 무엇이든 응용 중이다. 예를 들어 의대에서 사용하는 '수술 집도 시뮬레이터'에도 유니티 엔진이 활용된다. 교통사고를 감소시키기 위해 고안된 도로망 시스템 ‘비전 제로’도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여러 상황을 모의실험 한다.
가구기업 이케아에서는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유니티 엔진을 활용했다. 스마트폰으로 카탈로그에 나온 가구를 가상으로 배치해볼 수 있는 AR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AR 앱도 유니티 엔진 기반이다. 아참, 한국에서는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이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서 인테리어 상담을 받는 서비스를 개발해 이미 사용 중이다.
▲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이케아 가구 배치 시뮬레이터 (사진출처: 이케아 공식 홈페이지)
게임메카: 영화 쪽은 어떤가? 최근에는 ‘디스트릭트 9’ 감독 닐 블롬캠프가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짧은 영화를 만들어 화제가 됐다.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큰 분량의 영화도 곧 만나볼 수 있나?
맥도너: CG 작업에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예는 이미 많다. ‘블레이드러너 2049’만 해도 특수효과에 유니티 엔진을 활용했다. 아예 유니티 엔진으로 만든 CG 영화나 VR 영화라면 ‘스피어즈(Spheres)’, ‘손더(Sonder)’가 제작 중이다. ‘스피어즈’는 ‘블랙 스완’으로 유명한 감독인 대런 애러노프스키가 맡았고, ‘손더’는 ‘토이 스토리 3’을 만든 네스 놈(Neth Nom)이 촬영하고 있다.
게임메카: 비게임 분야 기술자는 대부분은 기존에 유니티를 비롯한 게임 엔진을 다룬 적이 없다. 결국 새로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언리얼은 최근 비게임 분야 기술자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워크플로우 툴킷, 학습자료, 애셋을 지원하는 언리얼 스튜디오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니티도 이러한 서비스를 준비 중인가?
맥도너: 우리는 이미 전세계 곳곳에 도우미 ‘에반젤리스트’를 두고 있으며, 어느 국가에서든 직접 사람 대 사람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에반젤리스트’ 주도의 강연도 자주 열린다. 별도 서비스보다는 지금 있는 ‘에반젤리스트’ 시스템과 ‘애셋 스토어’를 보다 정비할 생각이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방식과 철학을 선호한다.
▲ 한국에서도 에반젤리스트가 직접 유니티 엔진 강연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메카: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비게임 분야 상품의 수익 배분은 어떻게 되는가? 혹시 로열티가 비싸다거나 하는 문제는 없는가? 언리얼 엔진은 비게임 분야의 활용은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맥도너: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로열티 문제는 걱정할 필요 없다.
게임메카: 다소 갑작스러운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답변을 원하는 사람이 많으니 꼭 물어봐야겠다. 일본 유니티 지부에서 만든 마스코트 캐릭터 ‘유니티짱’이 생각보다 큰 인기를 끌었지만, 그 후로 후속 캐릭터가 나오지 않고 있다. 혹시 다른 비게임 분야 마스코트 캐릭터를 개발할 생각은 없나?
맥도너: 우리도 ‘유니티짱’ 인기에 놀랐다. 그렇다고 그 인기에 편승해서 수많은 캐릭터를 만들 생각은 없다. 캐릭터 인기는 커뮤니티 성향에 달렸다. 커뮤니티 분야에 따라서 중시하는 철학과 가치가 다르지 않나? 그러니 캐릭터 하나를 만들 때는 특정 커뮤니티가 속한 분야와 문화를 먼저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당장은 여러 비게임 커뮤니티를 연구하고 캐릭터를 만들 여유가 없다.
▲ 제2의 '유니티짱'을 볼 날은 요원한 듯하다 (사진출처: 유니티 공식 포럼)
게임메카: 마지막으로 비게임 분야 진출에서 유니티 철학을 요약한다면?
맥도너: 우리는 직접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다. 플랫폼을 제공한다. 기술집약적 플랫폼을 만들어 파트너들이 창조적 도전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이것이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을 통해 각 분야의 발전과 번영을 함께 이룩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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