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유튜버와 e스포츠, TGS가 찾은 해법 '성공적'
2018.09.24 10:18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작년 관람객 숫자가 줄어 들며 '정체기'에 빠진 것으로 보였던 '도쿄게임쇼(이하 TGS)'가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TGS 2018' 방문객 규모가 2016년 기록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그야말로 역대 최대 규모와 역대 최고 방문객, 두 가지를 전부 기록하게 된 것이다.
▲ 'TGS 2018' 회장 전경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일본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협회는 24일, TGS 2018에 4일간 총 29만 8,690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20일, 21일 진행된 비즈니스 데이에는 전년 5만 8,076명에서 6만 8,317명으로 17% 증가했다. TGS 2017에서 비즈니스 데이 방문객이 전년 대비 10% 가량 감소한 것을 생각하면, 업계나 언론에서 TGS에 대한 관심이 올해 더욱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어 22, 23일 진행된 일반공개일에는 작년보다 17%가량 많은 23만 373명이 찾아왔다. 결과적으로 이번 TGS 2018는 이전 최고 기록이던 TGS 2016의 총 방문객 27만 1,224명을 약 10% 가량 상회하며, TGS 하락세를 끝냈다.
▲ TGS 2018 방문객 통계 (자료제공: 일본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협회)
이번 TGS 2018에서도 핵심은 신작 전시였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나 캡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등 굴지의 게임사들이 올해에도 마쿠하리 멧세를 꽉 채우며, 관객들을 끌어 모았다. '데빌 메이 크라이 5',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등 발매를 앞둔 기대작 시연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이번 게임쇼에서 처음으로 시연이 진행된 게임도 상당히 많다. 업계나 미디어 관계자가 방문하는 비즈니스 데이에도 몇몇 부스는 시연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 오전부터 '캔슬 대기(시연을 대기하던 사람이 빠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대작 일본게임이 다수 발매되며, 관심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 게임을 시연하는 관객으로 발 디딜 틈 없던 SIE 부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이번 TGS 2018에서는 국내에서의 참가도 도드라졌다. '배틀그라운드'를 성공시킨 펍지는 91부스 규모로 출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매치를 진행했고, 국내 퍼블리셔 인트라게임즈도 4종의 게임을 내세웠다. 인트라게임즈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가 진행된 4일간 약 1,000여 명의 관람객이 부스에 찾아왔다고 한다. 이 밖에도 넷마블이 모바일 신작 '요괴워치 메달워즈'를 레벨5 부스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 게임쇼 찾은 인트라게임즈 (사진: 게임메카 촬영)
TGS 2018은 출시를 앞둔 신작이라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더했다. 첫 번째는 일본을 중심으로 유행이 퍼지기 시작하는 '버추얼 유튜버'다. 버추얼 유튜버란 사람처럼 움직이는 별도의 3D 모델에 목소리 연기를 입혀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새로운 형태의 1인 미디어다. 2016년 등장한 '키즈나 아이'가 구독자 수 2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뒤, 수 많은 후발주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게이머 사이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이번 TGS 2018에서는 이러한 버추얼 유튜버가 전면적으로 나섰다. 먼저 TGS 2018 관련 정보를 인터넷으로 방송하는 TGS 2018 공식 채널은 '미라이 아카리'를 공식 버추얼 캐스터로 임명했다. '미라이 아카리'는 배우나 성우 등이 진행하는 스테이지 이벤트 등에 게스트로 참가하며 방송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DMM게임즈는 자사애서 서비스하는 '플라워나이트걸' 캐릭터를 버추얼 유튜버로 만들고, '전뇌소녀 시로'와 함께 방송을 하는 영상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눈길을 끌었던 '후지 아오이'는 단독 부스를 내며 팬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 '후지 아오이' 생방송 이벤트에는 많은 관객이 모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판 코너에서도 버추얼 유튜버 활약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버추얼 유튜버를 동원해 상품을 홍보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버추얼 유튜버를 좋아하는 팬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서인지 '츠키노 미토'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일본 VR, AR 전문 회사 구겐카는 '시노노메 메구'라는 버추얼 유튜버를 직접 제작하고, 기반이 된 기술을 홍보하기도 했다.
▲ 페르소나 5 등에 꿀리지 않던 '츠키노 미토' 굿즈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버추얼 유튜버가 상품 홍보를 하기도 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 다른 볼 거리는 바로 e스포츠다. TGS는 작년부터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힘을 써왔다. 그리고 2018년에는 일본e스포츠연합이 신설되고 프로 게이머가 탄생했고, 그에 힘입어 e스포츠 대회도 한층 더 힘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TGS 2018에서 열린 'e스포츠 크로스'에서는 좋아하는 선수의 응원전이 벌어지고, 게임 코스프레를 하고 방문하는 등 관객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열띤 응원전이 이어진 'e스포츠 크로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각 부스에서도 e스포츠를 겨냥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세가에서는 퍼즐게임 '뿌요뿌요'를 e스포츠에 맞춘 '뿌요뿌요 e스포츠'를 선보이며, 실제 프로와의 대전을 체험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프로 에볼루션 사커 2019'의 코나미는 자체 부스에서 e스포츠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 밖에도 e스포츠 관련 상품 판매도 호조세를 보이며 높아진 관심을 입증했다.
정리하자면 TGS 2018이 정체기를 넘어설 수 있던 원동력은 볼 거리와 즐길 거리 양쪽을 전부 튼튼하게 갖췄다는 점이다. 특히 버추얼 유튜버처럼 그간 다른 게임쇼에서는 볼 수 없던 소재는 TGS를 더욱 독창적으로 만들어줬다. 과연 내년 9월 12일부터 15일,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최될 TGS는 또 어떤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 내년 'TGS'는 과연 어떤 볼 거리를 선보일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