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복싱스타, 타격감 하나만큼은 세계 챔피언
2018.09.28 16:56게임메카 이수현 기자
▲ '복싱스타'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복싱스타 공식 유튜브 채널)
복싱은 인기 있는 대중 스포츠이지만, 이상하게도 게임과는 인연이 없다. 닌텐도 ‘펀치아웃’ 시리즈 정도를 제외하면 대중적으로 인지도 높은 복싱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프로레슬링이나 종합격투기처럼 화려한 기술을 구사할 수도 없고,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심리전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게임으로 표현하기 쉬운 소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복싱 게임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앞서 복싱 모바일게임 ‘펀치히어로’와 ‘챔피언 for Kakao’를 만들었던 제작진이 네시삼십삼분에 모여 개발한 신작 ‘복싱스타’가 그 결과물이다. 전작들을 서비스하며 얻었던 노하우와 피드백을 반영해 제작했다는 ‘복싱스타’는 과연 복싱 게임의 재미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지 확인해 보자.
단순한 진행 방식, 복싱의 쾌감으로 해결한다
‘복싱스타’에선 총 세 가지 게임 모드를 진행할 수 있지만 셋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 우선 ‘스토리 모드’는 뒷골목 싸움꾼이 복싱 선수로 성장해가는 내용을 다루며, 등장하는 상대들을 한 명씩 차례로 쓰러뜨리는 ‘도장 깨기’ 방식으로 진행된다. ‘챌린지 모드’와 ‘리그 모드’에선 다른 플레이어와 승부하게 되지만, 실시간 전투가 아니라 비동기 대전으로 캐릭터 AI와 겨루게 된다. 결국 세 모드 전부 ‘AI 캐릭터와 복싱을 한다’가 전부이기 때문에, 게임이 다소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 세 가지 모드 전부 AI 캐릭터와 대결하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복싱스타’는 사실상 유일한 콘텐츠인 복싱 만족도를 크게 높여 진행이 단순하다는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상대방과 격투하는 ‘손맛’이 핵심으로, 타격할 때 들리는 묵직한 타격음과 만화 같은 효과, 흩뿌려지는 땀방울이 어우러져 상당한 쾌감을 준다. 상대를 다운시킬 때는 더욱 화려한 특수효과와 함께 진동을 줘서 적에게 정말로 큰 피해를 입혔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 시원하게 올려치는 어퍼컷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화려한 특수효과 덕분에 타격감이 상승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적들을 날려버리는 기분은 짜릿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공격할 때 타격감도 훌륭하지만, 상대방 공격을 회피할 때 만족감도 높다. 일반적으로 게이머는 공격을 중시하기 마련인데, ‘복싱스타’ 회피는 간편하면서도 이점을 많이 줘서 자연스럽게 회피 중심으로 전략을 짜게 유도했다. 상대방이 공격하는 방향에 맞춰 회피 버튼을 누르면 회피가 가능한데, 성공 시 상대방에게 빈틈이 생겨서 이 순간 공격을 쏟아 부을 수 있다. 상대방과 능력치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더라도, 공격 방향만 포착할 수 있다면 회피를 통해 체급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 공격을 가볍게 피해 준 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반격을 꽂아주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원래 복싱에서 회피나 가드는 방식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복잡한 행동이지만, ‘복싱스타’는 버튼 하나로 이런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간소화했다. 여기에 공격 조작법도 간단한데, ‘잽’은 터치로, ‘훅’은 옆으로 슬라이드, ‘어퍼컷’은 위로 슬라이드 하는 단순한 조작으로 가능하다. 깊이 있는 복싱 게임을 원하는 사람에겐 아쉬운 점일 수 있지만, 간편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쉽지만은 않은 난이도, 실력으로 극복 가능
조작이 간편하고 회피 이점이 커서 게임에 적응하기 쉽지만, 난이도가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다. 일단 상대마다 기술 구사 스타일이 다르고 기술에 상성이 있어서, 상대 별로 다른 파훼법을 찾아내야 한다. 가령 공격 속도가 빠른 ‘잽’과 ‘훅’이 주무기인 상대를 느린 ‘어퍼컷’으로 상대하다간 공격 발동 시간에 몰매를 맞고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어퍼컷으로 세상을 제패하겠다’라는 생각으로 플레이 했다가 ‘잽’ 위주로 나오는 상대를 만나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또한, 회피가 유용한 기술이긴 하지만 한번 회피에 실패했을 때 돌아오는 피해도 크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페이크 동작을 구사하거나 몸을 움츠려 공격 방향을 숨기는 상대가 늘어나 회피 난이도도 점점 높아진다. 긴장의 끈을 놓고 방심하면 만만해 보이는 상대에게도 허무하게 질 수 있다.
▲ 연승에 취해 방심하면 보게 되는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게 상승하는 난이도를 플레이어 실력 향상만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물론 레벨을 높이거나 과금으로 좋은 장비를 구하는 등 능력치 상승으로 난관을 돌파할 수도 있겠지만, 게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플레이어의 집중력이다. 페이크 동작에 속지 않고 회피하며, 적이 가드를 내리는 틈을 타 공격하는 등 상대방 움직임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1라운드에서 크게 밀렸지만 2, 3라운드에서 집중해 역전하는 경우도 많이 나오며, 겉보기에 능력치 차이가 많이 나 보이는 상대도 방심만 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꺾을 수 있다. 이렇게 플레이어의 집중력으로 강한 상대를 물리쳤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비할 데가 없다.
▲ 체력이 다섯 배 가까이 많은 상대를 만나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집중력만 발휘하면 이길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자유롭게 만드는 나만의 캐릭터
‘복싱스타’ 캐릭터는 고급 장비 도배보다 플레이어 실력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육성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마음 가는 대로 육성해도 크게 영향이 없는 스킬 시스템과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요소 덕분에 플레이어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스킬 시스템의 경우, ‘잽’, ‘훅’, ‘어퍼컷’ 세 기술에 각각 특수 효과를 부여하거나 피해량을 높이는 등 강화가 가능하다. 같은 기술이어도 반격할 때 공격력을 높인다거나, 스턴 상태의 적에게 추가 피해를 입힌다거나 하는 식으로 다른 효과를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 성향에 맞는 색다른 캐릭터가 탄생한다.
▲ 같은 어퍼컷이라도 반격에 특화시킬 수도 있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턴 상태인 적을 몰아붙이는 데 특화시킬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코스튬으로 캐릭터를 꾸며줄 수 있는데, 능력치와 연관이 없기 때문에 성능을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외형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수퍼리치’라는 기능으로 집과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데, 구매하면 날마다 게임 화폐를 주며 메인 화면 배경으로 나타난다. 처음엔 뒷골목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지만, 나중엔 대저택에서 스포츠카를 모는 멋진 복싱 스타로 거듭나게 된다.
▲ 코스튬 종류가 무척 다양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파이팅 머니로 이루는 내 차 마련의 꿈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간편하게 느끼는 복싱의 쾌감
‘복싱스타’ 최고의 장점은 ‘간편함’이다. 터치와 슬라이드 만으로 회피, 가드, 각종 기술까지 구사할 수 있어서 복잡한 커맨드 입력에 자신 없는 플레이어도 손쉽게 입문할 수 있다. 그러다 ‘너무 간단하다’고 생각될 쯤엔 상대방이 페이크 동작을 쓰거나 다른 기술 구사 스타일을 보여주는 등 난이도를 높여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게 겪은 난관을 과금이 아니라 온전히 플레이어의 실력 향상으로 극복하게 됐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대단하다. 아쉽게도 아직 복싱 외 콘텐츠는 캐릭터 꾸미기 정도뿐이지만, 적어도 복싱 하나만큼은 최고급의 재미를 자랑하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