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업G] 드래곤네스트 박정식 대표가 만든 신작 '헌드레드 소울'
2019.01.17 14:00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17일 국내 시장에 출격하는 '헌드레드 소울' (사진제공: 하운드 13)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특히 모바일 시장은 ‘모험’이 허락되지 않는 곳이다. 이는 대기업부터 중소 게임사까지 마찬가지다. 모두가 MMORPG를 향해 달려가는 이유는 흥행하지 못한 게임은 단기간에 묻혀버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하운드 13 신작 ‘헌드레드 소울’은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게임이다. 유행이 지났다고 평가되는 액션 RPG에, 인기 있는 원작을 배경으로 한 것도 아니다. 장비나 캐릭터를 뽑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도 없고, ‘자동’도 최소화했다. 내가 구상한대로 착착 콤보를 완성해가는 ‘액션’ 그 자체를 보여주는데 모든 것을 집중한 게임이다.
모험이 허용되지 않는 모바일 시장에서 반대노선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헌드레드 소울’을 만든 하운드 13 박정식 대표의 답은 간단했다. “내가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고, 팀원들도 이러한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박정식 대표 스스로도 온라인 액션 RPG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킹덤 언더 파이어: 더 크루세이더’, ‘헉슬리'를 거쳐 ‘드래곤 네스트’까지 액션 RPG 길만 걸어왔다. 액션 장인이 4년 간 묵묵히 깎아온 밀도 높은 게임이라는 것이다.
▲ 하운드 13 박정식 대표 (사진: 게임메카)
두 손과 머리로 완성하는 독창적인 액션
박 대표가 액션 게임에 일가견이 있는 제작진과 합심해 4년 동안 빚어낸 결과가 ‘헌드레드 소울’이다. 일단 게임은 특이하다. 시장에 많은 액션 RPG가 있었지만 이러한 게임은 드물었다. ‘헌드레드 소울’의 핵심은 ‘연계’다. 각기 다른 능력과 스킬을 지닌 장비와 부관(전투를 도와주는 캐릭터)로 원하는 조합을 꾸려 나만의 공략법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 '헌드레드 소울' 플레이 영상 (영상제공: 하운드 13)
가령 ‘띄우기’에 약한 보스라면 적을 공중에 띄우는 능력을 가진 ‘부관’에, 공중에서 공격하면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장비’를 갖추는 것이다. 조합의 완성은 전투에서 이뤄진다. 적을 띄울 타이밍을 찾고, 띄웠을 때를 놓치지 않고 적을 공격해 피해를 입히는 연계를 완성해야 한다. 보스 약점, 장비와 부관의 특징, 서로 시너지를 이루는 조합 등 게임을 하며 익힌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몬스터를 잡을 공략을 생각해나가는 것이 ‘헌드레드 소울’이 가진 액션의 묘미다.
▲ 장비와 부관의 시너지를 찾아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제공: 하운드 13)
그리고 게임 속 모든 요소는 이 ‘액션’을 살리는데 집중되어 있다. 완전 자동 사냥은 없으며, 이동과 일반 공격만 자동인 ‘이지 플레이’가 있다. 이동을 자동으로 하되, 콤보는 스스로 완성해 액션에 몰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스테이지 구성도 그렇다. 스테이지가 일직선이 아니라 두 가지, 세 가지로 갈라지고 이 중 원하는 노선을 유저가 고를 수 있다. 선택은 자유다. 보스까지 가장 빨리 가는 코스를 선택해도 되고, 필요한 자원이 걸려 있는 거점을 거쳐서 보스에게 가도 된다.
자원이란 장비를 만들고, 강화하는데 사용되는 재료다. 박정식 대표는 “액션 자체는 빨리 만들었으나 게임에 딱 맞는 파밍을 완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라며 “기존 액션 RPG처럼 자동을 기반으로 같은 스테이지를 계속 돌며 전투력만 맞추는 방식을 피하고, 필요한 루트를 타서 보스에 도달하면 아슬아슬하게 깰 수 있을 정도의 밸런스를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 보스까지 가는 루트를 원하는대로 진행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헌드레드 소울’은 기존 액션 RPG처럼 같은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도는 방법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 이 게임에서 ‘장비’는 곧 직업이다. 마치 ‘몬스터 헌터’처럼 각기 다른 속성을 지닌 여러 무기를 모으고, 이 중 보스 공략에 맞는 것을 전투에 들고 간다. 여기에 전투를 통해 모은 재료로 ‘장비’를 완성해나가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스테이지에 걸린 재료를 모두 모으면 더 이상 그 곳을 돌 이유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상위 장비와 보스를 찾아서 올라가는 방식의 이러한 게임의 단점은 콘텐츠가 빨리 떨어진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앞세운 해결법은 ‘정공법’이다. 박정식 대표는 “핵심은 강력한 보스를 잡는 ‘강림’이다. 거의 매달 새로운 보스가 등장하고, 이를 공략하면 새로운 장비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장비는 새로운 캐릭터를 하는듯한 전혀 다른 플레이 패턴을 보여준다. 앞으로 6개월 정도 추가할 ‘강림’ 보스와 장비가 준비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 매달 다양한 보스와 무기를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사진제공: 하운드 13)
이 방향성에 대해서 동의하는 퍼블리셔는 없었던 거 같다
‘헌드레드 소울’은 대중적인 게임은 아니다. 기존 게임과 비교하면 난이도가 상당히 높고, 전투도 유저가 스스로 끌어가야 한다. 과금도 출시 기준으로 유료 부관 2종과 캐릭터에 입히는 코스튬으로 압축된다. 이 외에 장비 제작에 쓰는 자원 획득량을 높여주거나, 부족한 재료를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재료는 플레이 중에도 충분히 얻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하운드 13이 퍼블리셔 없이 자체 서비스를 결정한 이유 역시 이러한 방향성에 공감해줄 파트너를 찾지 못해서다. 원래는 라인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았으나 지금은 자체 서비스로 노선을 바꿨다. 박정식 대표는 “게임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지해줬으나 비즈니스 모델에서 이견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요청에 따라 게임을 ‘자동’으로도 만들어봤지만 원하는 모양이 나오지 않아서 그만뒀다.
한국 출시를 앞두고 호주, 싱가폴 등에서 소프트론칭을 오래한 이유도 게임이 시장에 통할 수 있는가를 검증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는 어떨까? 박정식 대표는 “사실 게임을 만들면서 재미는 있었는데 걱정이 많이 됐다. 자동에 익숙한 유저들이 이 게임을 재미있어할까,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괜히 걱정했나 싶을 정도로 유저들이 잘 따라와주었다”라고 말했다.
‘헌드레드 소울’은 1월 17일부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난공불락인 보스인 셈이다. 중요한 순간을 맞이한 각오는 어떨까? 박정식 대표는 “발상 자체는 2012년 11월에 아이텐티티게임즈를 나올 때쯤부터 생각했던 것 같다. 모바일에서도 휴대용 게임기에서 즐길 법한 3D 액션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3~4년 뒤에 나와도 경쟁력이 있으리라 생각했고, 다행히 아직도 이러한 게임은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가 한국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점프 업, 한국 모바일게임'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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