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게임광고] 록맨 능가한다는 국산게임 ‘메탈포스’
2019.04.09 17:07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잡지보기]
2D 액션 플랫포머 게임 장르에서, ‘록맨(메가맨)’ 시리즈가 차지하는 위상은 어마어마합니다. 록맨에서 시작되거나 이 게임을 통해 일반화된 시스템만 해도 두 손에 다 꼽지 못 할 정도로 혁신적인 시도를 많이 했고, 90년대 초반에는 패미컴 성능을 한계 이상으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들은 작품이기도 하죠.
‘록맨’의 인기가 한창 급상승하던 90년대 중반에는 이러한 ‘록맨’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게임이 출시됐는데요, 그 중에는 ‘록맨을 능가하는 게임’ 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건 야심작들도 종종 보였습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광고 역시 그런 사례입니다.
‘메탈포스’는 90년대 초중반 게임기 유통부터 게임 개발까지 진행했던 국내 1세대 게임기업 중 하나인 다우정보시스템에서 개발한 게임입니다. 패미컴으로 출시됐으며, 국산 게임이 가뭄에 콩 나듯 발매되던 당시 나온 작품이라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계신 분이 꽤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광고를 보겠습니다. 록맨과 비슷한 듯 싶으면서도 뭔가 다른 사이보그 캐릭터 한 명이 정중앙에 위치해 있네요. 주인공 캐릭터로 게임 내에서는 3등신으로 나오지만, 프로필을 보면 무려 신장 15.8미터에 레이더 검과 부메랑을 장비한 거대 로봇이군요. 다만 그런 거대 로봇이 록맨처럼 사다리를 타고 폴짝폴짝 점프하는 장면을 보면 딱히 설득력 있는 설정은 아닙니다.
그 주변에는 보스 캐릭터라기엔 왠지 무게감이 약해 보이는 로봇들이 있습니다. 공격로봇, 경비로봇 등 한국어화 된 유닛명들이 인상깊군요. 다만, 왼쪽 아래에 있는 ‘외계 동물’은 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지구를 침략해 온 외계인이 기계 종족이 아니었나 싶네요. 7개 스테이지마다 각각의 보스가 등장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개인적으로 저런 잡몹(;)보다는 보스 캐릭터들을 배경에 세웠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광고에는 게임 화면이 나와 있지 않지만, 실제 게임은 전체적으로 ‘록맨’ 시리즈를 많이 벤치마킹한 티가 납니다. 입체적으로 구현된 맵이나 아군/적군 체력 게이지, 다양한 맵 내 장치 등을 보면 새로운 록맨 시리즈인가 하는 느낌도 듭니다. 다른 점이라면 록 버스터 대신 일정 거리 전진 후 플레이어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을 기본 무기로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록 ‘록맨’ 시리즈를 상당수 참고한 느낌이 나긴 하지만, 나름대로의 완성도가 있었던 게임인지라 ‘메탈 포스’는 당시 ‘록맨 비슷한 게임’으로 나름 유명세를 탔습니다. 다만 광고처럼 ‘록맨 시리즈를 능가하는 고성능 게임’은 결코 아니었고, '록맨' 시리즈가 당시 '록맨 6'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데다 1년 단위로 ‘록맨 7’, ‘록맨 8’ 등이 계속 출시됐던지라 단편작이었던 ‘메탈포스’는 금세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덤으로 보는 B급 광고
다우정보시스템 얘기가 나온 김에 당시 게임업계에서 종횡무진하던 다우정보시스템의 다른 광고도 살펴보겠습니다. 같은 호 잡지에 실린 위 광고는 당시 다우정보시스템에서 판매하던 조이패드와 패미클론 머신입니다.
위쪽에 있는 슈퍼패미콤과 메가드라이브용으로 나온 패드의 경우 모양이 나름 독특한데, 오른쪽 울퉁불퉁한 홈에 손가락을 끼고 하는 건가 보네요. 왠지 불편해 보이지만 의외로 손에 착 감길 것도 같습니다. 아래쪽에 있는 게임머신은 패미컴 호환 게임기로, 2단계 터보 스피드를 지원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아마도 RPG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기능일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