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웨어·에픽게임즈 이어, 모탈 컴뱃 '네더렐름'도 크런치
2019.04.28 13:24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최근 해외 게임사에서 극심한 크런치로 직원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앤썸'의 바이오웨어, '포트나이트'의 에픽게임즈가 그렇다. 그리고 이번에는 '모탈 컴뱃', '인저스티스'를 만든 네더렐름스튜디오에 이와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가히 '살인적'이라 부를 정도의 강도 높은 업무와 함께 과도하게 적은 임금으로 직원들의 삶을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북미 게임 전문지 PC Gamer는 트위터를 통한 전 직원의 폭로 및 자사가 직접 전 직원들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네더렐름 내부에 크런치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살인적인 근무 시간이다.
네더렐름 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제임스 롱스트리트는 24일, 본인 트위터를 통해 '2011년 1월 1일부터 Day 1 패치(출시 후 진행되는 첫 패치)까지 단 하루를 쉬었다. 일요일이자, 내 생일 때 말이다. 토요일에도 8시간을 일한 후에야 밤에 열리는 친구 결혼식에 가는 것을 허락 받았다. 그 기간 동안 밤 10시에서 12시 이전에 끝난 적은 딱 이틀 뿐이다. 상사를 제외한 모두가 그렇게 일을 했고, 당연히 저녁을 먹고 모두 남았다'라고 말했다.
혹독한 크런치는 개발 직군만의 일이 아니었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네더렐름에서 QA 테스터로 일했던 아이작 토레스는 PCgamer를 통해 "나는 4달 동안 크런치했다. 1주일에 90시간에서 100시간 동안 일했으며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라며 "나는 30분에서 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다녔지만 차를 가져온 직원 중에는 운전하며 졸까 봐 회사 쇼파에서 자는 사람도 있었다. 3달 동안 20년은 늙은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계약직의 경우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시달려야 했다. 계약직 형태로 '인저스티스 2' 컨셉 아티스트로 일했던 Beck Hallstedt는 '라이엇, 에픽, 텔테일게임즈와 같은 폭력적인 관행은 널리 알려져야 한다'라며 비정규직을 9달 동안 바짝 쓴 뒤 3개월 동안에는 '네가 잘하면 다음 계약 때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을 거야'라는 듣기 좋은 말로 구슬리며 최저 임금만 주고 일을 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4년 넘게 이렇게 일한 직원도 있으며, 카드 빚도 상당하다. 네더렐름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직원은 초과근무를 해야 집세를 감당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다른 전 직원은 동료와 함께 미국 평등 고용 추진위원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 EEOC)에 회사를 고발한 적이 있다. 그는 PCgamer와의 인터뷰를 통해 '괴롭힘과 화장실 문제, 모든 여성 직원들에 대한 개발자들의 비밀스런 별명, 정규직 중 여성 직원들의 부족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EEOC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자 회사는 저와 동료를 모욕했다. 우리는 다른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려 했으나 블랙리스트에 올라 보복 당하는 것이 무서워서 문제를 해결하기 더 힘들게 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는 '인저스티스 2'와 '모탈 컴뱃 XL' 시절에도 있었다고 한다. 전 직원들의 크런치 폭로에 대한 네더랠름 및 모회사 워너브라더스 인터렉티브의 공식 입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