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게임광고] 장 끌로드 반담 ‘스트리트 파이터’ 영화
2019.09.16 16:56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90년대 초, ‘스트리트 파이터 2’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단순한 게임 하나의 인기를 떠나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발전했는데요, 이만큼 화제를 모은 작품은 게임 역사를 통틀어서도 ‘스타크래프트’가 유일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인기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라, 당시 게임업계 유행을 선도한 것을 넘어 영화나 만화, TV 등 수많은 미디어에도 등장했습니다. 당시 성룡 영화 ‘시티 헌터’에서도 ‘스트리트 파이터 2’ 패러디 장면이 꽤 길게 나왔었죠.
그리고 결국 1994년 말, 공식 영화가 나왔습니다. 당시 최고 액션 배우 중 한 명이었던 장 끌로드 반담을 주인공 ‘가일’로 캐스팅한 ‘스트리트 파이터’가 그것입니다. 이 영화는 당시 많은 화제를 모으며 게임 원작 영화 최초로 흥행에 성공했는데요, 그와는 별개로 완성도 면에서는 상당한 혹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당시 영화 광고가 게임잡지에도 실렸는데,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어쩐지 백종원 대표가 떠오르는 표정의(;;) 장 끌로드 반담 사진이 크게 나온 ‘스트리트 파이터’ 영화 광고입니다. 아무래도 이전까지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게 거의 나온 적이 없었고, 나왔다 하더라도 흥행을 거두지 못했기에 사실상 국내에 소개된 최초의 게임 원작 영화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비디오로 출시된 김청기 감독의 ‘스트리트 파이터 Q’나 지금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스트리트 파이터 가두쟁패전’ 등이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비공식 2차 창작물이었고 완성도도 높지 않았었죠.
광고를 보면 게임과는 다르게 ‘가일’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써머쏠트킥, 스핀바드킥, 정권찌르기, 회전차기, 리바이스스핀킥 등의 기술명이 쓰여 있는데, 다른 기술은 그렇다 쳐도 스핀바드킥은 춘리 기술 아닌가요? 뭐 가일이 스핀버드 킥 못 쓰라는 법은 없지만 상상하니 왠지 웃음이 나오네요. 리버스 스핀킥은 왜 청바지 브랜드가 떠오르는 리바이스 스핀킥이 됐는지 미스터리입니다.
일단 영화 이름은 ‘스트리트 파이터’지만, 실제 배경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입니다. 사실상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1’이 큰 흥행을 못 거둔 채 2편이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보니 생긴 일인데, 첫 영화에서 갑자기 ‘2’가 붙으면 이상하니 영화에선 ‘2’를 뺐습니다. 실제로 게임 내에도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는데요, 광고 맨 오른쪽에 ‘캐미’가 나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위에 소개된 조연 캐릭터들만 봐도 알 수 있듯 원작 재현도는 절로 고개를 젓게 만듭니다. 장 끌로드 반담이 가일의 빗자루 머리를 안 한 것은 영화적 재해석으로 인정할 수 있지만, 블랑카의 이상한 가면이나 왠지 빈약해 보이는 바이슨(복서), 내가 아는 그 캐릭터가 맞는지 의심이 가는 춘리 등은 원작을 기억하는 팬들 입장에선 꽤나 거부감이 듭니다. 스토리도 재해석을 심하게 해서 달심과 디제이가 박사/프로그래머가 되고, 바이슨(복서)가 선역으로 전향하고, 류와 켄이 도박/사기꾼이 되고, 블랑카의 정체가 내쉬(찰리)인 등 당황스러운 면이 많았습니다.
이처럼 여러가지로 미묘한 점이 많은 영화였지만 원작 게임 유명세를 등에 업고 어느 정도 흥행에는 성공했습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영화 기반 실사풍 게임이 나오기도 했죠. 위 광고에 등장하는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입니다. 게임 원작 영화를 다시 원작으로 한 게임이라는 전무후무한 사례인데, 최근 어떻게든 재평가되고 있는 영화와는 달리 게임은 정말로 망작이라 그대로 묻혔습니다.
이 게임의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어색한 조작감과 맥 빠지는 모션, 뻑뻑한 조작감과 난해한 커맨드 등… 아무리 원작에 대한 애정으로 포용하려 해도 한계에 다다랐고, 결국 국내와 해외 모두에서 흥행 참패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당시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5’나 ‘철권 2’, ‘버추어 파이터 2’ 등이 출시되던 시기였기에 더욱 경쟁력이 없었죠. 그야말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최고 흑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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