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지구파괴급 위력, 게임 속 ‘반물질’ 무기 TOP 5
2019.09.26 17:41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혹시 10여년 전, 스위스에서 진행된 ‘지구가 멸망할 수 있는 과학실험’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잘못되면 블랙홀이 생기거나 지구가 축구장 만한 크기로 압축되어 버리는 우주 규모 대재앙이 일어난다는 얘기였는데, 결과적으로 안전하게 끝난 이 실험의 이름은 입자가속기(LHC)를 통한 반물질 제조 실험이었다. ‘반물질’이란 간단히 말해 자신에게 닿은 물질을 소멸시켜 에너지로 바꿔버리는 반입자 구성체다.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기엔 책 한 권은 필요할 것 같고, 일단은 핵융합보다 큰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불안정한 물질이라고 해 두자.
자세한 과학적 원리는 제쳐두고, 반물질의 무시무시한 이미지는 예로부터 창작자들 사이에서 널리 이용돼 왔다. 반물질의 쌍소멸 에너지 반응을 이용해 병기를 만들거나, 폭탄을 제조하고, 때로는 초능력처럼 사용하며 전투를 지배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현대 과학에서 제대로 구현/보관하거나 상용화하기 힘든 물질이다 보니 주로 SF, 그것도 꽤 먼 미래를 다루는 작품들에서 주로 등장하는데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 기술의 정수로 똘똘 뭉친, 게임 속 반물질 무기 TOP 5를 뽑아 보았다.
TOP 5. 반물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워프레임’ 노바
지난해 말 닌텐도 스위치로 이식되며 화제를 모은 온라인 TPS ‘워프레임’에는 반물질을 다루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여성형 워프레임 ‘노바(Nova)’가 그 주인공이다. 노바는 반물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데, 대부분의 능력이 반물질을 조작해 강력한 대미지를 주는 방식이다. 주변을 맴돌며 주변 적을 공격하는 반물질 입자를 만든다거나, 방사능 폭발을 일으키는 반물질 덩어리를 발사하고, 자신 주변 적을 반물질로 뒤덮는 파장을 방출하기도 한다.
위력적인 반물질을 다룬다는 콘셉트를 십분 반영해서인지, 노바의 공격력은 게임 내에서도 최상위급이다. 그러나 접촉하는 물체의 질량을 0으로 만들고 이를 모두 에너지로 전환해버리는 순수 반물질 덩어리를 그대로 둥둥 띄우고 다닌다면 모든 적이 원샷 원킬 당하는 것을 넘어 자기 자신도 무사하지 못 할 것이기에, 아무래도 실제로 다루는 반물질의 양은 극히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단 노바의 공격력과 유틸성은 독보적이기에 반물질의 위대함이 실감나는 부분이다.
TOP 4. 고대 기술은 위대하다, ‘헤일로’ 반물질 폭탄과 선조 무기
SF게임의 대표 주자인 ‘헤일로’ 시리즈에도 반물질이 등장한다. 먼저 코버넌트 세력은 반물질 폭탄을 즐겨 사용한다. 흔히들 생각하는 미사일 형태가 아니라 직접 적진이나 적선에 침투 후 설치 폭파시키는 전술무기다. 이 폭탄은 ‘헤일로’ 시리즈 내에서 꽤나 여러 번 등장하는데, 스파르탄II 부대원들이 습격한 코버넌트 순양함에 함정처럼 반물질 폭탄이 숨어 있다 폭발한다거나, 오텀 자기가속포 파괴, 지구 UNSC 궤도 방어 위성 파괴 등에 사용됐다. 참고로 폭발 정도를 보면 반물질 양을 조절해서 궤멸형 무기에서 전술형 무기로 약화시킨 듯 한데, 실물은 ‘헤일로 2’ 폭탄 운반 미션에서 마음껏 확인할 수 있다.
이어, 고대 종족 선조 역시 반물질을 자유롭게 사용한 이들이다. 이들은 반물질을 코팅해 탄환이나 빔 형태로 발사하는 무기를 대량으로 남겼는데, 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반물질의 파괴적 이미지와 딱 맞는 파괴력을 자랑한다. 실제로 선조 무기 몇 개는 멀티에 도입됐다가 OP 소리를 듣고 너프되기도 했는데, 특히나 선조제 저격총 ‘바이너리 라이플’의 경우 ‘스쳐 맞아도 산산조각’이라는 반물질 무기의 로망을 그대로 담고 있는 무기로도 유명하다.
TOP 3. 하늘의 왕자는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스타크래프트’ 스카웃
‘스타크래프트’에서 프로토스 공중 유닛 스카웃은 ‘하늘의 왕자’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사실 게임 내에서는 비꼬는 단어지만, 설정 하나만큼은 ‘왕자’가 아니라 황제로 칭해도 모자라다. 이유는, 이들이 발사하는 공중 무기가 무려 반물질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현대 기술로 반물질 미사일이라는 것이 아직 실체화 된 적은 없지만, 핵융합보다 훨씬 큰 에너지를 방출하는 반물질 쌍소멸 반응 특성 상 그 위력은 조절하기에 따라 전투순양함이나 모선도 한 방에 처리할 수 있을 정도는 될 것이다.
사실, 게임 내에서 이러한 반물질 미사일 성능을 100% 반영했다간 고스트가 목숨 걸고 쏘는 전술핵보다 센 미사일을 1.25초 당 두 발씩 발사하는 사기 유닛이 탄생한다. 사실상 스카웃 하나 뽑는 순간 게임이 끝나도 이상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스카웃은 게임 내에서 꽤나 처참한 모습으로 너프되었고, 후속작 ‘스타크래프트 2’에 등장하는 반물질 에너지를 쓰는 것으로 설정된 유닛들(캠페인 바이킹, 용기병, 추적자 등)도 그 위력을 체감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밸런스를 위해 할 수 없이 희생당한 스카웃에 대해 묵념을…
TOP 2. 네크론의 압도적 기술력을 맛봐라, ‘워해머 40K’ 파티클 웨폰
서기 4만 년대를 배경으로 한 SF를 다루는 ‘워해머 40K’ 세계관에서도 반물질 무기는 위력적이다. 이 세계관에서 반물질을 주로 사용하는 곳은 외계 종족 네크론이다. 보통 외계종족이더라도 반물질 무기는 특수 대형 유닛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고급장비인 것이 보통인데, 네크론의 경우 보병들이 가지고 다니는 피스톨에도 반물질 기술이 적용돼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파티클 웨폰’이라 불리는 이 무기들은 반물질 소립자를 무려 빔이나 띠 형태로 전개하는데, 반물질을 안정화 시키는 것도 급급한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차원이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특히나 거대 함선이 반물질 빔을 채찍처럼 날리는 ‘파티클 휩’의 경우 그야말로 반물질 로망의 절정에 달해 있다. 이러한 초월적인 화력 덕분에 룰북에서는 파티클 웨폰 사용에 각종 제약이나 너프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관 최강 기술력을 자랑하는 네크론 족을 게임에서 합리적으로 이용하려면 불가피한 일일 것이다.
TOP 1. 사실 현대전이 아니었습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반물질 저격총
게임 속 위력적인 반물질 무기, 대망의 1위는 블리자드코리아의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019)’다. 왜 액티비전블리자드나 인피니티 워드가 아닌 블리자드코리아의 이름이 앞에 붙냐면, 오늘 다룰 반물질 무기는 블리자드코리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만들어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공개테스트에서는 정말 의외의 곳에서 반물질 무기 하나가 공개됐다. HDR이라는 이름의 라이플인데, 무려 반물질 볼트 액션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게임을 통해 확인되었다. 1조 분의 몇 그램을 만들어 내는데 2천억 달러가 들고, 수십 분 보관도 어려운 반물질 기술로 라이플을 만든 것을 보면 적어도 현대 기술로 만들어진 것은 아닌 듯하다. 참고로 위에 나온 ‘헤일로’ 선조 무기 중에도 비슷한 게 있을 정도다.
테스트 직전까지만 해도 이 작품이 사실적 현대전을 다룬 기존 ‘모던 워페어’ 세계관을 이어받은 줄 알았는데, 이번에 SF 무기를 확인했으니 아마 게임 후반부엔 반물질을 자유롭게 다루는 고대나 외계 문명 정도는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건, 표면적으로는 화약 병기를 주로 사용하는 현대전에 홀로 등장한 반물질 무기이므로 독보적으로 위력적인 병기가 아닐 수 없겠다. 아무쪼록 정식 출시가 기다려지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