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최소화, 원하는 카드 바로 구매... 라이엇 카드게임 'LOR'
2019.10.16 10:54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 하나로 10년을 버텨 온 라이엇게임즈가 마침내 그들의 두 번째 게임을 공개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기반으로 한 카드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Legend of Runeterra, 이하 LOR)'다.
라이엇게임즈는 16일 '리그 오브 레전드' 10주년 행사를 통해 자사 신작 다수를 공개했다. 지난 EVO 2019에서 공개한 '리그 오브 레전드' 격투 게임과 캐릭터 기반 슈팅 게임 '프로젝트 A'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자세한 정보가 공개된 주인공은 '리그 오브 레전드' 카드 게임 'LOR'이다. 이번에 발표된 'LOR'은 ‘하스스톤’이나 ‘궨트’ 등을 연상시키는 CCG(컬렉터블 카드 게임)이다.
‘하스스톤’이 ‘워크래프트’, ‘궨트’가 ‘위쳐’ 시리즈를 기반으로 몰입도를 높였듯,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들이 등장한다. 특히 원작과 비슷한 스킬 액션이 여러 곳에서 터져나오며 '리그 오버 레전드'와의 연관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CCG는 '하스스톤'을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했으나, 이후 등장한 '섀도우버스', '궨트' 등은 국내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아무리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막강한 원작을 갖고 있지만 기존 게임과 차별성이 없다면 게이머 입장에서 선뜻 끌리지 않는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개발에 앞서 기존 디지털 CCG가 보여준 문제점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라이엇게임즈는 세 가지 사항을 뽑아내 이를 해소하는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카드 게임을 즐기던 유저가 불편을 느낀 부분을 개선한 것이다.
첫 번째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게임 깊이를 지나치게 낮춰서 게임에 금방 질리거나 한계가 찾아오는 때가 빨랐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신규 카드와 같은 새 콘텐츠가 나오기 전까지 메타가 오랜 기간 정체되고, 밸런스 패치도 거의 없어서 덱을 다양하게 짜는 맛이 없다. 세 번째는 신규 콘텐츠로 인한 카드팩 판매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고, 새로운 카드가 나오면 메타를 따라가기 위해 돈을 써서 카드를 구매하는 패턴이 반복되며 독특하고 창의적 플레이를 시도해 보기 어렵다.
운을 최소화하고, 철저한 실력 싸움에 집중했다
‘LOR’은 이러한 세 가지 물음에 정면으로 대항한다. 먼저 첫 번째로 언급한 게임성 부문에서는 진입장벽이 다소 높더라도 보다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과감한 전략을 택헀다. 이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시스템이 수시로 오가는 공격과 수비다. 기존 CCG가 공격과 수비 턴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면, LOR은 공격 유저가 카드를 낸 후 곧바로 수비 유저가 대응 카드와 주문을 쓰며 실시간으로 대응한다.
또한 최종적으로 행동을 결정하기 전에 전투 결과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전투의 운명', 라운드 종료 시 남은 마나를 3개까지 저장할 수 있는 '마나 저장 시스템' 등을 통해 운에 기대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전략으로 맞붙을 수 있다.
지역과 캐릭터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것 역시 ‘LOR’ 특징 중 하나다. 현장에서 공개된 ‘LOR’ 출전 챔피언은 총 24종으로. 가렌, 브라움, 제드, 다리우스, 티모, 쓰레쉬, 럭스, 애쉬, 카르마, 드레이븐, 이즈리얼, 엘리스, 루시안, 애니비아, 쉔, 카타리나, 하이머딩거, 칼리스타, 피오나, 트린다미어, 야스오, 블라디미르, 징크스, 헤카림이다. 위 챔피언은 소속 국가와 세력에 따라 총 6개 지역(데마시아, 프렐요드, 아이오니아, 녹서스, 필트오버-자운, 그림자 군도)으로 분류된다. 챔피언과 지역 모두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비롯됐다.
각 지역은 고유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데마시아는 공격력과 체력이 높지만 기습이나 역전에는 약하다. 프렐요드는 다소 느리지만 확실한 승리를 노려볼 수 있는 반면, 아이오니아는 회피와 주문력에 강점을 보이지만 정면 힘싸움에는 약하다. 유저는 각 지역 개별 챔피언을 비롯해 다양한 카드를 조합해 가며 나만의 덱을 만들고 개성 넘치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여기에 지역 제한 없이 원하는 챔피언을 골라서 덱에 넣을 수 있다. 프렐요드 '브라움'은 공격을 버티며 생존하는데 특화돼 있는데, 반대로 녹서스 '블라디미르'는 아군이 공격을 버틸수록 강해진다. 각기 다른 지역 출신인 이 둘을 조합하면 예상치 못한 시너지가 발생한다. '브라움'이 공격을 버티고, 이를 바탕으로 강해진 '블라디미르'가 결정타를 날리는 식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챔피언 능력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표현된 그대로이기에 원작을 해봤다면 카드 능력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쓰레쉬'는 원작에서 멀리 있는 적을 끌어오는 ‘사형 선고’와 근처에서 처치된 적의 영혼을 포획해 방어력과 주문력을 올리는 ‘지옥살이’를 보유하고 있는데, ‘LOR’에서도 상대 카드를 끌어 당겨 가져오거나 적 하나가 사망하면 체력이 1포인트 회복된다.
빠른 밸런스 패치로 메타 고착화 돌파한다
두 번째 문제는 확장팩이 나오기 전까지 정체되는 메타다. 이 부분은 카드를 좀 더 쉽게 제공하는 대신, 밸런스 조정을 자주 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기존 CCG는 카드를 비싸게 판매했기에 밸런스 조절로 인해 주력으로 쓰던 카드가 약해지면 유저 반발이 심했다. 이에 ‘LOR’은 카드를 쉽게 주는 대신 밸런스 조절을 자주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3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확장팩 개념 업데이트에서는 새로운 지역을 공개하고, 기존 지역에도 새 챔피언을 추가해 세계관과 카드 규모를 키운다. 새로 추가되는 챔피언에는 원작 등장 인물 외에도 럭스 사촌, 아이오니아 수호신 호랑이, 여성 버전 레이븐처럼 새로운 캐릭터도 포함되어 있다.
기본 운영은 라이엇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10여 년간 보여준 것과 비슷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2주마다 패치를 진행하며 주기적으로 밸런스를 조정해 왔다. 라이엇게임즈는 "LOR 역시 적극적 밸런스 패치로 밸런스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다양한 덱과 전략이 살아있게 할 것"이라고 운영 방향을 요약했다.
카드팩 없다, 원하는 카드 골라서 구매 가능
세 번째 문제는 과금이다. 무작위로 카드를 뽑는 카드팩으로 돈을 벌던 기존 CCG와 달리 'LOR'은 랜덤 카드팩을 없애고 원하는 카드를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과금 상품은 만능 카드와 코인 등으로 나뉘며, 이를 통해 원하는 챔피언이나 에픽, 레어 카드를 비싸지 않은 가격에 살 수 있다.
아울러,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그랬듯이 'LOR'도 게임 내 콘텐츠 대부분을 플레이만으로 얻을 수 있다. 플레이할수록 카드를 쌓아갈 수 있도록 디자인했으며, 모든 플레이에는 확실한 보상이 주어진다. 특히 특정 지역을 선택하고 게임을 진행하면 선택한 지역 덱을 더 빠르게 완성할 수 있으며, 주간 보물창고나 일일 퀘스트 등도 빠른 카드 획득을 돕는다.
기존 CCG에서 검증된 과금 모델, 카드팩을 없앤다는 것은 어찌 보면 상당한 도박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기존 온라인게임에서 잘 시도하지 않았던 스킨 판매만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따라서 'LOR'이 보여줄 새로운 과금 시스템이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16일 사전 체험 시작, 내년 1분기 정식 출시된다
'LOR'은 16일 발표와 함께, 한국어 버전 사전 체험 이벤트를 시작한다. 국내 기준으로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첫 사전 체험 테스트에서는 기자단, 스트리머, 콘텐츠 제작자, 테스트 신청자 등을 대상으로 기본 게임 플레이와 일반 매치메이킹, 덱 조합, 보상, 튜토리얼 등을 미리 해볼 수 있다. 이후 11월 14일부터 19일까지 2차 사전 체험을 진행해 더 많은 팬들에게 게임을 선보인다. 2차 테스트에는 탐험 모드가 추가된다.
정식 서비스는 내년 1분기 후반부로 예정돼 있으며, 1분기 초에는 별도 종료 없이 정식 서비스로 연결되는 비공개 테스트도 진행한다. 비공개 테스트부터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슷한 랭크 게임이 도입되고, 티어도 정해진다. 또한 필드, 카드 뒷면, 펫 등 꾸미기 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라이엇게임즈가 10년 만에 공개한 차기작 ‘LOR’이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시장을 지배하는 게임으로 자리할지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