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현실 그 자체, 하프라이프: 알릭스가 놀라운 이유
2020.04.01 17:31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지난 3월 24일 출시돼 '역대 최고의 VR게임'이라는 호평을 듣고 있는 하프라이프: 알릭스. 좋은 평가의 이유를 보면 밸브 최고 IP인 하프라이프라는 이름값이나 잘 짜인 레벨 디자인, 스토리 등도 있지만, 대부분은 '진짜 현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상호작용'을 손에 꼽는다.
하프라이프: 알릭스는 기존 VR 게임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주변 사물과의 상호작용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게임이다. 게임 내 모든 물체들은 극도로 사실적인 물리 법칙을 따른다. 관성과 중력, 반작용 등이 마치 실제와 같이 적용되며, 물건마다 특유의 재질이나 강도,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유리병을 꽉 쥐면 깨지며, 캔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쥐면 압력을 받아 찌그러지는 등이다. 여기에 밸브가 전력을 다해 제작한 소스 엔진 2의 사실적 그래픽과, 손가락 트래킹이 가능한 밸브 인덱스 컨트롤러가 어우러져 이러한 감각을 최고조로 전달한다.
게임 내 사물을 집고, 던지고, 받는 과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저글링(Juggling)이다. 저글링은 물리법칙은 물론, 물건을 자유자재로 던지고 받기 위한 손가락 움직임까지 구현해야 가능하다. 하프라이프: 알릭스에서는 게임 내 등장하는 대부분의 물건으로 이러한 저글링이 가능하다. 주방용품, 수류탄, 당구공, 맥주병 등 다양한 물건으로 저글링을 펼치는 것을 보고 있자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또 다른 상호작용의 예로, 보드마카나 펜을 통한 낙서가 가능하다는 점이 있다. 펜을 집고, 뚜껑을 열어 벽이나 유리 등에 원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는데, 잘만 다루면 타블렛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수준으로 자유로운 조작이 가능하다. 이에 한 수학 교사는 게임 내에서 유리창에 그림을 그려가며 방정식의 각을 구하는 문제를 해설하기도 했다.
상호작용의 정점에 달해 있는 것이 바로 피아노다. 게임 내 호텔에서는 낡은 피아노를 만날 수 있는데, 이 피아노는 실제 악기처럼 누르는 대로 소리가 난다. 여러 개의 건반을 동시에 눌러 화음을 내는 것은 물론, 건반을 누르는 시간과 강도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는 등 실제 피아노를 연상시킨다. 이를 이용한 피아노 연주 영상들이 다수 올라오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하프라이프: 알릭스는 1일 기준 스팀에서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1만 7,000 건 이상의 리뷰어 중 98%가 게임을 긍정적이라 평가했으며, '이 게임으로 인해 VR 시대가 열렸다', 'VR의 위대한 한 발자국이다', '여태껏 플레이 한 VR 게임 중 단연 최고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물리적이고 놀랍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