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4년만에 빼꼼 열린 중국문
2020.12.04 19:09게임메카 서형걸 기자
지난 3일, 컴투스 대표작 서머너즈 워가 중국 정부로부터 외자판호를 발급 받았습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외교 갈등의 여파로 지난 2017년 3월부터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 발급이 끊긴 지 3년 9개월 만입니다. 이제 서머너즈 워는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외자판호는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사에게 발급하는 일종의 서비스 허가증명입니다.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 발급에 유독 인색했습니다. 2018년 판호 전면 중단 후 이듬해 재개돼 다양한 해외 게임들이 중국 땅을 밟았을 때도, 한국 게임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서머너즈 워 외자판호 발급은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길이 열렸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외자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넷마블 리니지 2 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은 물론, 중국에서 ‘국민게임’ 대우를 받고 있는 미르 시리즈 최신작 미르4 등에게 낭보임은 분명합니다.
중국 정부 외교 수장인 왕이 외교부장이 11월 방한한 직후 나온 발표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한국 게임의 외자판호 발급에 대해 양국 정부 차원에서의 합의가 있었고, 이에 대한 첫 실례가 서머너즈 워라는 해석이죠.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돼 서머너즈 워 외자판호 발급 소식이 전해졌던 3일, 국내 게임주는 급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서머너즈 워가 특이 케이스일 수 있다는 것이죠. 게임에 대한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 발급을 의무화하기 이전인 2014년부터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중국 게이머들이 서머너즈 워를 즐기고 있는데다가 컴투스가 주관하는 글로벌 e스포츠 대회에서 두 차례(2017, 2019)나 중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죠. 즉, 이번 건이 특이 케이스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면 좀 더 기다려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식을 전해들은 게이머들은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게임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길 바란다”라는 희망 섞인 의견도 존재 하지만, “컴투스는 어떻게 중국 판호를 뚫은거지?”라는 놀람 섞인 반응부터 “서머너즈 워 하나로 생색내기 위한 것 아니냐?”, “중국 정부 정책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발급 받아도 불안하다”라는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 게임의 중국 외자판호 발급 문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서머너즈 워가 외자판호 발급이 단발성으로 벌어진 해프닝이 될지, 아니면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 재개의 물꼬를 트는 신호탄이 될지, 향후 중국 정부의 외자판호 발급 현황을 눈여겨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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