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헌 라이즈, 월드 기반에 밧줄벌레 더하니 속도감 급상승
2021.01.08 08:00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오는 3월 26일, 몬스터 헌터 최신작인 ‘몬스터 헌터 라이즈(이하 라이즈)’가 출시된다. 2020년 도쿄게임쇼를 앞두고 처음 공개됐던 라이즈는 투명한 밧줄을 발사하는 밧줄벌레로 스파이더맨을 생각나게 하는 와이어 액션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그 속도감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8일부터 몬스터 헌터 라이즈 체험판이 배포되는 것이다.
이번 체험판에서는 오사이즈치와 타마미츠네를 각각 토벌하는 것을 목표로 한 퀘스트 2종이 공개됐고, 사냥 중 아오아시라와 리오레이아를 만날 수 있다. 두 퀘스트 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미리 세팅된 무기 14종 중 하나를 골라서 돌입한다. 아직 공개된 콘텐츠가 많지 않아 전투 외 부분까지 살펴볼 수는 없었으나, 몬스터 헌터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사냥의 만듦새를 보기에는 충분했다.
과연 라이즈는 헌터들을 만족시킬 수준의 재미를 지녔을까? 게임메카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사전에 제공받은 체험판을 플레이해봤다.
전투와 이동에 속도를 더해주는 밧줄벌레
라이즈의 전체적인 틀은 몬스터 헌터 월드(이하 월드)와 비슷하다. 필드도 지역 구분이 없이 연결된 오픈필드이고, 무기도 동일한 14종이다. 기본적인 무기 운용법, 주요 기술, 조작이 비슷하기에 월드를 즐겨왔던 헌터라면 라이즈에서도 별도 적응기간 없이 익숙하게 사냥을 이어나갈 수 있다. 다만 월드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건랜스에서 월드에 있었던 스탭 후 장전이 없어지는 등 무기별로 일부 액션이 없어진 정도로 소소한 변경점은 있으나 전체적으로 크게 바뀌지는 않았기에 손이 겉도는 느낌 없이 금방 익숙해진다.
체험판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이번 타이틀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이동과 전투에 모두 쓸 수 있는 밧줄벌레다. 먼저 이동 부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요소는 밧줄벌레를 연속으로 사용해 높은 절벽을 오르는 것과 같은 자유도 높은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기를 집어넣은 상황에서 ZL 버튼과 X 버튼을 누르면 위로 뛰어오르고, A버튼은 앞으로 이동한다. ZR버튼과 조합하면 조준한 방향으로 튀어 나간다.
밧줄벌레는 기본으로 2개가 시간에 따라 충전이 되고, 필드에 있는 밧줄벌레를 수집하면 3개까지 모아놓을 수 있다. 게이지를 충전해서 쓰는 방식이지만, 빨리 차오르기 때문에 3개를 반드시 모아놓지 않아도 답답함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필드 특정 지역에 있는 구옥초에는 큰 밧줄벌레를 설치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캐릭터가 크게 뛰어오르기에 더 높은 지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 월드의 로프 이동과 비슷하지만 좀 더 사용하기 편하고, 갈 수 있는 범위도 넓은 편이다.
전투에서도 빛을 발한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무기 14종에 모두 적용된 벌레철사 기술이다. 2015년에 나왔던 몬스터 헌터 크로스에서 무기별 필살기 개념으로 도입된 수렵 기술과 비슷하면서도, 기술을 쓸 때 필요한 게이지를 공격으로 모았던 크로스와 달리 라이즈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게이지가 차오르는 식이라 실전에서 활용하기 더 편해지고 타이밍을 잡기도 쉬워졌다.
회피에도 밧줄벌레가 요긴하게 쓰인다. 전투 중 몬스터가 정면으로 달려드는 것을 봤다면 밧줄벌레를 원하는 방향으로 쏴서 신속하게 몸을 피할 수 있다. 물론 전통적인 회피 수단인 구르기도 건재하지만, 속도와 이동 범위 면에서 밧줄벌레 사용이 더 효과적이다. 여기에 몬스터에 맞아서 날아가는 순간에도 밧줄벌레 낙법을 쓰면 빠르게 자세를 잡고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 다만 밧줄벌레 낙법은 타이밍이나 방향을 잘못 잡으면 되레 역공을 당할 수 있기에 주변 상황을 고려하면서 쓸 필요가 있다.
밧줄벌레 활용예는 또 있다. 바로 몬스터에 올라탈 수 있는 ‘용 조종’이다. 이를 쓰기 위해서는 밧줄벌레를 전투에서 활용해서 몬스터를 ‘용 조종 대기’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라이즈에는 월드의 대표 요소인 클러치 클로가 없어서 이를 이용한 ‘벽꿍’이 불가능한데, ‘벽꿍’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용 조종이기에 사냥 효율을 높이고 싶다면 자주 쓰는 것이 좋다.
용 조종을 통한 벽꿍은 클러치 클로보다 발동 조건이 까다롭다. 그러나 몬스터 두 마리가 한 곳에 모인 상황에서는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몬스터 하나에 올라탄 상황에서 또 다른 몬스터가 다가온다면 둘을 서로 부딪치게 할 수 있다. 그러면 탑승했던 몬스터는 넘어지고, 두 번째 몬스터가 바로 용 조종 대기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바로 타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몬스터에 올라탄 상황에서 다른 몬스터를 공격할 수 있는데, 이 공격을 통해 게이지를 쌓으면 일종의 필살기라 할 수 있는 용 조종 비기를 쓸 수 있기에 각이 보인다면 용 조종을 적극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이루만큼 든든한 늑대 동반자 ‘가루크’
밧줄벌레 외에도 이번 타이틀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동반자 가루크는 이동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일등공신이다. 월드에도 몬스터를 타고 이동하는 라이딩이 있었으나 자동이동이라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할 수 없어서 쓰기 불편했다. 반면 가루크는 비전투 상황에서 A버튼만 누르면 바로 탈 수 있고, 조종이 가능하며, 탑승한 상태에서 절벽을 오르는 것도 가능하기에 굉장히 유용하다. 몬스터 라이딩과 마찬가지로 가루크에 탄 상태에서 회복약을 먹거나, 숫돌을 쓰는 것도 가능하고, 아이루와 마찬가지로 전투에 돌입하면 입에 무기를 물고 같이 싸워주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미니맵을 통해서 보여주는 정보도 늘어났다. 우선 대형 몬스터의 경우 조우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위치가 맵에 표시된다. 사냥 시작에 맞춰 ‘복부엉’이라는 새를 날려서 목표를 확인한다는 설정이 가미된 부분인데, 목표 몬스터는 캐릭터 머리 위에 붉은 화살표가 떠서 방향을 알려주고 목표가 아닌 대형 몬스터도 위치가 표시된다. 다만 만나지 않은 몬스터는 ‘물음표’로 나온다.
이와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캐릭터에 버프를 주는 환경 생물의 위치가 미니맵에 표시된다는 것이다. 필드에는 만지면 일시적으로 방어력을 높여주는 하얀천나비와 같은 환경 생물 다수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나비처럼 버프를 주는 것도 있지만 폭발성 가스를 발사하는 폭탄가스 두꺼비처럼 전투에 보조로 쓸 수 있는 생물도 있다. 특히 폭탄가스 두꺼비와 같은 생물은 월드에서는 제자리에서만 쓸 수 있었는데, 라이즈에서는 이를 잡아서 담아가면 전투 현장에서 꺼내서 쓰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편의 기능은 분명 편리하지만, 이번 체험판에서만 제공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헌터 성향에 따라 사냥 루트를 짤 수 있도록 필드 정보를 자세하게 안내해주는 부분을 담았다고 전했다. 본인이 빠르게 목표를 잡고 싶다면 위치를 확인한 후 바로 이동하고, 그 전에 강화가 필요하다면 원하는 능력을 갖춘 생물을 거친 후에 목표 몬스터에 이동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월드의 주요 편의 요소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캠프다. 월드에서도 마을에 가지 않아도 캠프를 거점으로 삼아 활동할 수 있었는데, 라이즈 역시 필드에 설치된 캠프에서 장비 교환, 아이템 세팅 등이 가능하고 음식을 먹거나 동반자 교체도 된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를 총평하자면 월드에서 정립된 전투에, 밧줄벌레로 속도감과 가벼움을 더했다. 여기서 가벼움이란 전투 난도가 내려갔다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움직임이 좀 더 날렵해졌음을 뜻한다. 스위치의 한계로 인해 그래픽은 다소 아쉽지만 새로운 사냥을 기다리는 헌터를 두근거리게 하기에는 충분한 게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