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다고 했잖아요? 감감무소식인 게임 원작 영화들
2021.03.04 18:31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게임 원작 영화는 망한다는 이야기도 이제는 옛말이다. 대중성이 떨어진다던가 원작과의 괴리감을 메꿀 수 없다는 단점도, 최근 성공적으로 개봉한 영화인 ‘명탐정 피카츄’나 ‘슈퍼 소닉’같은 영화를 보면 이미 낭설이 됐다. 실제로 게임 원작 영화 최초로 4억 달러 수입을 달성한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영화들이 평단과 대중들의 고른 호평을 받으며 흥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게임은 영화계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매력적인 콘텐츠로 떠올랐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인 게임 영화들이 있다. 제작에 들어간다고 발표만 해놓고 몇 년째 잠수 중인 영화부터, 감독이나 출연진을 결정하지 못해 계속 표류하고 있는 영화, 심지어는 개봉 날짜가 지났는데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작품까지 다양하다. 우리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려 놓고는 몇 년째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게임 원작 영화에는 무엇이 있을지 알아보자.
그 긴 내용을 한 편에 다 담겠다고? 메탈기어 솔리드
코지마 히데오의 역작인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는 과거부터 꾸준히 팬들의 영화화 요청이 있던 작품이다. 컷신에서 게임 플레이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화면, 웬만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연출, 여기에 심오한 스토리와 화려한 액션 등. 사실상 영화화를 위한 여건을 이미 확실하게 갖춘 게임이다 보니 더더욱 그 열망이 컸다. 실제로 2016년부터 영화화를 위한 프리프로덕션 과정이 시작됐고, 2018년에는 '콩: 스컬 아일랜드'를 감독한 조던 로버츠 감독이 프로젝트를 맡고 원작자인 코지마 히데오가 시나리오 검수에 참여할 거라는 소식이 들리며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의 닻을 올렸다.
그러나, 메탈기어 솔리드 영화는 2021년이 되도록 촬영은커녕 출연진 라인업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8편에 달하는 긴 이야기가 한 편에 담긴다는 흉흉한 소문만 들려오고 있는 중이다. 중간에 콘셉아트를 몇 장 공개하긴 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 게 있는 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그래도 작년 12월에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에서 '포 다메론' 역을 맡았던 오스카 아이작이 솔리드 스네이크 역으로 뽑혔다는 소식이 들리며 제작이 무산된 건 아니란 것이 확인됐다. 물론 진행 속도를 보아하면 향후 5년 안에 영화를 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걸 영화로 만든다고? 스페이스 인베이더
아케이드 게임의 전설, 비행 슈팅 게임의 시조이자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스페이스 인베이더. 겉으로 보기엔 당초에 미디어믹스나 영상화가 불가능할 것 같지만, 지난 2019년에 DC 확장 유니버스를 제작 중인 뉴 라인 시네마가 이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영화로 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팬들을 놀라게 했다. 감독도 일찌감치 정해졌는데, 세인츠 로우와 레지턴트 이블 등을 영화하 한 바 있는 그렉 루소가 담당한다.
다만 제작 발표 이후 영화와 관련된 아무런 소식도 전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무려 40년도 더 과거에 만들어진 데다가 스토리도 '외계인이 침략한다'는 단순한 게임이다 보니 시나리오는 어떻게 될지, 비주얼은 또 어떻게 뽑힐지 궁금한 팬들이 정말 많지만, 2년째 아무런 발표가 없다. 게임계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 작품이 그저 이름만 따온 아류작으로 남지 않기를 바랄 따름인 팬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아무래도 단순한 콘셉트만 가지고 게임을 제작해야 하다 보니, 시나리오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추측된다.
벌써 6년째 사전 제작 중, 크로스파이어
국산 토종 FPS인 크로스파이어도 실사 영화로 제작 중인 게임이다. 주 리비아 미국 대사관 습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13시간'을 집필한 척 호건이 각본을 맡았으며, 이미 2017년에 1차 시나리오가 완성된 상태다. 더불어 작년 2월경에 할리우드 투자 배급사인 소니픽쳐스가 제작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됐으며, 중국 텐센트 산하 영화사인 텐센트 픽처스가 투자로 참여했다.
가뭄에 콩 나듯이 관련 소식이 발표되고 있어서 잘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크로스파이어의 실사 영화 제작 소식이 처음 알려졌던 시기는 무려 2015년이이다. 무려 6년이란 시간 동안 크랭크인 소식 없이 계속 프리 프로덕션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게임도 제작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문제가 생기듯 영화도 마찬가지인지라, 아무래도 우려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한국 게임이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인 만큼,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모습으로 나오길 고대하는 바이다.
판권만 사놓고 안 만드는 건 아닐지, 저스트댄스
저스트댄스 영화 제작 소식이 처음 들린 것은 2019년이다. 레지던트 이블과 몬스터헌터 영화를 제작한 이력이 있는 소니 픽처스 산하 영화사 스크린 젬스가 영화 제작권을 취득했던 시기가 그때다. 이후로 2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단 하나의 소식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영화 제작 소식이 처음 들렸을 때부터 많은 게임 팬들이 의문을 표했다. 화면을 따라서 같이 춤을 추면 그만인 단순한 이 게임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 게 쉽게 다가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할리우드에서 '춤'을 소재로 제작한 영화들이 생각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질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걱정되는 부분이다. 제작사에서 판권을 사놓기만 하고 영화로 만들지 않는 경우도 파다하기에, 때문에 당분간은 기대를 접어두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원래 작년 개봉이었는데… 진삼국무쌍: 황제의 운명
지난 2016년, 코에이테크모의 대표작 중 하나인 진삼국무쌍의 실사 영화화가 결정됐다. 중국과 홍콩의 합작으로 실사화를 진행했으며, 2020년 개봉을 목표로 열심히 제작 중이었다. 2018년에는 트레일러 영상도 공개됐는데, 예상보다 훨씬 유려한 영상미와 무쌍 게임 특유의 인해전술이 잘 표현되고 있어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본래 개봉 예정 연도였던 2020년이 되도록 해당 트레일러 한 편 이외에는 어떤 소식도 공개되지 않아 많은 팬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홍콩 민주화 시위에 코로나19까지 겹쳐지면서 후반 작업에 여러모로 차질이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작년 8월경, 제작사에서 후반 작업을 마쳤다고 전했으니 2021년에는 어떤 식으로든 극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스타워즈와 게임 팬들의 염원을 담았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 시리즈
스타워즈 구 공화국 시리즈는 원작 영화 중에서도 프리퀄 트릴로지로부터 4,00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스타워즈 관련 게임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시리즈다. 특히 첫 작품인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은 2000년대 나온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명작이다. 스타워즈 세계관 확장에 큰 역할을 한 게임인 만큼 많은 게이머와 스타워즈 팬들이 이 게임만큼은 영화로 만들어주길 바랐다.
그리고 한참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가 제작되고 있는 와중에 구 공화국 시리즈의 영화화 소식이 발표됐다. 시퀄 시리즈가 모두 완결난 뒤에 본격적으로 제작에 돌입한다고 밝혀지며 많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시퀄 시리즈가 모두 완결난 2019년 이후 2년이 넘도록 구 공화국의 '구'자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 구 공화국 시리즈의 캐넌 설정 편입을 기대했던 수많은 팬들 입장에선 아쉬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과연 구 공화국 시리즈는 무사히 영화로 재탄생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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