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게임광고] 반가운 야쿠모와 파이, 3x3 아이즈
2021.03.09 16:20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9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 3x3 아이즈를 기억하십니까? 타카다 유조의 미려한 그림체와 신비로운 세계관, 밀도 높은 액션과 적당히 자극적인 수위 등으로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꽤 넓은 팬층을 기록한 작품입니다. 원작 만화는 1987년부터 일본에서 연재돼 인기를 끌었지만, 한국에 단행본 형태로 정식 소개된 것은 1995년으로 꽤 늦었습니다. 그래서 90년대 초반엔 3x3 아이즈를 아는지 여부가 덕력 측정기로 사용되기도 했죠.
이 만화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대중화 된 것은 앞서 설명했듯 단행본 발매가 이루어진 1995년 이후입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으로 활발히 미디어믹스를 전개해 왔기에, 만화 정발과 함께 이러한 작품들도 국내에 비교적 단시간 내에 소개됐습니다. 그 중 하나가 게임인데요, SFC나 메가CD 등 초기 콘솔로 출시된 제품들은 PC 위주인 국내 상황에 맞지 않다는 판단 하에 PC게임 위주로 소개됐습니다.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5년 6월호에 실린 광고입니다. 당시 가장 큰 게임 배급사 중 하나였던 SKC 소프트랜드에서 낸 광고인데요, 게임 단독 광고라기엔 위 사진처럼 마크로스, 심타운, 심타워 등 당시 SKC 소프트랜드가 판매 중이던 게임들을 한데 묶고 브랜드 광고까지 함께 넣었습니다. 그래도 거의 전면에 걸쳐 게임 하나를 소개해줬으니 꽤 힘을 실었네요.
일단 3x3 아이즈 게임 관련해서는 국내 첫 광고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도 해적판 만화나 잡지 연재, 청계천 등지에서 판매하던 애니메이션 비디오테이프 등을 통해 나름 많이 알려진 IP였습니다. 남녀 주인공인 야쿠모와 파이 일러스트 정도만 소개해 줘도 알아볼 사람은 전부 알아보니 딱히 게임성을 소개해줄 필요는 없었겠죠. 실제로 어드벤처 게임이다 보니 게임성보다는 일러스트와 스토리가 더 관심사였고요.
일단 게임 소개에는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을 능가하는 그래픽 화면', '흥미진진한 시나리오', '환상적인 BGM', '실감나는 성우 육성' 등이 있고, 그 외에 3x3 시리즈 1, 2, 3으로 삼지안변성, 흡정공주, 성마전설이 쓰여 있습니다. 일단 이번 광고에 등장한 게임은 삼지안변성인데요, 2편인 흡정공주는 그렇다 쳐도 성마전설은 뭘까요...? 당시 나온 게임은 흡정공주가 최신작이었는데, 아마 1997년 발매 예정이었던 전륜왕환몽 가제를 써놓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3x3 아이즈 게임은 이후 게임챔프 7월호 잡지에도 광고를 실었고, 부록잡지인 게임파워 8월호에는 표지사진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일단 8월호 잡지에서 소개한 게임은 PC로 출시된 최신작 흡정공주였는데, 일본에선 삼지안변성과 흡정공주가 간격을 두고 발매됐지만 한국에선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나오다 보니 이렇게 둘이 섞여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상세정보는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5년 9월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단 위 광고에서는 게임의 부제가 명확히 소개돼 있으며, 게임의 배경이 되는 줄거리도 짧게 요약돼 있습니다. 또한 비디오 윈도우즈 프로그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능가하는 그래픽을 선사한다고 하네요.
참고로 광고에는 '완전 한글화' 라는 문구와 함께 '실감나는 BGM과 성우의 육성까지'라고 쓰여 있어 얼핏 음성 한국어화가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아니었다는 댓글도 있네요. 어느 쪽 의견이 맞는지 게임 플레이 해 보신 분들의 댓글 기다리겠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입을 모아 한국어판에서는 서비스신이나 잔혹한 장면들이 대거 삭제되거나 수정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TV 애니메이션에서 일본풍 의상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통째로 들어내질 정도였으니, 시대적 상황 탓을 하도록 하죠.
해당 호 잡지에는 3x3 아이즈 삼지안변성에 대한 공략도 함께 실려 있는데요, 스토리 중심 어드벤처 게임이다 보니 사실상 게임 전체 이야기를 다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임을 구하긴 어렵고 관련 스토리만 알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이 공략만 읽어보셔도 거의 완벽히 게임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어 PC챔프 1996년 1월호부터 3월호까지는 3x3 아이즈 흡정공주가 '2' 라는 넘버링과 함께 광고를 실었습니다. 앞서 게임파워 8월호 표지에도 나온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네요. 원작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음성까지 한국어로 더빙돼 있다는 사실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래쪽에는 조그맣게 스크린샷이 4장 찍혀 있는데, 연속된 애니메이션을 분할하여 게재했습니다. 이만큼 움직임이 부드럽다고 소개하기 위함인 듯 한데, 초당 몇 프레임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당시 PC게임 기준에선 상당히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했다는 유저들의 소감이 있습니다.
활발하게 나오던 3x3 아이즈 게임이었으나, 9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다른 인기 만화들(원피스, 헌터x헌터, 나루토 등)이 서브컬처계 대세로 떠오르면서 원작의 인기가 식음에 따라 게임도 시들해졌습니다. 이후에도 3x3 아이즈 전륜왕환몽이 국내 정식 발매됐지만, 딱히 광고도 공략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실제로도 IP 인기 끝물에 발매된 터라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요.
어쨌든, 3x3 아이즈는 서브컬쳐계의 한 시대를 풍미한 작품이자 국내 마니아들에게도 의미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느낌으로 제작된 오리지널 스토리 게임들 역시 꽤나 좋은 평가를 받았고, 지금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3x3 아이즈는 만화로 중간까지 보다 중간에 손을 놔버렸는데, 간만에 다시 정주행 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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