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행] 경기만 뛰는 게 아니야, 우마무스메의 ‘디테일’
2021.04.05 17:37게임메카 이새벽
최근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무섭게 관심을 모으는 게임이 있다. 바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다. 경마와 미소녀라는 일견 백만 광년쯤 떨어진 듯 한 두 소재를 절묘하게 결합한 게임이다. 국내에서도 카카오게임즈가 정식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보다 한 발 앞서 일본판을 즐기는 이가 수두룩하게 보일 정도며, 이전부터 방영된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게임 내용이나 캐릭터, 스토리 등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다.
이에, 이번 달 [세계기행]에서는 경마 미소녀 세계인 우마무스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다만 실제 일본 경주마들과 이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 사이의 연관성은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말인가 인간인가, 신묘한 종족 우마무스메
게임 제목인 ‘우마무스메’는 일본어로 말을 뜻하는 ‘우마’와 딸 혹은 아가씨를 뜻하는 ‘무스메’를 합친 단어다. 동시에 이는 게임 내 등장하는 가상 종족명이기도 하다. 게임 간판 종족(?)인 만큼 우선은 이들 우마무스메에 대한 설정부터 살펴보자.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많은 면에서 21세기 현실과 흡사한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한다. 이 세계와 현실 간 가장 큰 차이는 말이라는 동물이 없고, 대신 우마무스메라는 아인종족이 있다는 것이다. 설정상 우마무스메는 말이 인류와 유사하게 수렴진화한 결과라고 한다.
말이 인간과 비슷하게 진화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싶지만… 실제로도 고래와 소, 하마의 조상은 같다고 하지 않는가. 일단 그렇다고 치자. 어쨌든, 그러한 진화 결과 우마무스메는 말과 같은 힘에 인간과 비슷한 외모를 지니고 있으며,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갖고 함께 살아간다.
물론 비슷하다고는 해도 완전히 인간과 같은 건 아니다. 우선 말에서 진화한 것을 표현하기 위한 흔적기관인지, 말과 같은 귀가 머리 위에 돋아나 있고 긴 꼬리도 나 있다. 그래서 인간과 신체적 특징이 다른 우마무스메들을 위한 상품들, 예컨대 전화기 등이 따로 판매되고 있다.
인간과 우마무스메 간 신체적 차이는 외관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들은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 말과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우마무스메는 스포츠에 출전할 때도 인간과 별도 리그로 편성되며, 사회에서도 정해진 곳 외 장소에서는 전속력 달리기가 금지되어 있다.
그리고, 우마무스메에게는 견디기 힘든 본능이 하나 있다. 바로 질주본능이다. 그래서 이 세계에는 우마무스메의 질주본능과 인간의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제전, 이른바 ‘트윙클 시리즈’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트윙클 시리즈는 어떻게 진행될까? 주역인 우마무스메가 어떤 생물인지 알아봤으니 이번에는 이들이 뛰는 무대에 대해 알아보자.
경마인가 아이돌 무대인가, 기묘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트윙클 시리즈는 쉽게 말하면 경마+아이돌 엔터테인먼트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세계에는 말이 없으므로 경마도 없으니, 그 지위를 트윙클 시리즈가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아이돌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해 국민 스포츠 겸 엔터테인먼트 지위까지 누리고 있는 게 신기한 점이다.
트윙클 시리즈의 진행방식은 이렇다. 일단 선발된 우마무스메들이 전속력으로 질주해 정해진 레이스 트랙을 주파한다. 그런데 뛰어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끝이 아니다. 목적지에는 스테이지가 있다. 이 스테이지 위에서 아이돌 공연까지 해야 끝이 난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법. 무대의 중심부는 아무나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넓지 않다. 오직 경주에서 승리한 팀만 중앙에 설 수 있다. 패배자들도 무대에 오를 순 있지만, 기껏해야 백댄서 역할이나 하게 될 뿐이다. 즉, 경주를 잘해야 라이브를 뛸 기회도 얻는다.
그렇기에 트윙클 시리즈 선수들은 노래나 춤 훈련도 중요하지만, 경주 훈련에 더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단 경주에 이겨야 무대 중앙에 올라 보기라도 할 것 아닌가. 아이돌들이 노래와 춤은 뒷전이고 경주 훈련에 주로 목숨을 거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질주본능을 극한까지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스포츠 선수이자 아이돌로서 명예까지 거머쥘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우마무스메들의 트윙클 시리즈에 대한 동경은 대단하다. 그렇기에 트윙클 시리즈는 아무나 출전할 수 없고, ‘트레센’이라는 학원에서 훈육을 받아 자격을 얻어야만 가능하다.
트레센은 ‘우마무스메 트레이닝 센터 학원’의 준말이다. 트윙클 시리즈 출전을 목표로 하는 정예 우마무스메는 이곳에 기숙하며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게 된다. 설정상 게임에 나오는 트레센은 일본 URA(우마무스메 경주 협회)라는 기관 산하 유서 깊은 학원이라고 한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트레센에서 자기 팀을 맡게 된 트레이너가 된다. 트레이너로서 플레이어는 여러 우마무스메와 계약을 맺고 코치를 해준다. 게임 목표는 이들을 육성해 트윙클 시리즈에 데뷔시켜 높은 점수를 받아내고, 계속해서 더 뛰어난 선수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설정 참 특이한데… 트윙클 시리즈 외에는 이야기거리 없나?
일단 게임과 공식 만화 및 영상물은 이러한 트윙클 시리즈에 출전하기 위해 트레센에 재학하는 우마무스메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우마무스메 설정의 대부분은 트윙클 시리즈를 중심으로 연출된다.
그렇다고 우마무스메에 트윙클 시리즈 이야기만 나오는 건 아니다. 우마무스메 종족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가상세계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묘사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우마무스메는 인간과 비슷해 보여도 다른 종족이기 때문에, 인간과 이들이 섞여 사는 세상도 독특한 보는 재미가 있다.
우마무스메 세계는 게임보다 공식 영상물에서 더 상세하게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캐릭터 육성을 주로 즐기는 게임보다는, 주인공들의 소소한 일상도 함께 다루는 영상물이 세계를 보여줄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우마무스메 신체구조에 맞춘 전용 수화기나 전용 주행도로 말고도 독특한 디테일은 더 있다. 예를 들어 말이 없고 그 자리를 우마무스메가 차지한 탓에, 이 게임에서는 말 마(馬)라는 한자에서 획 두 개가 빠진 모습이다. 아래 변은 네 다리로 뛰는 말을 표현한 것인데, 우마무스메는 두 다리로 뛰니 상형문자인 한자도 바뀐 것이다.
그 외에도 소소하게 우마무스메는 머리 사이로 튀어나온 귀와 긴 말총이 있는 탓에 미용실 커트 비용이 인간보다 6배 비싸다거나, 인간으로 치면 귀가 있어야 할 자리에 귀가 없어 허전하기 때문에 늘 해당 부위를 장식물로 가리고 다니는 등 소소한 디테일이 많다.
다만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예컨대 우마무스메 게임 내에 삼국지가 언급되는데, 그렇다면 여포와 관우를 태운 적토마는 우마무스메였던 것인가. 혹은 대회 이름 중 ‘유니콘’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말은 없었지만 유니콘은 있었던 것인가. 그렇다면 유니콘은 사람 형상을 하고 있을까 등이다.
이처럼 우마무스메는 트랜스미디어 스토텔링로 게임에서 미처 다루기 힘든 요소들의 디테일을 챙기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말 대신 우마무스메가 있는 세상’을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더욱 깊이 상상하게 해주는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하고 있다.
우마무스메 공식 영상물 ‘우마무스메 PRETTY DERBY’는 게임과 달리 2018년 예정대로 방영됐다. 현재 시즌 2가 막 종료됐으며, 국내에서는 애니플러스를 통해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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