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더 센 게 나와서 1위를 정정합니다 TOP 5
2021.04.28 16:56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다양한 TOP 5를 선정하는 [순정남] 코너도 어느덧 6년째다. 그 동안 테마에 맞춰 수많은 게임과 게임 캐릭터, 게임업계 사건, 파생상품 등의 TOP 5를 선정해 왔다. 당연하겠지만, 각 순위는 기사 작성 시간 기준으로 매겨졌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시 선정했던 1위보다 더 1위에 어울리는 소재들이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이에, 게임메카는 창간 21주년을 맞아, 과거 [순정남] 코너에 최신 DB 패치를 진행해 볼까 한다. 과거 선정했던 1위보다 더 1위에 어울리는, 정정해야 할 게임 순위 TOP 5다.
TOP 5. 소닉 실사 영화가 걱정 1순위? 취소합니다
2019년 5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제작 소식이 차례차례 전해졌다. 마침 명탐정 피카츄가 공전절후의 흥행 기록을 세운 터라 이러한 바람이 더욱 거셌는데, 그 중 몇 가지는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닌데’ 싶은 우려가 들었다. 세계를 춤으로 구한다는 DDR, 둠가이도 악마도 없는 둠, 감독 교체만 이어가던 언차티드 등이 순위에 오른 가운데, 대망의 1위는 수퍼 소닉이었다. 당시 소닉 비주얼은 복슬복슬한 털과 ‘불쾌한 골짜기’ 외모로 팬들의 경악을 샀기에, 이대로 나오면 희대의 망작이 될 가능성이 다분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제프 파울러 감독은 소닉 디자인을 전면 수정했다. 얼굴과 몸은 좀 더 원작스럽게 바뀌었고, 장갑과 슈즈도 게임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이미지로 재구성됐다. 사실 최근 CG 기술을 생각하면 평범한 수준일 수도 있는 그래픽이지만, 변경 전 소닉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선녀를 뛰어넘어 최고의 비주얼이었다. 결국 소닉 영화는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뒀고, 테일즈와 너클즈가 등장하는 2편까지 제작 중이다. 당시 ‘음속왕 소복동’이라며 우려 영화 1위에 올렸던 것을 슬그머니 취소하고, 당시 2위였던 몬스터 헌터 영화를 1위로 올리겠다.
TOP 4. 게임 피규어 ‘사신상’ 1위는 ‘라오어 2’
피규어의 생명은 원작을 얼만큼이나 잘 재현했는지에 달려 있다. 재현도가 떨어지거나 어설플 수록 피규어의 가치는 떨어진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 오히려 가치가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인다. 어정쩡한 수준을 넘어 보는 사람으로서 경악과 공포를 자아낼 정도로, 일명 ‘사신상(死神像)’이라 불리는 피규어들만 그 영광을 안을 수 있다.
2017년 10월 게재된 [순정남] 사신상 편은 전설로 남은 게임 사신상 피규어들을 다뤘다. 당시 1위는 제노사가 한정판 특전으로 출시된 ‘코스코스’ 피규어였다. 그리고 약 2년 반 후, 코스모스의 아성을 넘볼 한정판 특전 피규어가 발매됐다. 다름아닌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엘리 스태츄다. 전체적인 마감이 살짝 엉성한 것은 둘째 쳐도, 죽어 있는 동태눈으로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제노사가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높은 라오어 IP를 등에 업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으니 단연 1위를 밀어낼 자격이 충분하다.
TOP 3. 관뚜껑 박차고 나온 게임, 30년 만에 돌아온 킹스 바운티 2
시리즈 명맥이 끊기거나 개발이 엎어져버린 프로젝트는 십중팔구 과거의 유물로 풍화되어 버린다. 그러나 가뭄에 콩 나듯 이런 작품들이 후속작이나 리메이크 등으로 되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2017년 [순정남]에서는 이러한 게임들을 다뤘다. 록맨, 쉔무, 창세기전, 듀크 뉴켐 등 다양한 IP가 부활하는 가운데, 1위는 무려 1995년 출시 자체가 불발됐다가 겨우 살아난 스타폭스 2가 차지했다. 22년의 세월을 거스른 이 게임을 능가할 작품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2019년에 이를 뛰어넘는 게임이 공개됐다. 무려 1990년 출시됐던 ‘킹스 바운티(국내명: 왕의 하사품)’의 넘버링 후속작이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발표된 것이다. 물론 정식 넘버링 말고 외전격 게임들은 간혹 출시됐으나, 정식 후속작으로서는 스타폭스 2를 훨씬 넘어선 관짝계 최고봉이다. 이 게임을 능가하려면 저~기 80년대 게임들이라도 예토전생 시켜야 할 판이다.
TOP 2. 너희들 사실 누구보다 한국을 좋아하는 거 아냐? 샤이닝니키 한복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 의상 한복은 특유의 미를 앞세워 다양한 해외 게임에 진출했다. [순정남] 연재 초기였던 2015년 추석 특집에서도 이 같은 사례들을 다뤘다. 대항해시대 4, 파이널 판타지,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수많은 한복들이 소개됐는데, 아무래도 게임에 맞추다 보니 고증 측면에서는 아쉬웠던 점이 없잖아 있다.
그런 면에서 샤이닝니키에서 구현한 한복은 한국 궁중 전통 한복을 고증까지 살려 가며 세밀하게 잘 그려냈다. 한복 결과물만 보면 샤이닝니키 제작사인 페이퍼게임즈는 한국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들이었음이 분명하다. 그 정도가 지나쳐 자기들 문화라고 우기다 추한 모습으로 철수한 것이 문제였을 뿐. 아무튼 한복의 아름다움을 질투한 이들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걸 보면, 역으로 한복이 우리 옷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워진다.
TOP 1. 게임 운영 잔혹사, 1위부터 5위까지 싸그리 바꿔
2015년, 게임메카는 게임 운영 실패 사례를 뽑는 [순정남]을 게재했다. 디아블로3 ‘에러37’ 사태부터 마영전 뽑기 확률 버그, 큐라레 123시간 점검, ‘이데아’ GM 망언 등 쟁쟁한 후보들이 오른 가운데, 대망의 1위는 던전앤파이터 ‘키리의 약속과 믿음’ 사태였다. 당시만 해도 수많은 유저들이 들고 일어난 게임계의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1위를 가볍게 따냈다.
그로부터 5년 반이 지난 지금, 당시 기사를 보니 하나 같이 다 애교 수준이다. 대체 그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인지, 저기 있는 소재들은 TOP 5에 들지 못 할 정도로 가치가 하락했다. 밤샘 간담회부터 트럭 사태, 대규모 불매 운동, 확률형 아이템 관련 논란과 유저 대이주, 회사 찾아가기 생방송, 심지어 전설로 남은 궁댕 뭐시기단 사태까지… 2015년에만 해도 이런 매운 맛이 연달아 터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래도 운영 잔혹사 순위 전체를 싹 다 갈아치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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