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느낌 물씬, 창세기전 2 리메이크 시연 버전 해보니
2021.04.29 19:21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29일 라인게임즈 라인업 발표회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신작을 만나볼 수 있었다. 창세기전 1편과 2편을 기반으로 한 닌텐도 스위치 신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시연 버전이다 .이 게임은 2016년에 ‘창세기전 2 리메이크’로 발표되며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실제 플레이 모습이 공개된 적이 거의 없어서 팬들의 궁금증을 샀다.
그리고 드디어 시연 버전을 통해 게임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닌텐도 스위치로 선보여진 시연 버전은 약 20분 분량으로, 제국 칠용사 카슈타르와 제국군이 점령한 썬더돔 요새 탈환에 나선 이올린 일행의 여정을 다룬다. 파티는 하나당 5개 캐릭터로 구성되며, 캐릭터 10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요새 동쪽과 서쪽에 있는 관문을 여는 미션을 진행한다. 최종 보스는 카슈타르이며, 시연 버전에서는 카슈타르 체력이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엔딩 컷신이 나오며 종료됐다.
플레이는 총 두 가지 모드로 구분된다. 턴제로 진행되는 전투 모드와 맵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험 모드다. 모험 모드를 통해 맵을 돌아다니다가 적을 마주치면 턴제 전투가 시작되는 방식이다. 요새 내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요소는 많지 않았으나 주변에 있는 병사와 대화를 나누거나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파괴하고 나아가는 식의 요소가 있었다. 모험 모드는 턴제가 아닌 실시간으로 진행되기에 잘만 움직이면 적을 최대한 적게 마주치며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전투는 창세기전 2와 같은 턴제 방식이다. 플레이어에게 턴이 넘어오면, 캐릭터 5명 당 각각 한 번씩 액션을 지정할 수 있다. 액션은 이동, 스킬, 아이템, 대기로 나뉘며 스킬을 사용한 후에도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킬은 종류마다 공격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턴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 스킬 범위를 먼저 확인해보고, 적이 범위 밖에 있다면 스킬 사용을 취소하고 먼저 이동한 다음에 쓰는 것도 가능하다.
가장 크게 눈길을 끈 부분은 여러 캐릭터를 조합하는 묘를 살렸다는 점이다. 캐릭터마다 능력과 스킬이 다른 것은 기본이고, 공격 후 주변에 있는 아군이 추가 공격을 날리는 협공과 아군과 위치를 바꿔서 적 공격을 대신 맞아주는 방어가 있다. 전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싶다면 최대한 적을 둘러싸서 협공이 많이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캐릭터별로 역할군도 뚜렷하게 구분된다. 예를 들어 듀란은 탄탄한 탱커, 레이몬드는 활을 사용하는 원거리 딜러, 하야는 광역공격이 가능한 마법사로 등장한다. 원작을 알고 있다면 캐릭터만 봐도 역할군을 구분할 수 있고, 원작을 하지 않았더라도 캐릭터 외모와 복장을 보면 역할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으로 디자인됐다.
변수를 더해줄 특수 액션도 존재한다. 적 공격을 피하는 회피, 공격을 튕겨내는 패링, 공격한 적에게 바로 일격을 날리는 반격 등이다.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상황에 맞는 팀을 꾸리는 전략, 효율적인 동선을 찾는 전술 요소, 특수 액션을 기반으로 한 변칙까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의 첫인상은 기본기 탄탄한 SRPG였다.
다만 전투 연출이 다소 밋밋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단 캐릭터 일러스트는 창세기전 4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전체적인 그래픽 완성도는 무난한 수준이다. 창세기전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마장기의 위용도 여전하다. 그러나 기본 공격과 스킬 모두 시각효과와 타격음이 심심해서 손맛이 부족하고, 전투를 꾸며주는 효과가 부족하다보니 안 그래도 텀이 긴 턴제 전투가 더 늘어지는 느낌이다. 다만 현재는 시연 버전이고,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인만큼 단점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