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최초 MMORPG, 디아블로 이모탈의 RvR은?
2021.05.06 09:00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올해는 가히 디아블로의 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올해 출시되는 디아블로 게임만 해도 두 개인 데다가 신작인 디아블로 4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열심히 제작 단계에 있다. 블리자드의 그 어떤 IP보다 활발하게 신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스타트를 끊은 것이 바로 디아블로 이모탈이다. 올해 내 출시 예정인 디아블로 이모탈은 작년 12월 첫 테스트를 개시하며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게임이었지만, 공개 이후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디아블로 특유의 어두운 감성과 훌륭한 액션이 겸비됐다며, 테스터로부터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디아블로 이모탈이 5월부터 두 번째 테스트에 돌입한다. 각 지역별, 권역별로 각기 다른 시기에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는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엔드 콘텐츠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과연 디아블로 이모탈의 엔드 콘텐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지난 29일 진행된 프리 프리프 행사를 통해 확인해봤다. 행사에는 와이엇 챙 디아블로 이모탈 게임 디렉터와 스캇 쉬코프 총괄 게임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디아블로식으로 재해석한 RvR, 투쟁의 주기
이번 테스트의 핵심은 바로 디아블로 이모탈의 엔드 콘텐츠인 '투쟁의 주기'다. 투쟁의 주기는 45레벨이 넘었을 때부터 즐길 수 있는 파벌 기반 PvP로, 불멸자가 되기 위한 플레이어들의 혈투를 다루고 있다. 콘텐츠 제목답게 시즌제로 진행되는 콘텐츠이며, 최소 500명의 플레이어들이 불멸단과 그림자단으로 나뉘어 맞붙는다.
배경 설명에 따르면, 다이데사라는 과거의 영웅이 만든 ‘영원의 왕관’이라는 유물이 있는데, 이 유물을 가진 자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며, 불타는 지옥으로부터 성역을 지키는 '불멸단'으로서의 임무를 부여받는다. 다이데사는 카이온에게 이 왕관을 맡기며 그를 '불멸단'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강력한 힘은 타락과 연결된다고 생각한 다이데사는 또 다른 인물인 아케바를 통해 그림자단을 만들어 이 불멸단을 감시하고 견제하도록 만들었다. 플레이어는 각각 불멸단과 그림자단에 속해 영원의 왕관을 지키거나 뺏기 위한 투쟁을 주기적으로 벌여야 한다.
각 파벌에는 그 나름대로의 임무와 콘텐츠가 있다. 불멸단의 경우 카이온의 시련을 통해 48명의 공격대를 구성해 벌이는 PvE 레이드를 즐길 수 있다. 48명의 공격대는 12명씩 4조로 나뉘어 시련을 진행하게 되며, 시련을 클리어하면 지배력이란 새로운 능력을 얻을 수 있다. 이 능력은 전장에서 진행되는 그림자단과의 대결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그림자단은 현재 영원의 왕관을 보유하고 있는 불멸단을 전복시키고 새로운 불멸단에 앉는 것이 목표다. 그림자단 내부에는 10명 단위의 암흑 파벌이 존재하는데, 이 암흑 파벌끼리도 경쟁 관계가 형성돼 있다. 파벌 간의 경쟁은 ‘피의 길’이란 이벤트를 통해서 결정되며, 상위 10개 파벌끼리 불멸단에 도전할 '집합'에 출전해 또 한 번 자웅을 겨루게 된다. 이후 집합에서 승리한 암흑 파벌은 그림자단을 대표해 영원의 왕관을 차지하기 위한 추방 의례에 참여해 대결을 펼칠 수 있다.
불멸단과 그림자단 간의 대결은 8 대 8 PvP로 진행된다. 불멸단은 방어팀이 되어 고대 심장을 지켜야 하며, 그림자단은 반대로 제한 시간 안에 고대 심장을 파괴해야 한다. 불멸단은 영원의 왕관과 고대 심장이 주는 강화 효과로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싸우지만, 그림자단은 추방 의례가 시작하기 전에 수시로 불멸단의 전용 금고를 털어 더 좋은 아이템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유리한 형태인 비대칭 PvP라고 볼 순 없다. 이 추방 의례에서 불멸단이 승리하면 다음 주기까지 기존의 플레이어가 불멸단을 집권하게 되며, 그림자단이 승리할 경우 해당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불멸단이 된다.
이 투쟁의 주기는 시즌제로 진행되며, 모든 플레이어가 반드시 참여해야 되는 콘텐츠는 아니다. 더불어 꼭 그림자단이나 불멸단이 되어야만 종반부의 PvP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모험가 신분으로도 8 대 8 PvP인 전장에 참여할 수 있다.
능지처참과 함께 돌아온 성전사
이번 테스트에선 디아블로 3 확장팩에 등장했던 성전사 직업이 추가된다. 성전사는 2편의 '팔라딘'이나 3편의 추종자 캐릭터인 기사단원과는 다른 집단에 속해있다. 주무기로는 도리깨를 사용하며 방패를 이용한 스킬과 공격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 무기가 도리깨이며 각종 주문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근접 공격과 마법이 혼합된 독특한 직업이다. 적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기술 '능지처참'이나 아군 생명력을 올려주는 '신성화' 등의 기술도 건재하다.
레벨 제한도 이전 테스트보다 올랐다. 45에서 55로 10 증가했으며, 출시 단계의 최고 레벨인 60에 보다 가까워졌다. 레벨이 오름에 따라 갈 수 있는 지역도 늘었다. 수도사의 고향인 자베인산과 야만용사 종족의 주둔지인 얼어붙은 동토가 그것이다. 자베인 산에선 염소인간 카즈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는 퀘스트가 진행되며, 얼어붙은 동토에선 바알의 잔당을 헤치우기 위해 돌아다녀야 한다. 얼어붙은 동토 깊은 곳에는 얼음불꽃 눈물이라는 유물이 잠들어 있는 새로운 던전 '메아리 동굴'이 있다.
이 밖에도 이번 비공개 테스트에선 이전 테스트 단계에서 지적받았던 도전 균열의 보상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된다. 희귀 문장과 보석의 드랍율이 크게 올라, 보다 쉽게 전설 보석을 얻을 수도 있으며, 도전 균열 순위에 들지 못하더라도 30단계를 완료하면 특정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변경됐다.
지옥성물함이라는 또 다른 엔드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데커드 케인이 만든 지옥성물함을 사용하면 강력한 악마 우두머리를 찾아낼 수 있다. 그 악마를 쓰러뜨리면 평소 우두머리 악마를 잡을 때와는 다른 보상을 획득할 수 있으며, 악마의 유해를 지옥성물함에 담아서 도전 균열에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비공개 테스트는 지난 29일부터 호주를 기점으로 각 지역에서 차근차근 실시되고 있다. 국내 유저는 오는 5월 20일부터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비공개 알파테스트는 텍스트와 UI 등에 현지화가 적용된 버전이다.
이하는 질의응답 전문이다.
Q. 비공개 알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나 특별히 피드백을 받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와이엇 챙(이하 와이엇): 한국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테스트인 만큼 전반적인 것을 확인하고 싶다. 게임의 프로세스나 서버 안정성, 초기 레벨 디자인 관련된 피드백이나 핵심 성장과 관련된 피드백 모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게임이 주는 첫 인상과 조작감, 디아블로 특유의 느낌에 대한 의견도 좋다. 더불어 새롭게 추가되는 콘텐츠인 투쟁의 주기와 지옥의 성물에 대해서도 정확한 평가를 받고 싶다.
Q. 현 시점에서 디아블로 이모탈의 지향점은?
와이엇: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우리의 변치 않는 비전은 훌륭한 모바일 MMO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디아블로 타이틀로는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인데, 한날 한시에 수천명에 달하는 플레이어가 같은 경험을 하고 사회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등 다양한 상호작용 요소를 그려왔다. 투쟁의 주기 또한 이런 부분을 잘 드러내는 콘셉트라고 생각한다.
Q. 신규 직업 성전사는 디아블로 3의 성전사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와이엇: 디아블로 3와 공통적으로 갑옷을 입고 검과 방패를 휘두르는 탱커이면서도 중거리 전투도 가능한 캐릭터로 구상했다. 하지만, 모바일에 맞도록 스킬과 조작법이 바뀌었다. 특히 채찍 기술은 충전해서 사용시 대미지와 범위가 늘어나며, 이 밖에도 여러 부분이 모바일 디바이스에 맞게 바뀌었다.
Q. 투쟁의 주기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PvE와 PvP는 기존 시리즈에선 없던 내용이다. 어떻게 구상했는지, 개발 중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고 싶다.
스캇 쉬코프(이하 스캇): 카이온의 시련 같은 경우 불멸단 일원이 점차 어려운 퀘스트에 도전하는 기회를 만들어보자 해서 만들게 됐다. 다만 이를 한 명의 NPC를 잡는 식으로 구성하면 전략이 없이 단순 할 거 같아서 48명이 4조로 나뉘어 다른 퀘스트를 수행한 뒤 모이는 식으로 구조를 다변화했다.
Q. 투쟁의 주기로 인해 발생되는 진영은 어떻게 순환되는지 궁금하다.
스캇: 가장 최고의 능력을 가진 불멸단도 영원히 불멸단으로 있을 순 없다. 그림자단이 적극적으로 게임에 임하게 되면 여러가지 버프와 스탯을 모으게 되어 어느 순간 불멸단 2명 이상의 무력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플레이어가 그림자단을 선택하게 되면 한 주기 동안은 계속 그림자단원으로만 활동해야 한다. 하지만 불멸단이 된 직후에는 해당 신분을 버리고 모험가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그렇게 모험가가 된 유저는 다시 그림자단에 들어갈 수 있다.
Q. 디아블로 시리즈에선 보기 힘들던 팀 기반 PvP 콘텐츠인 투쟁의 주기를 만들게 된 계기는?
스캇: 일단 심도 깊은 PvP 콘텐츠는 시리즈 내내 요청이 있어왔던 부분이다. 다른 시리즈보다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이를 구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고 생각해서 투쟁의 주기를 만들게 됐다. 물론 이 콘텐츠를 꼭 즐길 필요는 없다. 순전히 유저의 선택이다.
Q. 디아블로 시리즈는 완결성 있는 스토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디아블로 이모탈도 그렇게 되는 건지, 아니면 다른 모바일 게임처럼 업데이트로 스토리를 계속 제공하는 건지 궁금하다.
스캇: 일단은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스토리를 추가해 나가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성역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스토리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정식 출시 버전에서 예상하는 최대 레벨은 몇인지 궁금하며, 거기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
와이엇: 이번 테스트에선 55레벨이 만렙이며, 출시 버전에선 60레벨을 만렙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55에서 60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물론 비공개 알파 단계에선 55레벨까지 2~3일 내에 도달할 수 있다.
Q. PC 버전이나 앱플레이어를 지원할 생각이 있는지?
와이엇: PC 버전을 제공할 생각은 없다. 에뮬레이터 또한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겠지만, 따로 사용에 제약을 걸 생각은 없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스캇: 한국 플레이어들이 투쟁의 주기를 즐겨 주길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한국 플레이어라면 해당 콘텐츠의 극한까지 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주시기를 기대하고 있다.
와이엇: 한국 게이머들은 블리자드에게 굉장히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디아블로 3 출시 때도 좋은 반응을 보여줘서 기뻤다. 한국 플레이어 들의 디아블로에 대한 애정은 잘 알고 있다. 한국 플레이어를 만나게 되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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